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gels Share - Bar에 가다 @travelwalker

in #kr6 years ago (edited)

"세상에는 절대로 손님을 배신해선 안되는 일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의사, 하나는 약제사. 그럼 또 하나는? 바텐더. 둘 다 처리 방법에 따라 독도, 그리고 약도 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팔고 있기 때문이죠." - 바텐더,  1권 첫 에피소드 "상냥한 막대기" 中

바(Bar)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세요? 

흔히 한국에서 bar의 이미지는  어두컴컴한 실내에 알수 없는 칸막이들이 쳐져있는 좌석, 다소 전문적인(?) 복장의 여성 바텐더들이 counter 건너편이 아닌 홀을 활보하는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손님과 바텐더 사이에 정말 넓고 두툼한 나무 카운터가 있는 진짜 Bar에 대한 향수 같은 것이 있었죠. 왠지 혼자 한잔 하고 싶을때 들러서 싱글몰트 한잔이든, 마티니 한잔이든 가볍게 마시며 바텐더와 이런저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그런 Bar말입니다.

그런 바를 멀지 않은 곳에서 하나 찾았습니다. 동판교 백현동에 있는 바"Angels' Share" 입니다.

상호 : Angels' Share

주소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10번길 12-6

메뉴 : 위스키, 칵테일, 커피

백현동 카페거리 안쪽 골목에 별다른 장식없는 작은 간판 하나와 왠지 안열릴것 처럼 생긴 무거운 철문이 떡하니 있습니다. 느낌만으로도 제 머리속의 "Bar"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듯 합니다.

원래 바는 영국에서 손님들이 독주 한잔을 빠르게 마시고 갈 수 있도록 서버(바텐더)와 손님사이에 긴 카운터를 놓고 서서든 잠시 앉아서든 훌쩍 한잔 마시고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고 합니다. (뭔가 선술집의 느낌이죠?) 즉, 원래는 도수가 높은 독주가 주류였던 것이죠. 이후에 다소 여러 변형을 겪으면서 칵테일이나 다른 것들을 판매하게 되긴 했지만, 여전히 바라고 하면 카운터앞 하이탑 의자에 앉아 바텐더와 마주 하는 것이 제대로 된 바 사용법이 아닐까 합니다.

Bar의 문은 무거운 나무문으로 바의 소리를 밖으로 들리지 않게 또 밖의 소리를 안으로 들리지 않게 한다고 합니다. 바에 들어와서 쉬는 시간동안은 바깥세상을 잊으라는 뜻이기도 하고, 바 안에서는 무슨 이야기를 나누든 밖으로 가져가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그런 의미에서 이 가게의 문을 본 순간 이미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싱글몰트 위스키를 좋아하는 제게 이 가게의 Backbar 는 감탄을 주기 충분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위스키, 진, 보드카들... 위스키도 싱글몰트, 버번, 블랜디 종류별로 다양하게 갖추고 계셔서, 언젠가 작은 홈바를 하나 만들겠다고 생각했던 제게 꽤 '비싼' 영감을 불어넣어 주기도 했습니다.

바텐더께서도 술에대한 지식이 대단하셔서, 가벼운 것으로 부터 무거운 것까지 다양한 싱글몰트 위스키를 맛보게 해주셨는데요. 꽤나 재미가 있어서 한두잔만 마시겠다 생각했던 것이 여러잔이 되어 버렸지만, 다양하게 바뀌는 위스키 맛도 재미있었고, 위스키에 물 몇방울을 떨어뜨려 맛을 바꾸는 신기(?)도 보여주셔서 아주 재미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바를 만끽하다가 마지막으로 진피즈를 한잔 마무리로 주문했는데, 칵테일에 있어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레몬 대신 사용한 자몽필이 아주 상큼한 향을 주는 맛있는 진피즈 였으니까요.

혼자서, 혹은 둘이 기분이 좀 쳐지는 그런날, 혹은 조용히 이야기 나누고 싶을때 한번쯤 들러보면 어떨까 합니다.

다만.... 영수증을 받으셨을때... 다소... 놀라실 수도 있습니다 ^^ (자주 갈순 없을 것 같아요...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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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좋은 시간 되셨겠네요^^ 영수증 받기전에는요. 가끔은 자신을 위한 이런 시간도 필요한것 같습니다.

네 좋은 시간이었어요... ^^ 한국 계시면 한번 가보시면 좋을 텐데요... 물론 방콕에는 더 좋은 바가 많습니다만...ㅎ

들어가는 입구문이 무거워보여요 영수증도 무겁다는 이야기지요 ㅎㅎ

정확히 보셨습니다.. 흑... 귀한 술들을 먹긴했지만... 가격이.... 가격이....^^

👨 읽다가 저도 영수증 걱정을 했습니다. ㅋㅋㅋ 역시나!

바비랑 마리는 술을 안할테니 다행입니다 ^^ ㅋ
쪼오끔 비싸긴 한데, 그래도 아깝진 않을 퀄이긴 해요~

한번쯤 들르라고 영수증이 받으면 다소 놀랄만큼이 되나봅니다. ^^

안녕하세요 야채님~
덮어놓고 먹다보면 거지꼴을 못면한다~! ㅎㅎㅎ
그래도 성능은 훌륭하니까요...^^

으음 일반적으로는 혼술하는데 먼가 외로워서 바텐더랑 얘기하러 가는 경우가 많았죠.... 요즘엠 그게 힘들어서 집에서 혼술하는 경우가 많죠 ^^

그쵸... 그런면에서 집근처에 친한 바텐더가 있는 저런 바가 하나 있으면 가볍게 한잔 할 수 있어 참 좋을 텐데요...

흥미있게 읽었습니다. 고급 전문점 이다 보니 가격이 많이 비싼가 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 고급은 아닌데 좀 희귀한 술들이 많다보니 가격대가 좀 있더군요^^

엄청 맛나 보입니다.ㅎㅎ

^^ 술마시기 좋은 분위기라... 맛도...

한국에서 바 하면 너무 고급진 바만 생각남 ㅇㅇㅋ

고급진...에 많은 의미가 있어 보이네요 ㅎㅎ

출입문도 매력적이고 분위기도 좋아보여요~ 한번쯤 들러보고 싶은 공간이네요^^

네 문이 아주 매력적이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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