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용 장군의 사이공 억류기) 7 체포전야

감시망이 점점 죄어오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이대용에게 밥을 해주던 월남 식모도 이대용이 뭐하나 하고 감시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본국과 연락은 계속했다. 교민회장인 이순홍이 2-3일마나 한번씩 찾아와서 돌아가는 상황을 이야기 해주었다. 매일 신상범 서기관과 임대인을 통해 주변상황을 수집했다. 프랑스인 보네와 그의 부인 유선환이 자주 찾아왔다. 그들과 국제정세 그리고 한국인 보호문제를 논의했다. 이대용은 두문불출하면서 책을 읽거나 외무부 장관에게 보내는 전문을 작성했다.

전문은 영문으로 작성하여 임대인 부부에게 주었다. 임대인의 부인 김춘자는 전문을 브래지어 안에 감추어 유선환에게 전해주었고, 유선환은 보네에게, 보네는 불란서 대사관 모로 서기관을 통해 한국정부로 릴레이 되는 방식이었다. 보네가 이대용을 직접 만나러 오면 바로 전문을 보네에게 주어 모로 서기관을 통해 발송토록 했다.

9월 22일 북한 공작원 3명이 치화형무소에 가서 서영사를 심문하고 9월 23일에는 안희완 영사, 김종옥, 이상관을 심문했다. 북한 공작원들은 외교관에게 야, 자, 너 해가면서 반말로 공갈협박을 하기도 하고 회유를 하기도 했다. 이런 공갈 협박 회유책에 말려들어 북한에 충성하겠다는 맹세를 하기도 했다.

북한 공작원들은 한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던 곳 건너편의 에덴아파트에 심문실을 꾸며놓고 있었다. 약 30m 거리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이대용은 한국인들에게 에덴 아파트 쪽의 창문을 닫고 커튼을 쳐놓으라고 했으나, 김목사는 아무일 없을 것이라고 무시했다. 이대용은 에덴 아파트에서 북월의 안닝노이찡과 북한 공작원이 한국인들을 감시할 것이라고 이야기 했으나 그말을 무시했던 것이다. 그러나 강 교민부회장이 심문을 받으러 에덴 아파트에 가면서 이대용의 추측이 맞다는 것이 밝혀졌다. 강부회장은 심문을 받으면서 창문을 통해 임대인이 운영하던 식당에서 한국인들이 대화하는 것을 똑똑히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북한 공작원들은 강부회장에게 이대용에 대해 특히 많이 물어 보았다. 강부회장의 월남부인 아들은 소련 유학을 한 적이 있는 북월맹군 육군소좌로 남월에 파견되어 사이공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강부회장이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시달릴 상황이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9월 26일에는 유 노인이 이민국의 소환을 받아 메져스틱 호텔 502호실과 503호실에서 북한 공작원 3명으로부터 심문을 받았다. 심문당시 안닝노이찡의 광대뼈가 배석했는데 이들은 북한 공작원들을 마치 상전모시듯이 했다고 힌다. 유노인은 함경남도 출신으로 북한 공작원 중 1명과 동향이었다. 유노인은 앞으로 그들에게 협조를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고 한다. 이대용이 왜 그런 약속을 했느냐고 하자 북한 공작요원들과 겉으로는 협조하는 척하면서도 속으로는 이대용과 이 참사관을 하루 속히 귀국시킬 수 있는 길을 찾아 보려고 했다고 대답했다. 이대용은 유노인도 북한 공작원에게 넘어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후 9월 27일부터 29일까지 연이어 한국인 여러명이 메져스택 호텔로 소환되어 심문을 받았다. 그동안 한국인 합숙소는 무방비 상태로 술렁거렸다. 이와함께 배완용이 매일 하루 두번씩 한국인 합숙소에 나타나 동향을 살펴보고 돌아갔다. 배완용의 가장 가까운 친구는 해군 65함 전몰 유가족의 한사람이었던 전 모였다.

이대용은 이순흥에게 배완용이 매져스틱 호텔에 출입하는지를 살펴보라는 밀명을 내렸다. 이 회장은 심복 2명을 통해 감시토록 했다. 배완용이 9월 28일 매져스틱 호텔 정문앞에서 이 회장의 심복들과 부딪쳤다. 그러자 배완용은 당황해하면서 매쳐스틱 호텔 옆의 빈건물로 도망쳐 버렸다.

이대용은 이순흥 회장을 통해 매져스틱 호텔로 불려가 심문을 받고 돌아온 한국인들에 대한 보고를 듣고 있었다.심문을 받고 돌아온 한국인들의 태도도 각양 각색이었다. 자신들이 심문받은 내용을 제대로 털어 놓지 않았다. 이야기의 앞뒤가 맞지도 않고 횡설수설했다. 이회장과 신서기관 그리고 이참사관은 한국인들이 북한 공작원의 비위를 거슬리다 잘못하면 영원히 귀국을 하지도 못할 수 도 있으니, 그들의 공갈과 협박에 말려들었을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한국인들에 대한 심문내용을 보고 받으면서 이대용은 자신의 체포가 임박해 온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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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의 갈등은 참 여러모로 국가적 손실이 어마어마 한 것 같습니다.
남의 나라 전쟁 상황에서도 이런 소모적인 일들이 계속 일어났으니...

하루하루가 불안했겠어요.

Thank you very much @wisdomandjustice for your support. God bless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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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domandjustice님 글을 읽고 이대용이란 분이 어떤 분인지 검색을 해봤네요~
5년 동안이나 포로로 붙잡혀있다가 북한 공작 요원으로부터 끝까지 강요받던 망명 자술서를 쓰지 않고 굴복하지 않은 분이시네요.
훌륭한 분이십니다.
재작년에 별세하셨다는 뉴스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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