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안에 들어가면 뭐가 나올까요?"

in #kr7 years ago (edited)

대문.jpg
공부와 담을 쌓던 초딩시절 남들은 신기하지 않은데 저 혼자 신기하던 수학시간(산수였지요 아마)
제 눈에 가장 신기했던 것은 바로 '함수'였습니다.

선생님 : 자! 이 박스에 숫자 1을 넣으면 반대편으로 4가 나옵니다.
선생님 : 그럼 숫자 4를 넣으면 몇이 나올까요?
아이들 : 저요! 저요! 저요!
선생님 : 다 같이 맞춰봐요~

이때 손들지 않은 아이중 한 명은 바로 저였습니다.
너무나 쉬운 7 이라는 답이 제 입에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왜 저 상자에 들어가면 숫자가 커지게 되는거지?
도대체 이유가 뭐지?

어떤 분들은 '얘가 어린 시절에 바보였거나 감나무에서 떨어진 과거를 가지고 있는게 아닐까?'라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저는 당췌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 상자가 단지 수학적 약속을 나타내기 위한 사실이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흘러 사회생활 년차가 점점 늘어감에 따라 함수는 꼭 수학에만 적용됨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똑같이 교육을 받고 똑같은 메뉴얼에 입각해서 같은 일을 처리해도 사람마다 나오게 되는 결과치는 다릅니다.

물론 이것은 개인의 능력에 따른 차이로 인한 것이라 말 할 수 있겠지만

업무가 아닌 어떤이야기를 전할 때에도 사람마다 각자 받아들이는 내용이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을 느꼈습니다.(돌고돌아 다시 내게 들려오는 이야기가 전혀 다른 내용으로 오곤 하죠)

그리고나서 초딩때의 함수가 생각났습니다.
'아~ 세상사가 수학의 함수같다면 비록 당장은 그 답을 구하기 힘들더라도 언젠가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텐데'
'그렇게 된다면 어떤 사람에게 특정상황이 주어졌을 때 그 사람이 하는 반응을 알 수 있을텐데'

하지만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말처럼 사람마다 지니고 있는 마음의 함수는 그 정답을 알아낼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은 이 상황에서 이럴것이다'라는 자신의 깜냥으로 미리 속단하여 다른 이들을 판단하는 제 모습을 보게 됩니다.
쉽사리 남을 판단하지 말고 각자의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마음은 온데간데 없이 제 마음의 함수통에 넣고 다른 이들을 평가하는..

우리는 모두 그 또는 그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가 원하는 질문에 대해 그들의 대답을 미루어 짐작합니다.
바로 그들 내부에 있는 함수의 정의를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각자의 생각속에 있는 사람(마음)의 함수를 만약 알수 있다면 완벽하게 평안한 사회가 될까요?
지금도 심리학을 연구하는 많은 분들을 저는 어쩌면 마음의 함수를 밝혀내기 위해 쉴새없이 노력하고 있는 마음연구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 마음을 밝혀내는 함수..
오늘도 그 상자안의 공식을 알아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심리학도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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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날이 죽었다고 쓰신 글을 봤던 것 이젠 둥글둥글하고 자비로운 현자의 길에 들어서신 것은 아닌지 허허... 멋진글 잘 읽었습니다! 한 때 사람들의 뇌지도를 밝히면 모든 인간행동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생명공학과에 진학하고싶었는데 능력부족으로 포기하게됐네요... 소철님 말씀처럼 분명 심리학자들의 몫이 있을거라 생각하고 열심히 인간의 사고와 감정의 함수를 밝혀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ㅎㅎ 이 글을 쓰고나서 꼬~옥 빔바님이 오기를 바랬는데 결국 오셨군요 ^^

심리학책을 보면서 항상 '이들은 사람을 얼마나 잘 이해할까?' 싶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때로 상대방의 행동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유리한 고지에서 상대하여
나에게 더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하여 심리학책을 보았었죠.
그런데 결국 모든 사람은 공식으로 절대 움직이지 않더라구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절대로 이해못할 것이 사람이라고
이제는 내가 읽어 알게된 그리고 경험을 통해 구축된 깜냥만으로
사람을 평가함이 맞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네요.

