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의 문제
빠빠덤, 혹은 빠빠드라고 부르는 바삭바삭한 인도 대륙의 반찬이 있습니다. 이렇게 생긴 애인데요...
검은 녹두, 혹은 렌틸콩, 혹은 쌀, 혹은 감자를 이용해서 얇게 구워낸 짭쪼름한 반찬입니다. 인도 네팔 음식들 좀 먹어본 저는 한정식 집에서 처음 김을 보신 장인 장모님께 해초 말린 것이라고 말씀드리지 않고 한국식 빠빠덤이라고 말씀드렸었습니다. 맛이 비슷하거든요. 먹는 방법도 비슷하고. 사실 바다가 없는 네팔 상황을 감안했을때 해초라는 것 자체가 어르신들의 경험치 밖에 있는 세상 일 수 밖에 없거든요. 나이 많은 사위가 딴엔 배려한다고 한거죠;;
2015년 말의 결혼식때 오셨다가 돌아가셨는데, 지금도 종종 찾으셔서 택배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물론 선호하시는 맛은 해초의 향보다는 짠맛을 좋아하십니다.
우리의 뇌도 어떤 사실을 받아들일때 이전에 인풋된 정보값이 없으면, 우리의 무엇인가를 바탕으로 비교해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면 반사하는 경향이 있죠. 하지만 경험해본 사람들은 또 그 분들이 왜 ‘이해할 수 없어’라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ㅎㅎ
예를 들자면... 지구상의 많은 나라의 국경들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래의 이 사진은 네팔에서 티벳 넘어가던 길에서 처음 만나는 5000미터 지대에요.
그리고 아래의 이 사진은 네팔에서 인도쪽 국경 방향입니다. 사진의 왼쪽이 인도 국경입니다.
성능 좋은 마운틴 바이크가 있다면 그냥 넘어다닐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접경지대에 사는 민족들의 경우에는 그냥 넘어 다닙니다. 그래서 2006년 즈음만 하더라도 중국에서 공부하던 한국 학생들 중에 용자들이 쌀집 자전거 타고 티벳, 히말라야를 넘어 네팔로 오곤 했습니다. 쌀집 자전거로 해발 5천을 넘었다는 이야깁죠.
물론 이 루트는 2007년부터 차츰 폐쇄되기 시작했구요, 2014년 이후부턴 외국인이 티벳을 가는게 거의 봉쇄된 상태라 다시 도전해보실 방법은 없습니다.
여튼, 내륙 국가들은 국경 포인트라는 곳도 사람들 다니는 도로에요. 따로 가로 막는 것 같은 것도 없습니다. 인도 웨스트벵갈주의 실리구리와 네팔의 동쪽 국경도시 까꺼르비따는 아래 사진 처럼 도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국경이라고 하는 곳은 아래 사진 같은 문 하나가 다에요.
이런 풍광이면 국경검문소나 출입국 관리소 직원들이 문을 가로 막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실텐데요... 인도의 실리구리쪽에 있는 국경 포스트는 저 지점에서 한참 떨어져 있구요, 네팔 국경 포스트는 작은 판자집 같이 생긴 곳에 있습니다. 국경이라고 하면 휴전선 밖엔 상상하지 못하는 꽤 많은 한국인들이 그냥 넘어서 가다가 네팔 국경에 잡혀서 망신 당합니다. 뭐 운이 좋아서 그냥 지나와서 네팔에서 지내다가 그냥 인도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구요.
그런데... 육지로 연결되는 국가 국경 넘어다니는 것이 낯설다보니 묘한 로망을 가진 분들이 꽤 되더군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최대의 성과를 거둬서 서울역에서 기차타고 프랑스 빠리까지 가는 꿈을 꾸시는 분들.
음... 제가 인도에서 이 두 노선을 타 본 적이 있습니다.
뉴델리-뭄바이
뉴델리-꼴까따
사진의 왼쪽을 대략 만 하루 이상(연착되거든요. 수많은 이유로)을 기차 안에서 지내는게 그렇게 낭만적이진 않습니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타고 가다보니 쾌적할 수도 없어요. 아무리 에어컨이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더운 나라에서 실내에 24시간 이상 있다보면 갑갑하기만 합니다. 그러니 보통 시간 없는 사람들이라고 한다면 비행기 타고 넘어다니는게 맞죠.
하지만... 이 느려터진 기차를 갖고도 꽤나 호화판 여행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이른바 황금열차 패키지죠. https://www.goldenchariottrain.com
인도 전역을 권역별로 구획해서 약 7~8일 코스로 돌리는데요. 특급 호텔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침실, 고급정찬과 정차한 곳의 문화공연까지 즐길 수 있는 관광 열차 프로그램입니다. 다 좋은데, 이거 많이 비쌉니다. 혼자 타는 7박 8일짜리 코스가 US달러로 8천달러 정도 하구요, 3인 가족이 타면 이것저것 다 합쳐서 12,000달러 정도는 써야 합니다.
