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100] 파리 전시회, 춘자로드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7 month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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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일을 벌이는 것이 이젠 익숙해질만도 하지만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떠나기 전까지 계속 악몽에 꾸고, 최악을 상상하며 스트레스와 긴장감에 시달리다 파리로 왔다. 누구는 굳이 왜 그런 걸 하느냐고도, 누구는 팔자 좋다고도 돈도 많다고도 하다. 팔자가 좋은 건 맞지만 돈이 많은 건 아니다. 돈이 많아도 할 수 없는 것들을 우리는 하고 있다.

궁금해 죽겠다는 듯 반짝이는 두 눈과, 어떤 이야기든 들을 자세가 되어 있는 쫑끗 선 두 귀와, 한 글자 한 글자 새겨 읽으며 오랫동안 묵묵히 서 있는 뒷모습에 가슴이 묵직해진다. 선을 긋고 밖에서 구경거리 보듯 내비치는 호기심이 아닌 안에서 우러나는 호의와 관심이었다. 어디에서도 느껴본 적 없는.

전시 둘째 날 낮에 오래도록 전시된 텍스트를 읽는 두명의 관람객에게 말했다

“모든 텍스트를 전부 읽어줘서 고마워. 많은 사람들이 글을 읽지 않고 이미지만 보고 지나가곤 하거든”

“너희의 이야기가 좋아.”

단순하지만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여행을 하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추구하고, 이야기를 짓고, 책을 만들면서 이게 맞나 갸우뚱해질 때 나를 다잡는 말 역시 이러한 말이었다. 입안에 혓바늘이 돋고 다리가 땡땡 붓고, 안쑤시는 데 없이 빠짐없이 온 몸이 결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성공적으로 파리 전시회를 마쳤다. 세상에 인도에선 카페를 했고 파리에선 전시회를 하다니,, 이쯤이면 이 세상에 우리가 못할 일은 없는 게 분명하다.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또 계속 될 것이다. 전세계 곳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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