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rary] 젤리로 해석하는 오스트리안 경제학 /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 입문

in #booksteem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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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 입문
  • 에이먼 버틀러
  • 리버티
  • ISBN : 9788998766061

지난 @rothbardianism 님의 이벤트 덕분에 자유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를 얻었는데,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장이었을 뿐 아니라 참여자 전원에게!! 무려 전원에게!!! 책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래서 신나게 읽고 오랜만에 리뷰도 작성해요. 경제학을 살면서 교양으로나마 배워본 적이 없기에 나름의 해석을 가미하여 써봅니다.


나는 팩을 사러 올리브영에 들어갔다가 팩 코너에 다다르기 전에 만난 간식코너에서 우연히 젤리를 보고 젤리를 집어든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 팩 코너로 가 원래 사려던 팩을 두어개 집어들고 계산대에 간다. 젤리와 팩만 사려는데 직원이 말한다. '이번주까지 이 스킨이 세일 행사중이에요.' 이 말에 혹해 팩에 젤리와 스킨까지 더해 구매한다.

내 행동과 구매결정을 나조차도 예측할 수 없는데 경제학자들이 나를 포함한 다른 지구인들의 소비패턴을 예측하고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내 행동에 어떤 이유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팩은 건조한 피부에 수분이 필요해서 샀고, 젤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며 스킨은 다른 때보다 저렴하니까. 근데 이 이유를 경제학자들이 간파할 수 있을까? 만약 직원이 제안하는 스킨이 내 피부에 잘 맞지 않거나, 집에 이미 쟁여둔 것이 많은 경우에는 내 흥미를 끌 수 없을 것이다. 경제학이 할 수 있는 것은 내 행동에 그럴싸한 이유를 제시하는 것 뿐이다. 그렇다면 경제학은 관찰을 주로 하는 학문인가.

일주일 후에 올리브영에서 대대적으로 빅 세일을 하며 오늘 내가 산 물건들의 가격을 10% 인하한다는 걸 알았다면 나는 구매를 하지 않았을까? 그것도 그때그때 다르다.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는 나는 일주일을 기다리느니 100% 를 내고 사는 것을 택했을 것이고, 만약 가방이 이미 무거워서 더 들고갈 힘이 없다면 다음주에 싸게 사자며 소비를 미루었을 것이다. 만약 내가 일주일을 기다려 다시 방문해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을 사려 했을 때, 그 일주일간 화폐발행량이 무지막지하게 늘어나 같은 것을 사기 위해 두 배를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비싼 가격에 좌절해서 소비를 포기하거나,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소비를 할지도 모른다. 인플레이션은 개인의 소비행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시장에 실질적인 변화를 야기한다.

국가에서 일주일간 1인당 젤리 1봉으로 규제한다고 하자. 젤리를 1봉지 이상 사는 것은 금지이기 때문에 내가 젤리를 두 봉지 사고 싶지만 꾹 참고 한 봉지만 사야할 때 나는 행복할까? 젤리의 분배를 위해, 젤리의 맛있음을 널리 알리려는 공익을 위해 개인의 이익 (=나의 행복)이 일부 포기되는 것이 시장 경제라 할 수 있을까? 젤리를 맛없게 여기는 어떤 개인은 공익이 자기에게로 돌아왔다는 실감을 하지 못할 것이며 젤리를 좋아하는 나는 내 이익과 자유를 제한받았다고 느낄 것이다. 국가에서 생산재인 젤리 생산 공장을 공동의 소유로 할 때, 젤리의 가격은 개개인의 선호와는 관계없이 고정된다. 시장원리에 따라 변동되는 가격이 아닌, 고정가에 제공된다는 것은 큰 실수이다. 젤리 시장이 없다면, 수요에 따라 공급되지 못한다면, 새로운 맛의 젤리가 개발되기는 할까? 개인의 간식 선호는 존중받을 수 있을까? 과한 정부의 규제가 실패한 예이다.

