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와 무지개

in #busy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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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은 소나기에 낙담하고 있을 때,
저 멀리 무지개가 보였다.
인생사 새옹지마라 하던 말이 떠올랐다.


다음 주까지 상담주간이다.
담임으로 학년 초 의례히 하는 반 학생들에 대한 상담을 하는 주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상담은 늘 일상적으로 하는 것이고 학생의 총체적이며 맥락적인 이해를 위해 가정을 방문하여 부모님과 여러가지 상담을 하는 것이다.
물론 가정방문을 허락하지 않는 가정은 부모님이 학교로 오시던지 전화를 통해 상담하게 끔 하고 있다.
하지만 될 수 있으면 가정방문을 하여 상담하자고 권하는데 학생들이 생활하는 환경에 대해 꾸밈없이 볼 수 있고 학생과 부모님 사이의 관계에 대한 파악이 더 깊이 되어 학생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가정방문을 통해 자신의 집과 가족들을 선생님이 다 만나보았다는 것이 학생과 교사 사이의 벽을 더 허물게 해준다.
그리고 학교에서의 모습과 가정에서의 모습이 어느정도 일관된 모습을 갖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학교에서의 모습과 가정에서의 모습이 판이하게 달라 여러가지로 학생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가정에서는 학교를 원망하고 배척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던가)
한번 이렇게 가정방문으로 안면을 트고 나면 이후 학생들의 학교생활이나 성적 고민에 대한 문의를 하고자 할 때 부담없이 할 수 있기도 하고 교육과정 설명회, 학부모회의, 학부모수업 등 여러 학교활동에 대한 참여율이 높아진다.
학생이 1학년 일 때 처음 가정방문은 부담스러워 하는 면이 크지만 한해 그렇게 가정방문을 트고 나면 그 필요성에 대해 공감해 주시는 것인지 다음 학년부터는 크게 부담가지지 않고 가정방문 일정을 잡게 된다.
지금 2학년 담임을 하고 있어 뭔가 척척 일정이 잡히고 드디어 오늘 두 가정을 다녀왔다.
방문한 두 집의 부모님 모두 너무 자연스럽게 맞이 해주고 허심탄회하게 이것저것 말씀해 주셨다.
부모님들보다 가정방문을 가는 교사인 내가 더 긴장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실제로도 그러했기도 했고...
가정방문이라는 소나기가 지나가고 학생과 그 가정에 대한 이해와 신뢰구축을 이룬 듯한 무지개를 보게 되어 늦은 퇴근임에도 발걸음이 가벼웠다.


학창시절 우리집을 누구에게 밝히는 것이 싫었었다.
뭔가 발가벗는 느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남은 친구들을 보면 나의 집과 나의 부모님을 알고 있는 친구들이다.
교사가 되어 가정방문을 다니면서 내가 학생일 때 가정방문을 받았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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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래피를 만들어준 @dorothy.kim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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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하루의 끝에 힘이 나는 제목을 보고 들어왔습니다. 선생님이시군요~ 팔로하면서 교육에 대한 이야기와 생각을 나누고 싶습니다^^

힘을 얻어 가실 수 있길 바랍니다. 아이디에서 교육에 대한 관심과 내공이 느껴집니다. 같이 생각 나누어 가면 좋겠습니다. 맞팔 드리겠습니다. ^^

너무나 좋은 선생님이십니다.
응원합니다

좋은 선생님이라는 말에 쑥쓰러워지네요. 제가 좋다기 보다도 학교의 여러 선생님과 함께 시스템을 바꿔내고 있는 것이라 가능한 일이지 싶습니다. ^^ 응원 감사합니다.

번거롭게(?) 느끼는 선생님도 계실것같은데.. 대단하신것 같아요!!!!
우리 아이 선생님께서 가정방문을 오신다 생각해보면 부담스러울것 같기도 하지만 더 진솔한 상담이 될것같아서 나중에 저희 아이들 선생님께서도 가정방문 오셨음 좋겠네요. 왠지 홈그라운드라서 아이도 엄마도 더 편할것같네요^^
좋은선생님!!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세요!!!

처음엔 주저하시다가도 막상 가정방문을 트고 나면 더 친근해진 느낌을 가지시고 학교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시더하고요. 혹여 가정방문을 다른 의도를 가진 방문으로 받아들일까봐 주저하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에 대해 명확하게 당부의 말씀을 드려야 겠더라고요. 가정방문에 대해 이해해주시고 응원 주셔서 감사합니다. @twowoo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나도..학교 다닐때 선생님이 가정방문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ㅋㅋ
초등학생 때 2학년때였나
담임선생님이 가정방문 한다고 했었거든?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 도 있다고 했는데 사실 그거 겁먹으라고 했던건가봐. 근데 나는 그걸 진짜 믿었거든. 선생님이 우리집에 오는 줄 알고. 그래서 나는 그 어릴 때 칫솔들고 화장실 청소하고, 담임선생님 온다고. 아빠랑 할머니가 칭찬도 했었어. 선생님 온다고 그렇게 열심히 청소하냐면서 ㅋㅋㅋ 근데 안 오시더라고. 좀 되게 아쉬웠던 기억이 있어.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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