남북대화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북미대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대륙횡단 철도에 대한 어떤 로망 같은 걸 갖게 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더군요. 그런데 지금도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대륙횡단 열차를 30여일간 탈 방법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이틀 타는 것도 녹녹치 않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저 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마도 인도의 황금열차를 본뜬 관광열차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만... 실제 효용은 산업 운송, 그러니까 중국과 우리, 그리고 아마도 재개될 개성공단과 개성공단 카피 버전들을 돌리기 위한 물류망에 집중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Dream_Breaker_SamuelSeong
장무 - 코다리를 거쳐 티베트에서 네팔로 넘어온 적이 있어요! 쌀집 자전거를 타고 그 길을 지나는 사람들이 있었다니 너무 신기합니다! 빠빠드 엄청 좋아하는데 저는 꾸이맨이랑 비슷한 맛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해산물 비슷한 것은 하나도 안들어갔는데 알 수 없이 바다의 향이 나는... 신기한 음식!
제가 아마 코다리를 거쳐 라싸로 갈 수 있었던 마지막 여행자 그룹이었던 것 같습니다. 2000년에 디스크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하루종일 기차나 버스 타는 것도 싫어했는데 전문 산악자전거도 아니고 쌀집 자전거로(거기다 라싸-코다리로 이어지는 길에 자전거 타이어 구멍 만드는 씨앗 비슷한 애들이 많아요)로 계속 타이어 고쳐가면서 달려왔더라구요;;; 앉은 자리에서 삼겹살 5인분은 가뿐하던데... 그 친구는 요즘 뭐하나 모르겠습니다. ㅎㅎ
세상에나... 타이어는 무슨 수로 기워가며 달려왔을까요!? 저는 그때 눈 때문에 버스가 다니질 않아서 니알람에서 장무까지 걸어 갔거든요. 정말 죽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제 기억에 남은 그 길은 거의 죽음에 협곡에 가까운데! 크... 자전거 페달 연달아 밟는 상상만으로도 숨 막힙니다.
지구 최강의 업힐 구간인데 그걸 유사 MTB 같은 것도 아니고 쌀집 자전거로;;;; KBS댕기는 선배가 친구들이랑 그 즈음에 그 구간 달리면서 방송용 프로그램도 하나 만들었었는데, 나중에 제가 놀렸죠. ㅎㅎ
렌틸콩(...
흑;;; 수정했습니다;;;
페키지도 보이는군요 (매의 눈)
;;; 수정했습니다. pages가 오탈자 확인은 안해주다보니;;;
인도에서 네팔 넘어갈 때 로컬버스타고 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ㅎㅎ 제가 갔던 국경에는 마을?같은게 형성되어 있었고, 네팔비자받는데 사진 필요하다해서 사진관 찾아가서 사진 찍어서 바로 입국심사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식사도 했었나..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매번 공항에서만 출입국 심사를 받다가 육로로 통과하는 그 경험은 확실히 신선했어요 ㅎㅎ 한반도섬에 사는 한국인의 숙명 ㅜ
아마 바이러와 넘으셨을거에요. 까꺼르비따는 요즘 잘 안넘는 곳이거든요. 여튼 바이러와의 인도 출입국 관리소 건물과 네팔 출입국 관리소 건물은 그냥 지나치기 좋죠... ㅎㅎ 전 70년대에 유럽에서 국경을 버스로 넘는 것들을 해봤던지라 이게 별로 신기하지 않았는데 한국 사람들에겐 아주 신기하면서도 낯선 경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상상할수 없는일이네요.
삼면이 바다에 위로는 북한이 있으니.. ㅎㅎ
저런나라들에서 살면어떤기분 일지 상상해보곤 하는데
여행가서 경험해본다해도 그곳에서 태어나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생각이 같아지진 않을것 같아요.ㅎㅎ
잼있는 포스팅 잘보고 갑니다. ^^
흐린날이지만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넵넵. 그래도 봄 기운 좀 느껴야 한다고 달래 무침 만들어서 저녁 먹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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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기차여행이 배경이 되는 영화 '다즐링주식회사'가 생각나네요. 경험해보지못한 것들은 아무래도 환상이 남겨져 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북한 때문에 우리가 사실상 고립된 '섬'이라는 정치지리적인 현실이 사실 많은 제약을 만들고 있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서 이 제약을 넘어섰으면 좋겠는데... 세상이 너무 어지럽습니다.
아니, 하루에 $1,000 기차라니...
정말 세상은 요지경입니다...
high end 여행상품들중 하나죠. 크루즈 타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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