[library] 그림을 파헤치는 방법: 그림 속 경제학, 문소영

in #booksteem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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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속 경제학
  • 문소영
  • 이다미디어
  • ISBN 9788994597263

요즘의 사회는 자신의 전공 분야를 외골수처럼 파헤치는 사람보다는 여러 분야에 광범위한 지식을 갖고 그 지식끼리 접목시킬 줄 알아야 성공한다. 한 가지 분야를 파고드는 것은 나를 그 분야의 전문가로 만들어 줄 수 있지만,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거나,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기회를 만들어주지는 못한다. 우리는 '그림 속 경제학'의 작가 '문소영'처럼 광범위하게 공부하고, 관심사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만 보는 눈이 넓어진다. 한 우물만 깊게 파는 것보다는 다양한 우물을 보통 이상 파서 지하로 연결하는 개구리가 성공하는 시대가 되었다. 다양한 우물을 파러 다닐 시간이 부족하겠지만.

나는 중학교에 들어갔을 때부터 이미 이과로 진학하기로 결정했다. 수학이 좋긴 했지만 그것보다 사회과 과목들이 너무 싫었다. 언어 공부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문과를 선택해서 사탐을 공부하는 것은 너무 리스크가 컸다. 실제로 고등학교때 국사는 9등급을 받았고 다른 사탐과목은 뭘 배웠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까지 경제학이며 한국사며 아는 것이 없어도 너무 없다. 성인이 된 후에야 부족함을 알고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부터 시작해서 장하준교수님의 책들까지 읽었지만 그것도 그때뿐이고 남는 지식은 많이 없었다. 감히 뒤늦게 허겁지겁 쌓은 경제학 기초를 나의 다른 공부에 적용할 생각을 할 엄두도 못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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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워서 정말 열심히 필기하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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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터너 ‘비, 증기, 속도’

'그림 속 경제학'에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명한 그림들을 이용해 그 시대의 경제에 대하여 설명한다. 윌리엄 터너의 '비, 증기, 속도'는 산업혁명으로의 전환과 기술의 속도성을 보여준다. 산업혁명이 도래함에 따라 노동자는 기계와도 같은 취급을 당하고 기계를 따라가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사회의 노동자, 빈민층의 모습은 밀레의 '이삭줍기' 처럼 낭만적인 그림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쿠르베의 '돌깨는 사람들'처럼 현실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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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 ‘이삭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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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브 쿠르베 ‘돌 깨는 사람들’

우리에게 프리다 칼로의 망나니같은 남편으로 알려진 디에고 리베라는 미국의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벽화인 '월스트리트 연회'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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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 리베라 ‘월스트리트 연회’

연회에서 왼쪽 맨 뒤에 있는 백발의 할아버지는 뉴욕의 그 유명한 ROCKFELLER 빌딩의 주인, 락펠러이고 그 건너편에 코가 부리같은 할아버지는 JP 모건이다. 리베라는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월가의 황금 만능주의를 비판하기 위해 그림을 그렸고 예언과도 같듯이 일 년후 대공황이 찾아와 루즈벨트 대통령은 뉴딜정책을 시행한다.

대공황의 원인 중 하나로 제기되는 것은 '보복관세, retaliatory tariff'이다. 미국의 스무트-홀리 관세법으로 인해 미국을 수입되는 물건에 대한 세금이 매우 커졌고 이에 따라 미국으로 수출을 하던 국가들은 미국 공산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한다. 며칠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법안은 미국으로 수입하는 철강, 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25%, 1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EU 여기 미국의 공산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내용이 당장 오늘의 초점 뉴스로 메인에 올라왔다. 현실적으로 미국의 추과 관세 부과는 미국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기에 조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지금에도 여전히 무역전쟁과 각자의 이익에 관하여 대립은 이어지고 있다.

'그림 속 경제학'은 융합교육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 주었고, 과거의 그림에서 그 시대를 알려주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시대를 후세에 알려줄 수 있는 작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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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서 예술과 경제를 접목한 책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예술과 경제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이라는 책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다양성을 갖추고 컨버전에 능한 사람들이 성공하는 시대라는 말씀에 동감합니다. :)

'예술과 경제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찜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능력을 키울수 있을까요 지금은 뭐하나 제대로 하기도 힘들어요ㅋㅋㅋㅋ

ㅋㅋㅋ 저분은 회사 그만두고 전업 작가로 나가셔야겠네요.
@afinesword님 안그런가요?

넹? 절 말하시는 건가요? 저는 아직 학생입니다.. 글쓰는 건 스티밋을 시작하고 나서 제대로 시작한 취미에요.. 왠지 반어법같아여ㅜㅜ

헉 아닙니다. 오해하시게 해 죄송합니다. 책 저자와 관련된 얘기였습니다. piggypet님 포스팅 댓글로 사담을 나눈 꼴이 돼 버렸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헉 아니에요 근데 설마 제가 리뷰 쓴 이 책 저자는 아니시죠?

예 아닙니다^^

으악 할 말이 많은데 할 수가 없.. 읍읍

책하나도 그냥 읽지않으시군요.. 대단하세요

재밌는건 그래도 집중해서 읽으려고해요! 아닌건... 중간에 덮어버린 적도 많습니다 ㅋㅋㅋ

노트속 빼곡한 글씨들을 유심히 보게 되네요ㅎㅎ
그림속 재미있는 이야기들 잘보고 갑니다 :-)

맨닐 책상에 앉아서 끄적끄적 낙서하느라 이면지 필수에요! ㅋㅋㅋ 책읽을때도 마찬가지..

단순한 그림으로 보았던 것들이 이면의 경제상황도 함축적으로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았네요 ㅎ
'그림 속 경제학'이라는 방식으로 교육을 하게 된다면, 정말 재미있게 공부하게 될 것 같습니다. ㅎ 머리에도 잘 들어가구요. ㅎㅎ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맞아요! 저같이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흥미를 줄 수 있는 방법이네요.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흔히 예술이 시대를 앞서간다고 하는데, 요즘 느끼는 것은 예술이 가장 늦게 따라가는 주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령 말씀해주신대로 경제적 상황이 예술가의 작품 형태를 결정짓기도 하구요. 요즘에는 궁핍한 예술가들이 정부지원사업에 많이 공모를 내는데요, 작품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보니 지원서에 맞는 계획서와 작업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또한 작품이 경제를 따라가는 것이죠. 만약 기본소득이 실현된다면, 동시대 예술가가 내놓는 작품은 또 달라질 거라 생각됩니다.

맞아요. 책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나왔어요. 가난한 예술가등이 지원을 받기 위해 돈이 되는 작품을 하다보니 자신의 창의성(?)이 발휘되지 않는, 의뢰받은 그림만 그리게 된다네요. 그러면 그건 앞서가는 예술이 아니라 쫓아가는 예술 이겠죠?! 예술가에 대한 지원과 보장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경제학 포비아 있는 사람들에게 좋을거 같습니다.

보팅하고 갑니다

이 형은 뭔가 항상 열심히 배우네...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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