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글

in #kr2 years ago (edited)

존 케이지의 책 <사일런스> 중 가장 읽기 힘든 (가독성이 떨어지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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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주역 음악>에 관한 강연이다. <주역 음악>의 연주 시간에 맞추었다고 한다. 정사각형 판형을 4등분해서 글을 넣었고 본문의 각 글줄(행)은 1초에 해당한다. (자신이 말하는 속도를 계산한 듯)

말이 중단될 때마다 <주역 음악>의 해당 부분이 연주된다. 말이 중단되는 부분은 활자가 없는 빈 공간이다. 그 종이의 빈 공간을 <주역 음악>이 채운다. 중단되는 부분은 우연성에 따라 결정했다.

글줄 길이가 단어 한두 개로 아주 짧다. 자신의 작곡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딱딱한 글이라, 이 극단적으로 짧은 글줄 길이는 머릿속으로 문장을 잇기 힘들게 만든다.

묵독이 아닌 음독으로 읽는 것이 낫다. 눈으로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읽는 소리를 들어야 내용 파악이 쉬워진다.

여하튼 볼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라지는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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