그래도 이렇게 말해놓고도 또 사람을 평가하려고
나만의 함수를 사용하는 버릇은 버리지 못하겠죠? ^^

소철님께 응원을 받으니 힘이 막막 나는 심리학도 1인 입니다ㅎㅎㅎ 마음의 함수, 딱 맞는 비유인 것 같아요. 네모 박스의 모양은 다들 비슷하겠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각자 다른 수식과 명제들을 가지고 있겠지요. 마음의 함수에서 모두 다 다른 숫자를 품고 있겠지만, 다행인 것은, 더하기나 곱하기 같은 것들은 같은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겠죠^^ 그래서 심리 이론들이 있고 그걸 바탕으로 너와 나의 마음 속 숫자들을 알아가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의 함수, 정말 멋진 비유입니다!

또 한분의 심리학도인 가나님 와주셨네요~

모두가 다름을 인정하면 멋진 사회가
그러나 그 다름에서도 같은 행동패턴을 찾아내려는
심리학도는 멋진 사람들로 인정하는 것으로
오늘의 제 생각을 정리하려구요 ^^

문뜩 아이의 말이 생각납니다. 이제 산수 (1+1과 같은)를 막 시작한 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몇 일 전 아이가 1자리 숫자의 덧샘과 뺄샘은 대부분 맞는 답을 선택했지만, 두자리 숫자는 맞지 않는 답을 고른 것이 아니라, 대부분 답을 표기하거나 선택 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궁금했습니다. 왜 그랬는지 말이죠, 그 이상의 수도 곧 잘 셈해내는 아이인데 말이죠. 아이는 조심스레 답하더군요. "다 맞추면, 다음에 맞출게 없잖아~"라고 약간의 미소도 남겨 주면서 말이죠.. ^^

물론 @sochul 님께 오늘 작성해주신 귀한 이야기와는 조금은 다른 맥락 일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 다만, 너무나도 익숙해져서, 그게 마치 공식이고, 은연 중엔 나도 모르는 선입견아닌 선입견이 되버린 것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나 생각의 범위를 좁혀 버린게 아닌가 라는 것이죠..

오늘 하루는 항상 같음과는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다른 시각으로, 혹은 아이들의 생각이나 눈높이고 바라 볼 수 있는 하루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sochul 님도 동참 하시겠어요? ^^

고맙습니다~!!

@skt1님께서 말씀한 아니..
정말 크게 될 녀석 같습니다^^ 어찌보면 선생님의 상황까지 고려한 그런 대답을 하다니 말이죠.

어찌보면 저 또한 제 깜냥을 너무나 맹신한 나머지 지금까지 그 기준점 하나만으로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초등시절 그렇게 싫어하던 제 마음의 함수에 그들을 집어넣은 결과를 가지고 말이죠.

다양성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님을 제 자신을 보면서 느끼곤 합니다.

내일도 면접을 보아야 하는 자리에 참석해야 하는데
적어도 내일 만큼은 제 마음의 함수를 드러내놓고
그들의 진정한 모습을 보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skt1님의 말씀처럼 오늘 동참하지 못했지만
내일은 동참하도록 해보겠습니다.