스팀잇은 어떤 사고파는 실재하는 '물건'이 있는 시장은 아니지만 '글'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존재하며 관리자에 의한 규제가 적다는 점에서 오스트리아학파가 추구하는 시장원리를 닮았다. 이 사회에서는 여러 사건들이 자연적으로 발생하고, 개인의 의견을 글로 표출하며 주어진 장치에 의해 선호를 표현한다. 장치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토론을 통해 어떠한 규칙을 만들어 자율적으로 따르기도 한다. 기존의 고전 경제학자들이 시장을 이용하는 일반 국민들을 어리석고 지도가 필요한 존재로 보았다면, 오스트리아학파의 경제학자들은 모두가 일정수준의 지능이 있어 시장을 맡길 수 있다고 여긴다. 나를 믿는 경제학자도 있다는 생각에 감개무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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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한가지 추가를 하자면 오스트리아 학파도 시장 참여자의 "이성"을 신뢰하진 않습니다. 모두가 이윤을 극대화 할 것이라는 믿음은 신고전 학파의 것인데, 오스트리아 학파는 시장 참여자의 지능을 믿기 보다는, 인간은 목적을 가지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행동할 뿐이라는 공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죠. 그 행동이 이윤을 극대화 하는지, 또 그 목적이 이윤 극대화인지는 오스트리아 학파가 유추하지 않습니다. 다만 모든 인간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행동한다는 인간행동의 공리부터 경제학적 현상들을 연역적 방법으로 추론하는 학문일 뿐입니다! 그런데 역시 똑똑하신 분이라 그런지 그 어렵다는 오스트리아 학파의 이론을 자기것으로 만든 것도 모자라, 일상생활의 예시를 들며 쉽게 풀어주시다니.. 능력자 인정합니다.

오스트리아 학파가 개개인의 이성을 신뢰하지 않고, 또 굳이 분석하려 들지 않는 다는 게 맘에 들어요. 개개인을 존중한다고 느껴집니다. 역시 전파자 답군요ㅋㅋㅋ 매우매우 잘 읽었어요!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도 오스트리아 학파를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들이 마음에 든답니다 :) 조만간 봐요!

고전학파느낌적인 느낌이군요🤠👍🏻

그래도 오스트리아학파는 경제학자 학파중에 비교적 최근 분파(?) 에 속해요! ㅋㅋㅋ

개인적으로 궁금한 책인데 이벤트를 놓쳤네요 .
그래도 책 내용이 어떤지는 대충 알 거 같습니다.

경제학에 있어서 비교적 최신 (?) 학파인 오스트리아학파가 주장하는 시장의 자율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어요. 경제는 진짜 정말 아-무것도 모르지만 입문서인만큼 설명이 잘 되어있네요.

피기펫님 덕분에 궁금증이 어느 정도는 해결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피기펫님 글을 읽으니 더욱더 책의 내용이 궁금해지고 배송될 책이 기다려져요.일상에 녹여서 설명하시다니 멋짐이 뿜뿜!

제 나름의 이해 방법 이었습니다! 포토시 님도 당첨 (?) 사실 늦게 알았지만 주소 말씀하셨죠? 얼른 받아보시길! 완조니 감동이에요.

비유를 쉽게해주셨네요 ~!

스미골 님 ㅠㅠ 항상 찾아주셔서 감사한데 저는 많이 못찾아가서 죄송해요. 배그잘 몰라서 안눌러봤나봐요. 오늘은 강아지 나온다니 찾아 가겠습니다!

앗 머야 근데 그 강아지 가짜입니까

강아지 저의 귀요움을 담당하고있는 친구입니다 ㅋㅋ 별로에요? ㅋㅋ

썸네일에서는 진짜 강아지 같았는데 동영상 보니 고개 돌리면서 애교부리는게 ㅋㅋㅋㅋㅋ 가짜였군요 얘랑 너무 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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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애교부리는게 저랍....니닼ㅋㅋㅋ

..? 스미골님의 모션은 인식한 것입니까...?

제 표정 눈감는거 입벌리는거 얼굴 목 움직이는거 등등그거 인식 해서 나오는거에요 ㅋㅋ

워우 ㅋㅋ 실천 갑 인정합니다 ~

나름 재밌고 잘 설명되어 있어서 금방 읽은 책이에요 :>

전 젤리를 안좋아해서 괜찮아요! ㅎㅎ
일부 집값(부동산)같이 국가(관리자)의 개입이 필요한 경우도 있긴 하지만 수요와 공급이 주체가 되는것이 가장 바람직하죠!

개입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제학자들의 입장에서 쓰인 책을 읽으니, 실제로 어떠한 개입이 없는 시장 시물레이션을 해보고 싶어졌어요! 마치 문명 게임처럼...

아니 너무 멋있자나!

아니 돌작업하는 것도 너무 멋있자나!

역시 피기갓.. 책 사진 위에 젤리가 있었던건 큰그림이었군요..

책을 읽으면서 젤리를 주워먹었기 때문에.. 영감을 얻었습니다 ㅋㅋㅋㅋ

ㅋㅋㅋㅋ 경제학자때문에 감개무량하시다니... 팩과 젤리와 스킨에 대한 경제적 고찰이 아주 신선해요!!!

ㅋㅋㅋㅋ즐겁게 책을 읽어서 감개무량함을 느끼지 않았나...
잘 모르는 경제에 대한 내용을 스스로 잘 이해하기 위해서 끄적끄적 낙서했는데 그게 이렇게 풀어쓰는 데에 도움이 되었어요! 뭐든 쉽게 설명해야 이해가 되는법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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