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사랑한다
"사랑해. 미안해"라고 큰 너를 재우다가 아빠는 말했다. 너는 갑자기 뭐가 미안하다는 건지 모르겠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빠를 봤다.
아빠는 네가 대견하다. 너는 나이에 비해 의젓하고 참을성이 있으며 진득한 구석이 있다. 팔불출이라 최대한 객관적으로 본다고 본 게 이렇다.
그래서 미안하다. 너도 이제 고작 일곱 살. 어리광부리고 땡깡도 놓고 싶을 나이일 텐데. 알면서도 또 기대가 커서, 아빠는 네게 지나치게 엄격하게 굴게 된다. 미안하다.
아침에 깨우면 너는 벌떡 일어난다. 네 동생이 더 잔다고 울고 불다가 겨우 거실에 나와 소파에서 눈도 못 뜨고 있을 때, 너는 혼자 밥 먹고 세수하고 옷을 입는다. 비록 느려터져서 아빠한테 한 소리 듣도 말지만.
놀이터에서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다가도 아빠랑 약속한 시간이 되면 너는 "나 가야 돼. 숙제해야 돼"라면서 집으로 향한다. 비록 돌아오는 길 고개를 푹 숙이고 입을 삐죽 내밀지만.
숙제는 또 얼마나 악착같이 하는지. 너는 한 시간쯤 앉아 피아노를 치고 악보를 따라 그린다. 비록 피아노 앞에만 앉으면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며 몸을 배배 꼬지만.
아빠는 아이클라우드를 정리하다가 몇년 전 네 사진을 발견했다. 그때 너는 지금 네 동생보다 어렸다. 팔다리가 짧고 볼살이 통통했다. 기저귀를 찬 궁둥이가 빵빵했다. 예뻤다.
내 아들, 너는 지금 또 다른 모습으로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