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그린북 (Green Book) 2018

in aaa •  29 days ago 

좋은 창작물은 스토리 자체도 훌륭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은유와 비유를 통해 다른 관점으로 이야기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톨킨경의 반지의 제왕과 같은 판타지 소설이 그렇습니다. 이 얘기를 왜 하냐면, 본 영화의 배경인 1960년대 미국에서 인종의 다름이란 피부색이 다름에서 그치지 않고 마치 오크나 트롤처럼 다른 종족으로 대했기 때문일 겁니다. 어찌보면 판타지 소설의 각 종족은 인종을 교묘하게 비꼰 상징이 아니었을까요?

이세계 방랑자

주인공은 떠벌이와 닥터입니다.

떠벌이는 이탈리아계 백인이고 변변찮은 직업 없이 주먹과 허풍으로 살아갑니다. 다만 수완이 매우 뛰어나 여러가지 일에 능통합니다. 그리고 좋은 아빠로 보이네요.

닥터는 흑인입니다. 천재 뮤지션에 지적능력이 매우 뛰어나 별도의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는 곳은 카네기홀 4층입니다. 법무부 장관과 전화가 가능할 정도로 high society 멤버입니다. 이건 뭐 치트를 가지고 있는 주인공 포지션 입니다. 그렇지만 흑인이네요.

영화의 포커스는 닥터에 맞추어 집니다. 시대적 배경을 고려했을 때, 닥터는 완전한 별종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왜 당선되었을까요? 인종적 편견을 무기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그것보다 훨씬 전의 이야기 입니다. 닥터는 어떤 대우를 받고 있었을까요?

1962

영화는 1962년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인종차별이 조금은 사라지고 있지만 중부와 남부 시골로 갈 수록 관성에 의해 인종차별이 당연시 되는 그런 시절의 이야기 입니다.

제목인 그린 북은 이러한 시대에 흑인을 위한 여행서 입니다. 왜냐구요? colored people은 people이 아니므로, 전용 숙소, 전용 식당을 찾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찌 감히 오크가 인간의 숙소를 들어올 수 있을까요? 안되는 일이죠.

닥터의 피아노 연주는 모든 사람을 경외하게 합니다. 박수 갈채는 옵션입니다. 그건 그거고, 흑인은 흑인입니다. 원숭이가 재주를 잘 넘으면 박수를 보내지만, 식탁에 같이 앉아서 김치찌개를 같이 나눠먹을까요?

편견이 당연한 시대를 지금 바라보는건 조금 껄끄러운 경험입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걸까요? 모든게 다 깔끔하게 정리된 시대일까요? 그럴리가요.

캐딜락

영화는 로드무비입니다. 뉴욕에서 중부, 남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시를 지나며 겪는 에피소드를 나열합니다. 이러한 로드무비에서 가장 중요한 소품은 무엇일까요? 바로 차량입니다.

닥터와 떠벌이는 캐딜락 드빌을 타고 미국을 가로질러 나갑니다. 지금봐도 '이야' 소리나는 멋진 디자인 입니다.

1960년대 캐딜락은 최전성기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그 게임 캐딜락 앤 디노사우르스가 있듯이, 캐딜락은 최고의 차였습니다. 최고의 기술력, 최고의 디자인.

그걸 흑인이?

캐딜락이 경영이 안좋을 때 경영을 촉진했던 마케팅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흑인에게 팔지 않는다 였습니다. 이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높였었고 단기적인 실적 상승을 불러왔습니다.

즉, 흑인이 캐딜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굉장히 이상한 일입니다. 어울리지 않는 조합입니다.

거기에 운전은 백인이?

미스매치

영화는 인종차별이라는 굉장히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다보면 의외로 코미디에 가깝습니다. 그것도 블랙코미디라기보단 은은한 코미디 입니다.

