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기회, 그 멀고도 가까움에 관해서

in #kr-writing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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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사람 중에 진정한 중국통이 있다. 이 친구는 2000년 초반 중국으로 건너가서 대학까지 졸업하다 보니 나름 중국에 대해서는 이해도가 높은 인물 중 하나다.

때는 아마도 이 친구가 대학을 졸업하고 왔던 2007년 정도 됐을 거다. 그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 즐겁게 밥을 먹고 있는데 대뜸 “나이차”라는 것을 아느냐고 물어봤다. 난 당연히 나이차라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으니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 친구는 한국에 이게 없냐면서 지금 중국 내에서 2열 종대로 서서 먹는다고 침을 튀기면서 주장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뜸 같이 한 번 사업을 해보지 않겠냐고 반짝이는 눈빛으로 물어보는데, 당연히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당시 사회 경험이 부족했던 내 눈에 사업은 마치 대단한 사람들만 하는 것으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시는 분도 계실 것으로 생각하는데 당시 그 친구가 얘기했던 ‘나이차’는 우리나라의 ‘공차’에서 판매하고 있는 밀크티이다. 지금은 매각했지만, ‘공차’라는 브랜드를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들여왔던 김여진 대표는 약 340억원에 매각을 하면서 신화를 썼다. 재미 있는 것은 김여진 대표가 처음으로 밀크티를 접한 것이 2007년 싱가포르에서였다고 한다. 만약, 그 친구의 말을 믿고 우리나라에 들여왔었더라면, 김여진 대표보다는 수완이 덜 뛰어났겠지만, 지금처럼 열심히 회사원 생활만 하고 있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안타까운 사례가 하나 더 있다.
지금은 나름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국물 없는 샤브샤브도 이 친구가 꽤 오래전에 내게 얘기해줬던 아이템이다. 심지어 이 아이템은 내가 직접 중국에서 먹어보기도 했었다. 일반 샤브샤브 처럼 국물에 음식 재료를 익혀 먹는 것이 아니라 고추에 내가 고른 음식재료를 볶아서 나오는 샤브샤브였는데 굉장히 맛있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매운 것을 좋아하는데, 딱 맞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가 누군가? 생각만 잔뜩 하는 몽상가 아닌가? 여러분이 예상하시는 대로 당연히 실천으로 옮기지 못했다. 이미 우리나라에 몇 개 음식점이 이 아이템으로 사업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

공차 코리아를 매각하며 큰 성공을 거둔 김여진 대표는 이에 멈추지 않고, 최근에 트램펄린 전용 놀이문화 시설인 ‘바운스’를 아이에스동서에 매 약 235억에 매각하며 다시 한번 우리를 놀라게 했다. 한 번은 우연일지 몰라도 두 번이라면 절대 우연일 수 없다.

아마도 김 대표는 공차코리아로 성공 후에 관심을 가지고 사업 아이템을 찾았고, 이를 과감하게 추진하여 다시 한번 성공을 거뒀고, 우리에게 기회를 어떻게 잡는 것인지 다시 한 번 각인시켜 주었다. 성공하고자 하는 의지에서 비롯된 지속적인 관심과, 이를 실천할 수 있다면 충분히 기회를 잡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꼭 사업을 위한 아이템에 대한 기회만이 아닌 다른 분야의 기회도 많이 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는 것도 기회가 될 수 있고, 업무를 바꾸거나, 회사를 옮기는 것,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 휴식을 가져보는 모든 행위를 통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자주 찾아오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많지 않은 기회를 언제라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와 친구의 사례에서 보셨듯이 스치듯 지나가 버린다. 아직도 그 친구를 만나면 쓴웃음을 지으며 술잔을 기울인다.

그래도 아직은 희망적이다. 우리가 살아갈 날들은 아직 많이 남았고, 내게 다가와 줄 많은 기회를 잡기 위한 준비 자세도 갖춰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만간, 그와 나는 새로운 기회를 잡아내기 위해 해외로 나가볼 생각이다.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나 자신을 단련해 나간다면, 지금과는 다른 삶의 단면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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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타이밍에 좋은기회가와도
그것이 기회인지 모르는게 가장 마음이아파요ㅜ
사람은 결국 보고싶은것만보고 믿고싶은것만 믿기 때문이지않을까요

항상 지나치고 나면 그게 기회였다고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말씀, 정말 맞는 말입니다!

삶속에 다가오는 기회를 알알이 알아차리고 잡으시기를 응원합니다. ^^

감사드립니다. 저도 센터링님 응원하겠습니다!!

나이차 하길래 세대차이 같은거 말하는줄 알았어요 ㅋㅋ

요즘 돌아다니면서 한국에 없는걸 보고 있는데 의식하면서 돌아다니니 조금씩 보이긴 해여 하하

많은 아이템들 가지고 오시길 바라고 있겠습니다 :)

준비되어 있는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을 되새겨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내용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달아주셔서 제가 더 감사드리죠!! 즐거운 저녁 시간 되시면 좋겠습니다 :)

저도 놓쳐버린 기회에 대해 후회를 많이 하는 성격인데요. ㅠㅠ
다가올 기회를 잡기위한 준비를 잘 해야겠습니다.

무원님은 이미 철저하게 준비하고 계시다고 생각합니다. 전 꼭 성공하시리라 생각해요 :)

그냥지나쳐버리는 것도 인연이겠지요.

ㅎㅎㅎ 맞아요 맞습니다. 어쩌면 아무 일 없이 평탄히 (?) 살아올 수 있었던 이유였을수도 있겠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준비를 하시고 계셨군요.
응원드립니다.
'나이차' 저도 공차에서 처음 접햇는데, 요즘은 시들하지만 찻집이 커피샵보다는 더 경쟁력이 있다고 혼자만 생각하고 있네요^^
@vixima7 님을 응원합니다.

어쩌면 트렌드를 잘 탄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나무님의 응원은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저도 조그마한 응원을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즐거운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

그때 공차 사업을 하셨다면, 타로버블티를 좋아해서 달고 살았던 제 후식비를 @vixima7님께 드렸을텐데.
제가 20살즈음 비트코인을 사자던 친구의 이야기를 들었다면. 그 버블티를 하루 한잔이 아니라 하루 세잔은 죄책감 없이 물처럼 마셨을테고. 저는 VIP 고객이 되어 본사 초청, 사장님과의 만남으로 뵈었으려나요.
네.. 연이은 하락장에 미쳐가고 있나봐요 ㅎㅎ

그렇게 만났어도 인연이었겠지만 스팀잇에서 이렇게 필통님을 만난 것도 인연이라 생각해요. 오늘 비가 많이 오는데 그동안 쌓여있던 피곤함을 다 씻겨 내보내는 날들이 되시기 바래요.

좋은 기회라는 것도
결국은 시간이 지나면 보여지는 결과물이기에..
자칫하면 서툰 판단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님 말대로..

내게 다가와 줄 많은 기회를 잡기 위한 준비 자세

를 갖추어야 하지 않나 싶네요

잘 보고 갑니다.

그 준비 자세는 이미 갖추고 계시니 전혀 문제없으시리라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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