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소통하는 교양인을 위한 과학한다는 것" : 책 소개 [BOOK]

in #kr-newbie6 years ago (edited)

차례

1장 단상 : 과학이라는 창으로 생각하기
 교양인을 위한 과학 · 이 책의 구성 · 과학은 거울이 아니라 창문 · 열린 의문과 내적 목적 · 과학에서 가치문제 · 분할체인 인간

2장 이중 교양
 교양에 대한 질문 · 오해 이상의 것 · 과학적인 세계상 · 불공평한 가치 부여 · 상상하는 지식인 · 아인슈타인의 통찰 · 상상을 통한 앎 · 인지를 통한 앎 · 새로운 학문 · 시간에 대해 · 엔트로피의 결과 · 시간 여행 · 과학 교양

3장 유럽 근대과학의 탄생
 코페르니쿠스적 전회 · 코페르니쿠스적 귀결 · 인간의 코페르니쿠스적 분열 · 가설과 그것의 실험 · 운동 속 세계 · 운동의 법칙 · 빛의 운동 · 자연 법칙에 대한 믿음

4장 연금술의 실제와 점성술의 끈질김
 연금술에 대한 개괄 · 첫 번째 진실 · 인간이 만들어지다 · 과학의 그늘진 뒷모습 · 뉴턴과 비주류 학자들 · 꿈의 상징 · 두 번째 진실 · 별자리와 사회 · 세계의 조화 · 미시 세계와 거시 세계 · 하늘에 있는 그림

5장 우주와 그 경계
 하늘의 계층 · 우주의 계층 · 우주의 크기 1 · 우주의 크기 2 · 밤하늘 · 왜 · 무경계인가, 무한인가 · 순수이성의 한계 · 아인슈타인의 해답은 '연결' · 결과가 있는 가정 · 관성 에너지 · 점점 더 빨리 팽창하는 우주 · 우주의 질량 · 부족한 질량

6장 '얽힌' 세계 : 원자가 전하는 가르침
 아인슈타인의 빛 · 모든 가치의 전도 · 불연속성의 발견 · 자연은 양자도약을 한다 · 물질의 안전성 · 정신분열증 같은 물리학 · 상보성이라는 관념 · 물자체에 더 가까이 · 불확정성 · 아인슈타인의 항변 · 양자 세계의 '얽힘' · 초감각적인 지각은 없다 · 양자 스무고개 · 얽힘을 이용한 계산 · 모욕당한 고전적 이해 · 무無로부터 일어나는 작용 · 수학 기호 · 원자의 소멸 · 상징으로서 원자

7장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명의 위계질서 · 이중나선 구조 · 이중나선 구조를 다룬 소설 <순서>에 숨은 의미 · 분자생물학으로 가는 길 · 유전자는 어디에서 오는가 · 유전자의 변환 · 초인을 만드는 새로운 학문 · 데카르트적 분석 방법에 관하여 · 유전적인 것은 유전자에서 오지 않는다 · 유전자를 향한 여정 · 학문 간 연구를 위한 용기 · 유전암호와 그 밖의 발견들 · 분자 이론의 도그마와 그 한계 · 진핵세포와 원핵세포 · 리보형 · 생명의 리듬 · 잘못된 이해 · 유전공학이 정의하는 생명 · 새로운 유전학 · 일상생활 속 유전학

8장 생명의 근원
 생명은 무엇이었나 : 대답 없는 질문 · 우주에서 오는 생물체는 없다 · 지구의 생명 · 밀러의 실험 · 아이겐의 초순환주기 · 생명 기원의 두 단계 · 어떻게 새로운 물질이 나타나는가 · 비논리적 특이성

9장 생물학적 진화에 대해
 생존을 위한 노력 · 인간과 인간의 창조자 · 자연사自然史라는 개념 · 변이의 결과 · 우연에 대한 의문 · 진화의 과정 · 진화의 설계 · 가족을 이루는 인간종 · 성선택 · 원숭이에서 인간으로 · 진화에 대한 유전학적 고찰 · 운동의 시작 · 운동의 전개 · 새로운 형태의 운동

10장 진화론의 응용과 그 한계
 진화록적 의학 · 감염 · 가장 빈번한 유전병 · 분자 단위의 질병 · 암에 관한 질문 · 새로운 환경의 노화된 세포 · 텔레비전 속 사람들 · 진화론적 인식론 · 진화론적 인식론의 한계 · 자연선택과 성 · 네가 내게 하듯 나도 너에게 · 집단을 통한 생존 전략 · 깨지지 않는 전략 · 무거운 짐을 진 말

