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과 치유

in #stimcity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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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문으로 20세기 소년 가게를 들어가니 춘자님이 주문을 받고 있었다. 아아 2잔과 아포카토. 아포카토를 위해 아이스크림을 스쿱으로 봉긋하게 푸고 그녀가 내리는 에스프레소샷을 기다렸다.

"어어, 젠장"

당황한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에스프레소 샷잔을 받쳐놓치 않아 물받이로 흐르는 검정 물줄기가 보였다. 손님이 몰려서 그런건지 컨디션이 안좋은건지 춘자님은 좀 제정신이 아니었다. 금요일보다 수포가 더 악화된 나루님은 핏기없이 하얗게 질려있었다. 약을 먹기 위해 가까스로 밥을 먹은 그녀와 작당해 수영을 가겠다는 킴리님을 막아서고 수다를 떨었다. 그러고는 몸 상태는 별로지만 노드를 치고 가겠다는 나루님 곁에 앉아 연주를 들었다. And so it goes와 춤을 연주하다 내게 부르고 싶은 노래가 있느냐 해서 냉큼 검정치마의 <나는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나루님은 악보를 외우지는 못한다해서 우리는 더듬 더듬 선율과 가사를 맞추어 보았다. 그리고 그녀가 플렉스한 아이패드를 열고 악보를 펼쳐 <나는 아니에요>와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하여>를 연이어 불렀다. 손님이 있어서 우리는 소리를 꾹꾹 눌러서 속삭이듯 연주하고 노래했는데 참으로 서정적이고 평온했다. 중간에 내려온 울보 춘자님은 너무 아름답다며 어김없이 눈물을 흘렸다.

"으아아악"

불현듯 우당탕탕 계단이 흔들리며 괴성이 뿜어져 나왔다. 킴리님이었다. 계단 난간을 잡고 발을 적게 디뎌 빨리 내려오려 슬라이딩하다 손이 쓸린 것이다. 그의 손은 노끈에 묶인 무거운 짐을 오래 들고 있는 것 처럼 일자로 하얗게 변해있었다. 우리는 모두 이 사건이 너무 의아해서 고개를 갸우뚱했으나 잠을 너무 적게 자고 푹쉬지 못해 과부화된 그의 뇌 활동이 빚어낸 촌극이라고 정리하기로 했다. 고장난 로봇처럼 원할하게 움직이지 못하고 삐걱거린 두 사람은 나루님이 연주하는 치유의 음악을 듣고 그 상태가 조금 나아졌다. 나는 음악을 들으며 오랜만에 들어온 외주 일을 집중해서 할 수 있었다. 아픈 나루님에게는 절대 무리하지 말 것, 푹 쉴 것을 당부하며 몸이 나을 때까지 내 멋대로 20세기 소년 금지령을 내렸다.

우리, 모두 고장나면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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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리 님은 크게 다치지 않으셨지요? 모두들 건강하게 환절기를 나시기 바랍니다. 아프면 안돼요!

네! 바로 얼음 응급처치로 문제 없었어요! 작가님도 건강히 잘계시죠?

네. 저는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20세기 영화제 상영작 20편의 리뷰를 마감한 기념으로 아흐마냑을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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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백신도 리뷰도 완료 하셨군요!! 축하드려요! 아르마냑 부럽습니다. 베네딕틴도 하나 사셔서 b&b로 즐기셔도 되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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