잘 보면 이 영화는 미스매치로 가득차 있습니다. 마치 포레스트 검프처럼 말이죠. 코미디에서는 일반적인 작법인데, 예를 들자면 천재인 바보라던지, 남자같은 여자라던지, 흑인같은 백인이라던지, 백인같은 흑인이라던지 입니다.

이러한 미스매치를 가장 잘 보여주었던 장면은 KFC 씬이 아닐까 싶습니다. KFC를 먹어본적 없는 흑인에게 백인이 억지로 먹게 하고, 금새 반해버리는 흑인의 모습. 으음~~~

치킨은 이후에도 소품으로 잘 쓰입니다. 뒤에 흑인에게 대접하기 위해 준비한 홈메이드 프라이드 치킨은 씨발 개새끼들을 잘 표현해주고, 가게이름인 그 치킨은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화를 찾은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러한 미스매치의 활용 덕분에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볼 수 있습니다. 쓴 소주에 향긋한 과일을 섞은 과일소주 느낌입니다. 굉장히 쉽게 넘어갑니다.

그 덕에 누구나 보기 편한 차별의 세계로 떠나는 시간여행이 완성됩니다. 영화 내부에서도 외부에서도 다시 차별이 줄어든 세계로 돌아오기 때문에 심리적 피로감도 매우 적습니다. 영리해요.

결론

  • 가볍게 보기 좋은 사회적 영화
  • 정치적 옳바름이랑은 큰 관련 없음
  • 모든 음악이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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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읽을수록 꼭.봐야할거 같은 영화네요
리뷰.너무.잘쓰심

전문가 같으세요. 짱!
다른영화도 부탁드려요

댓글 감사드립니다. 영화 리뷰는 처음 적어보았는데.. 과도한 칭찬에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 감사합니다.

포스팅을 보니 한번 보고싶게 만들 정도로 느낌이 듭니다.시간내서 한번 봐야 겠네요 즐거운 불금 보내세요

네, 간만에 잔잔하게 보기 좋았던 영화입니다. 골든글로브 감인가? 라는 생각은 들긴 하지만 꽤 잘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마음 편한 저녁 되시길 바랍니다. ^^

재밌을것 같아요~

네 ㅎㅎ 잔잔한 코미디입니다.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와우 정성 가득한 리뷰 잘 봤습니다^^
작지만 후원^^

hodolbak 계정으로 보냈습니다^^

후원 감사드립니다! 매번 좋은 이벤트 만들어주시는 것 옆에서 보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활성화에 애써주시어 감사합니다.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군요.

네, 봉준호 감독의 영화도 그렇고, 여러가지 관점을 주어 생각하게 만드는게 영화의 힘인것 같습니다.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영화를 통해 사회에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잘 반영되어 있네요.
무거운 주제를 잘 표현한 영화인 것 같아서 흥미가 생깁니다 ㅎㅎ

댓글 감사드립니다. 주제는 무거우나 굉장히 가볍게 풀었습니다. 주제를 떠나서 코미디 작법 자체도 괜찮습니다.

재미와 메세지를 동시에 얻을 수 있겠네요^^

네, 극 자체로도 제법 재미가 있습니다. 메시지가 명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기 때문에 아카데미상을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

포스팅보니 저도 영화가 보고 싶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주말이 지나 댓글을 달게 되었네요.
평안한 한주 되시길 바랍니다. ^^

소개 감사합니다~
리뷰를 잘 써 주셔서 보고싶어집니다

네, 평점도 잘 받고 수상도 한 녀석이라 몇년이 지나도 이런저런 영화 리스트에 있을법한 영화입니다. ^^

정말 감동깊게 본 영화였습니다. 리뷰보고 몰랐던 정보도 알게 되었네요.ㅎㅎ

저도 사실 100% 파악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아마.. 미국의 문화를 제대로 꿰어야 다 알지 않을까 싶은 영화였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극 자체가 훌륭해서 다른 정보는 곁가지이죠. 감동을 느끼셨다면 감독이 원하는 바를 다 보신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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