11장 자연과학의 혁명
 과학혁명의 구조 · 의학에서 패러다임의 전환 · 불충분한 연구 논리 · 혁명의 유래 · 계속되는 과학혁명? · 제도적인 혁명 · 혁명적 과학이란 무엇인가 · 과학혁명은 어디에서 오는가 · 원형적인 이미지 · 내적 변화와 외적 변화

12장 20세기 과학의 특수성
 나는 정말 두렵다 · 과학적 가치의 전도 · 예술 모델 · 자연의 초안 · 원자와 유전자 · 가치 전도는 계속된다 · 예측 불가능성 · 부정확성 · 예술과 과학의 결합

13장 전망 : 예술로서 과학
 과학 문화 교양층이 만드는 길 · 심미적 기능 · 전설이 되어 버린 상아탑 · 일반 의식 속의 상아탑 · 과학의 구상적 조형화 · 예술이 과학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 과학과 시문학


이미지 출처 : http://www.wissenschaft-shop.de/geniale-ideen/hoerbuecher-dvd-musik/prof-ernst-peter-fischer-paarlaeufe-der-wissenschaft.html​

지은이 에른스트 페터 피셔

Ernst Peter Fischer

 1947년 독일 부퍼탈에서 태어났다. 독일 쾰른대학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뒤 1977년에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과학사 논문으로 1987년에 교수 자격 학위를 얻었다. 콘스탄츠대학에서 과학사 교수로 오랫동안 일했으며 현재 하이델베르크대학 과학사 교수로 있다.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허무는 글쓰기로 독자의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를 여러 권 펴냈고, 언론에서 '과학에 대해 우리가 알고 싶은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열정적인 르네상스인'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태초에 이중나선이 있었다Am Anfang war die Doppelhelix", "아인슈타인과 피카소가 만나 영화관에 가다Einstein trifft Picasso und geht mit ihm ins Kino", "인간: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Die Bildung des Menschen: Was die Naturwissenschaft uber unswissen", "별밤의 산책자들Die kosmische Hintertreppe" 등 지금까지 40여 권의 책을 발표했으며 이 중 우리말로 옮겨진 책도 10여 권이다.

 에두아르트 라인 재단의 문화상, 독일물리학협회가 자연과학 출판물에 주는 메달, 괴팅겐 과학아카데미의 사르토리우스 상 등을 받았다. 홈페이지 www.epfischer.com

   히 교양이라는 단어를 생각했을 때 관련되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문학이나 예술, 인문학과 같은 것들일 것입니다. 『세상과 소통하는 교양인을 위한 과학한다는 것』(이하 『과학한다는 것』)의 저자 에른스트 페터 피셔는 이러한 편향된 현실에 문제가 있음을 역설하고, 과학이 교양의 한 축을 담당해야할 이유와 당위성, 그 방법 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소위 전문가라는 이들의 상아탑 속에서 소통되지 않는 과학이 일반인들의 사고의 영역 속에 깊이 녹아들기 위해서는 과학이 예술의 도움을 받아야하며, 예술적 감성이 없는 과학은 곧 죽은 과학이라는 것이 책의 결론입니다.

   그러나 물리학부터 심리학, 생물학 등 과학 전반을 아우르는 다양한 지식과 논설이 펼쳐지는 500페이지의 책을 한 가지 주제로 묶어 정리, 소개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신 (본 포스팅에서) 책의 전반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졌던 내용, 약간의 추론을 섞어 끄집어낸 내용 등을 몇 가지 기록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근대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을 정점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한 고정불변의 법칙을 찾아낼 수 있다는 믿음이 팽배했지만, 양자역학과 아인슈타인의 이론의 등장으로 우주의 원리에 대해 모순없이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란 존재할 수 없음이 기정사실화되었으며, 현대인의 교양 지식 수준은 아직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과학적'이란 것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의 답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2. 과학사에서 혁명을 가져온 이론들의 등장은 과학적 논리의 틀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으며, 물리 법칙을 찾아낸 과정과 동력은 '쓸모없는 것에서 가치있는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이 핵심인 중세의 연금술의 정신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 많은 분야의 학문에서 여전히 연금술의 잔재를 찾을 수 있다. 과학 역시 어떠한 면에서는 연금술의 정신을 계승할 필요가 있다.

