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사고와 느닷없는 슬픔❶

"쾅!"
정면 충돌했다. 아찔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다행이다.

동해에 치과 치료 가는 길이었다. 빨간 신호등에서 정차했다.
나는 평소 앞 차와의 거리를 충분히 두고 정차하는 방어 운전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신호등이 파란 불로 바뀌는 순간, 앞차 K3가 후진으로 맹렬히 돌진한다. 쾅, 충돌했다.
나는 후진 하는 앞차를 보고 충돌을 직감했다. 내 차가 밀려 뒷차를 박을까봐 사이들 브래이크를 당겼다. 브레이크를 힘껏 밟고 있었다. 눈을 부릅 떴다.

사고로 순식간에 교통 혼잡이 일어났다. 일단 비상등을 켜고 차를 갓길로 뺐다.

"브래이크를 꽉 밟았는데...?"
"......?"
상대방 기사가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다.
"차가 앞으로 가야 하는데?"
"......?"
얼마나 놀랬는지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내가 볼 때 브레이크를 밟은 것이 아니라, 악셀을 밟은 거다. 신호등에서 앞으로 출발한다는 것이 그만 후진 기어를 넣고 악셀을 밟은 거였다. 넋 놓고 있었다면 충돌로 목이 부러지거나, 갈비뼈가 부서졌을지도 모른다. 안전 벨트를 맨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밟고 버티고 있어, 다친 데는 없다. 펌퍼와 범퍼가 정면 충돌해 사람은 다친 데가 없다. 얼마나 다행인가?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