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키즈 : 어느 장단에 춤을 출까?

in #aaa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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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이념따위 발재간으로 즈려 밟아 주가써
 식은 잡탕 비빔밥 먹은 느낌
 찬물을 쫘악 끼얹는 아쉬운 중후반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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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철 감독은 2011년 영화 '써니'로 생긴 팬심과 충성도 때문에 믿고 보는 감독으로 제 수첩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2008년 '과속스캔들'부터 2014년 '타짜-신의 손'까지 감독 특유의 유머코드가 저랑 잘 맞아서 작년 야심차게 준비했다던 '스윙키즈' 또한 엄청난 기대감으로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죠.

사실 시놉시스를 봤을때 걱정이 좀 들긴 했습니다. 오글거림에 취약한 제게 고위험군에 속하는 댄스라는 소재와 평소 非호감 이었던 아이돌 주인공(디오팬들에게는 죄송) 그리고 '전쟁/포로/국적/언어/이념이 춤선으로 하나 된다는 식상하고 패가 보이고 예측 가능할것만 같은 전개가 솔직히 걱정이 좀 됐었지요. 하지만 강형철 감독의 연출의 힘을 믿고 아멘하며 기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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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일단 영화는 강형철 감독 특유의 코믹한 연출과 특장점이 전반에 잘 녹아있습니다. (아... 쓰다보니 이 단락 흥분해서 구체적이지 않은 결말을 노출했으니 참고하세요.) 문제는 시대상이 전시에 남북의 포로가 대치하고 총탄이 오가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분위기라는 점이지요. 극 초반에는 전쟁중인건지 캠핑온건지 모를 밝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더니 갑자기 이념의 갈등이 고조되며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밀정이 등장하고 반전이 등장하고 험악하고 심각한 분위기로 진지하게 무게를 잡다가 또 그 속에서 유머를 뿌리며 웃으라는 건지 어쩌라는 건지 표정관리 안되게 관객을 곤란하게 만들고 결국 결말에는 말도 안되는 비극으로 눈물을 요구하기에 이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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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거의 모든 연출이 이런식이라 맘편하게 웃을 수도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도 없는 불편한 영화가 되어 버렸다는 점이에요. 감독이 보여주고 싶은 메시지가 너무 많아 과잉으로 넘쳐난 것 처럼 보이는데 경쾌한 탭댄스와 이데올로기의 갈등 두마리의 토끼를 잡기에는 서로의 온도차가 너무 극명하다는 점이 감독도 해결하지 못한 장벽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과 기름으로 나뉜 두 명제를 잘 섞어줄 유화제의 결함이 참 아쉬운 부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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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첨부터 염려했던 춤... 진지한 장면들을 깨고 별안간 등장하는 댄스 시퀀스로의 전환은 손발을 오그라들게 하는 민망함이 대부분이며 거기에 노래와 악기팀까지 가세해서 오글거림의 화력을 더해 줍니다. (그래도 댄스팀보다는 악기팀의 실력이 더 나아 보임)

이 댄스 시퀀스는 의도한 오마주인것 같은데 빌리 엘리어트의 장면들이 스쳐가며 명작과 비교까지 되면서 더욱 아쉬움을 남겼고 비록 빌리의 발레를 향한 열정만큼이나 로기수(디오)의 탭댄스를 향한 열정은 잘 전달되었으나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남는 음악, 탭댄스의 지분은 빌리 엘리어트에 비해 많이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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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마음에 안들었던 주인공 로기수역의 캐스팅, 전혀 마초적이지 않은 배우가 마초처럼 오버하며 쎈척하며 첫등장하는것부터 미스캐스팅 확정이라 생각했으나 볼수록 연기에 빠져들고 놀라운 연기력에 감탄하게 되더라고요. 춤이야 원래 아이돌이니깐 잘한다고 쳐도 북한군 로기수를 잘 소화하고 열연한 건 인정하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팬이 된 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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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고 많이 기대했던 감독의 작품에서 실망을 느낀 나머지 좀 과하게 깐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보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아요. (이제와서?)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인건 확실하지만 감독의 기본기와 몸이 움직여지는 경쾌한 음악, 신나는 탭댄스 만으로도 80은 먹고가니 이번 추석에 부담없이 즐겨보심을 추천드립니다. '스윙키즈'는 티캐스트 스크린 채널에서 12일(목) 오후 9시 30분 방송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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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튼키위즈 (Rotten Kiwies) 평점 87%
My Rat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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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수가 춤을 잘 추던가요?

아이돌이잖아요.ㅎㅎ

나도 이거 보다가 오글거려서 눈 뜨고 본 시간보다
눈 감고 음성만 들은 시간이 더 많았음ㅋㅋㅋㅋ

ㅋㅋ 발로 박자 딱딱 맞추면서 나 이제 들어간다... 할때부터 오글오글오글...ㅎㅎ

오정세가 눈에 딱 들어오네요.
어디서든 제 역할을 해주는 배우!

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딱 맞는 배역은 아닌 듯 했어요.

저도 춤이나 뮤지컬 스타일의 설정이 나오면 좀 어색하더라구요. ^^

맞아요. 제가 발리우드를 못보는 이유중 하나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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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도경수의 눈빛에 이미 빠져버린 사람이라서 기대기대하는 영화입니다.^^
전시라는 것이 걸려 아직 안 보고 있지만요.
그 점이 역시 걸리적거리나 보네요...

도경수 팬이라면 푹 빠지실 영화입니다.ㅎㅎ 시대배경이 좀 맘놓고 웃기 힘든 배경이긴 하지만요.

넷플릭스에서 앞부분 살짝 봤는데 음..사실 저도 do가 별로.ㅎㅎㅎ키위님 후기 웬만해선 매우공감이어서 이거 갑자기 안땡기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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