​   3. ​과학 자체만으로는 과학에 내재한 가치적인 문제나 도덕과 관련한 이슈, 과학의 발전방향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수 없다. 오직 예술의 심미적 시각이나 발상을 통해서 완전한 과학이 가능해진다. 또한 시적인 표현과 문학적 감각을 통해서라야 대중들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고, 일반인의 삶 속에서 인문학에 대비되는 한 축으로써 교양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새로운 시각에서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 다방면으로 분화되어버린 과학을 한 데 엮어서 종합적으로 그 의미와 연관성을 풀어낼 수 있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 외에도 다룰만한 내용들이 수없이 많겠지만 다음 포스팅을 기약하기로 하고 개인적인 감상평을 적자면) 『과학한다는 것』의 저자는 삶 속에 녹아든 과학을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집필했겠지만 책 속에는 다양한 분야의 과학 이론이 쉴 새 없이 등장하고, 저자의 주관적인 견해가 곳곳에 녹아있기 때문에 과학 전공자가 아닌 이상 끝까지 집중력을 갖고 이들을 모두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중 이미 정설화 것으로 여겨지는 것들은 ​저자의 학식과 명성에 기대어 스스로 검증이나 사고를 생략하게 되어버린 문제도 있고,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하나의 맥락으로 꿰어내지 못한 문제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장마다 기록해둘 만한 인상적인 내용들을 많이 수확했다는 보람도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과학한다는 것』과 관련한 포스팅을 더 하게 된다면, 이러한 인상적인 부분에 대한 개별적인 소개가 중점적으로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끝으로 옮긴이의 말에서 발췌한 부분을 첨부하고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


   과학사학자로서 주요한 과학자들의 평전을 쓰는 것 외에도 과학과 예술이 어떻게 만나는지, 인간이란 무엇인지, 생명이란 무엇인지 등등 경계를 넘나드는 글쓰기는 아마 피셔 같은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그가 특이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쉽게 눈에 띄는 것이 이 사람의 전공이 무엇인지 종잡기 힘들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는 다른 문화권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특징이 하나 있다. 바로 문과와 이과의 구분이다. 영국의 과학자이자 소설가인 스노우에 따르면, 서양의 지식인 사회에도 '더 깊이' 전문적인 것을 추구하는 데 주로 관심을 두는 이들이 있나 하면 이와 달리 '더 넓은' 지식을 추구하는 '문학적 지식인literary intellectuals'이 있는 듯하다. 그런데 우리 문화에서는 전문가와 일반 교양인의 차이가 더 크다. 이미 고등학교 때부터 모든 사람이 문과와 이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고, 학문 간 단절이 심하며, 학문 자체의 즐거움보다는 먹고살기 위한 수단으로서 지식이 강조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른바 문과 출신은 이러저러한 진지한 주제에 대해 나름대로 깊이 있는 사유를 발전시키다가도 자연과학에서 비롯한 논제에 다다르면 쉽사리 사유의 경계선을 그어 버린다. 아마 자연과학 논의에서 자주 맞닥뜨리게 되는 수학적 표현이나 복잡하고 미묘한 개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이와 반대로 이과 출신들은 눈앞의 실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상당한 능력을 보이지만, 그 문제가 다양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 어떻게 연결되는지 또는 그 문제의 바탕에 깔려 있는 특수한 전제가 무엇인지 등에는 약한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자연과학 이야기를 담은 책'이 과학에 관한 얘기만 나오면 주눅이 드는 문과 출신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이과 출신이라 해도 자신이 배운 분야의 지식이 더 넓은 맥락에서, 특히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자연과학 이야기를 담은 책이 자연과학의 여러 전문 분야에서 오가는 얘기들을 모두 모아 보자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얘기들 중에서 전공이나 관심을 불문하고 우리 모두가 꼭 알아야 할 문제는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과학 이야기에도 그 분야의 과학자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고, 우리 모두가 교양 차원에서 알아야 할 것이 따로 있는 법이다. 피셔가 성공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 바로 이 교양 차원의 과학 이야기다.

..​.

(본 글은 2015년 10월 7일 네이버 블로그에 직접 게재했던 글을 가져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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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이 예술의 도움을 받아야하며, 예술적 감성이 없는 과학은 곧 죽은 과학이라는 것이 책의 결론

    카이스트의 김양한 교수님이 생각나네요. 은퇴하셨지만 예술과 과학을 끊임없이 접목시키려고 하는 분 중에 하나시죠.... 과학인에게 있어서 예술과 철학은 어찌보면 한단계 도약을 위한 필수적인 지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그런 분이 계셨군요! 찾아봐야겠습니다. 결국 모든 진리는 만나게 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ㅎㅎ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smartcucum님^^

    엄청난 콸러티의 글이네요....
    팔로워수 조금만 더 늘리시면 금방 유명해지실거 같아요
    팔로우 하고 갑니다

    과찬이십니다ㅎㅎ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맞팔하고 자주 놀러가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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