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빙 빈센트 (Loving Vincent, 2017)』: 고흐 다시보기 [MOVIE]

in #kr6 years ago (edited)

   "분의 죽음에 대해서는 그토록 알고자 하시는데, 그분의 삶에 대해서는 얼마나 아시나요?"

   고흐의 죽음에 대해 파헤치던 아르망 룰랭에게 고흐를 존경한다고 했던 마르그리트는 이렇게 반문했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대답하듯, 고흐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 영화 『러빙 빈센트』는 점점 빈센트의 삶을 추적하고, 그가 품었던 마음을 좇는 휴먼 다큐 영화로 변모해갑니다. 이 과정은 모두 아르망의 눈과 그가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리고 고흐의 살아 움직이는 그림들을 배경으로 하여 진행됩니다.

   아르망이 만나는 사람들은 다양한 표정과 목소리로 고흐에 대해 증언해주는데, 제각각 다른 추억을 갖고 고흐에 감정이입하여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아르망의 아버지 조셉 룰랭씨는 '노병이 젊은 병사에게 그러하듯 진중함과 다정함'으로 그를 두둔하고, 여인숙에서 빈센트를 오랫동안 지켜보았던 아들린 라부는 따뜻했던 친오빠를 상기하듯 그에 대한 행복한 기억을 늘어놓습니다. 고흐의 눈에서 광기와 보았다며 그를 악마에 비유했던 슈발리에의 눈빛은 묘하게도 아르망의 눈을 피하게 만들고, 괴롭힘당하던 고흐를 도와주지 않았다는 뱃사공의 이야기는 아르망의 피를 들끓게 만들기도 합니다.

   결국, 아르망의 의식의 흐름과 영화의 진행 방향대로 처음에는 고흐의 죽음에 대한 의혹을 키워나가다가, 그와 시간을 함께했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는 어떤 사람이었을까?'에 대한 대답을 각자의 마음속 깊이 그리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러빙 빈센트』의 놀라운 힘이며, 상황마다 그의 명화 속에서 봤었던 인물들이 그림에서 튀어나오는 장면들은 『러빙 빈센트』 만이 선사해줄 수 있는 새로운 재미이자 감동이였던 것 같습니다.

   고흐의 삶과 긴밀하게 얽혀있던 작품 속 인물에 얽힌 일화와 고흐에 대한 그들의 진심 어린 이야기들을 듣게 되어 고흐와 그의 세계에 더욱 가까워진 느낌이 들며, 영화를 계기로 화가들의 작품을 조금 더 가까운 거리에서 보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영화 속에 등장했던, 고흐의 편지 속 구절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을 붙이며 짧은 포스팅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내 예술로 사람들을 어루만지고 싶다. 그들이 이렇게 말하길 바란다. 마음이 깊은 사람이구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

​   "이 보잘 것 없는 사람의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내 작품으로 보여주고 싶다."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한다... 죽으면 기차를 탈 수 없듯, 살아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다. 증기선이나 합승마차, 철도 등이 지상의 운송수단이라면, 콜레라, 결석, 결핵, 암 등은 천상의 운송수단인지도 모른다.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별까지 걸어서 간다는 것이지."

(본 글은 2017년 11월 27일 네이버 블로그에 직접 게재했던 글을 가져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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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가요^^

감사합니다 mingee님! 좋은 밤 보내세요~~^^

방갑습니다^^
영화를 보고싶었는데..아직도 못봤네요...
잘 읽고 갑니다~~

강추합니다!ㅎㅎ 좋은하루 보내세요~syun님^^

최근 러빙빈센트를 봐서 넘 잘 읽었습니다! :)

오~ 보셨군요ㅎㅎ 반갑습니다^^ 벌써 금요일이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xinnong님!:)

안녕하세요~ 😍 @apink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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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KR 태그목록 정리(2018-02-08) | myfan

그렇군요..ㅎㅎ 잘 알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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