정말 새로운 발상이네요. 3번을 연달아 읽었습니다. 심리학에 한번 관심을 가져봐야할것같아요 ^^

성민님도 그러셨는데 @kim066님도 세번을 연달아 읽어주시다니.
이상하네~ 오늘 제 글이 어렵지는 않으셨을텐데 말이죠 원래 글을 어렵게 쓰는 편도 못되고 ^^
아내가 열심히 심리학 책을 보고 있는데 이 또한 사람마다의 마음을 읽으려는 시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비가 아니네요. ^^ 즐거운 하루 맞으시길 바랍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변하고 갈대와도 같은게 여자의 마음이라고 했는데 이부분만큼은영원한 미스테리로 밝혀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오늘도 행복한 하루보내셔요~~ ^^

@rosaria님 아무래도 그건 절대로 밝혀지지 않을것 같죠?
왠지 신비로움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야 세상이 유지될 것 같은 비밀이라 말이죠 ^^
하지만 그 미스테리도 밝혀보려고 노력하는 심리학자들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ㅎㅎ

사람들을 보면서, 언젠가부터 행동과 말을 가지고 진단기준이란 공식을 대입해서 어떤 부류의 성격인지 분류하고 있는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마치 함수처럼 말이예요 @.@

네 누구나 자신의 깜냥으로 만나는 사람을 분류하고 평가하곤 하지요. 저 또한 예외는 아닌지라.
그러나 시간이 지나 내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던 사람의 참모습을 보고서 맘속으로 정말 많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제 자신이 안들어놓은 함수가 틀렸음을 깨달은거죠. 실상 이렇게 사람을 제 마음의 함수공식에 껴넣으려 했던것 자체가 잘못이었던 것이죠.

소철님 글을 읽으면 항상 한번더 생각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으시네요.. 좋은 글입니다.
저도 읽고나서 한번 생각을 해봅니다...

틀에 짜여서 살고 있는건아닌지... 감사합니다.

@skt님!
제 글을 좋은글로 평가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며 제 자신의 기준점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저만의 기준점을 다른 사람에게 저만의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이
이제 맞는 것만은 아닌듯한 느낌입니다.

이 모든 기준점 또한 단 한 명인 저 혼자만의 생각때문이 아닐런지..
이제는 더 넓게 그리고 그 사람 자체의 모습을 인정해야 하는것이 맞다는 생각인거죠. ^^

사람의 특성 함수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저마다 그것을 근사 함수(approximated function)로 판단하죠.
객관적으로 보는 사람은 근사를 잘 할 것이고,
일면만 봐왔던 사람은 근사를 잘 못하겠죠.

복잡한걸 단순화 해서 간단하게 볼 수밖에 없는데, 이러면 이해는 잘 되지만 모든 면을 담을 순 없는게 한계인 것 같습니다.

오~ 멋진 표현입니다.
@nand님 근사함수의 개념은 모르던 내용이었는데 이런 함수가 있었군요.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는 개념은 필요하겠지만 이 또한 사람에게 만큼은 적용함에 한계가 있는듯 합니다.
어쩌면 이 복잡한 것을 단순히 나만의 기준으로 보려고 했던 제 기준점의 잘못이겠지요.
그래서 저도 이제 사람을 제 깜냥만으로 함부로 평가하지 않으려구요 ^^

각자의 주어진 함수를 깨기위해서 많이들 노력하려하고있습니다. 내안의 상장가 큰것인지 남의 기준에서 작은것인지 저사람의 상자는 크다, 작다 평가를 하기시작해서, 소철님의 글에 철학이 들었나봅니다. 자꾸 되세기게 되네요, ~~~사람마음을 밝혀내는 함수~

@kwak님 감사합니다.
저 혼자만의 생각을 또 이렇게 이해해주시니
혼자만의 개똥철학인거죠
아니면 개인적취향? 요즘은 개취라고 표현하는 ^^

마음의 함수! 멋진 표현이네요 ㅎㅎ

@nyoung90님 반갑습니다.
팔로우 되어있지 않으셔서 지금 팔로우하였습니다.

네 오늘은 제 자신이 만들어놓은 마음의 함수로 다른 이들을 평가하는 우를 범하는 게 아닌지 싶어 이런 내용으로 포스팅하였습니다.

사람은 공식으로 평가될 수 없고 그 사람 자체의 모습으로 평가함이 맞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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