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ong's Diary] 많은 생각들이 오갔다.

in #kr-youth6 years ago (edited)

스팀잇 커버.001.jpeg

1.

무의식적으로 스팀잇을 하다가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는데, 바로 내 피드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 내가 스팀잇을 가입한지는 반 년이 넘었고, 본격적으로 시작한지는 4개월이 지났다. 그 때가 지금보다 장이 좋았던 때라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그 때의 피드는 나름 내 기준에서 양질의 글들이 많을 때였다. 양질의 글이라 함은, 나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그래도 읽고 배울 수 있는 글. 생각해볼 수 있는 글들. 굳이 그것이 암호화폐나 블록체인과 관련된 내용이 아니더라도 생각이라는 걸 하게 해줬다.

다양한 사람들과 논쟁도 하고. 그러다 보니 내가 글을 쓸만한 토픽들도 생겼다. 원래 생각은 생각을 낳는 법이다. 혼자 생각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나에게 스팀잇은 생각의 꼬리를 물게 해주는 곳이었다. 새로운 생각을 자극하는 자극제 같은 곳이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3~4월에 내가 그렇게 무자비하게 글을 써낼 수 있었던 이유도 스팀잇 특유의 환경 덕분이었다.

요즘엔 그런 자극제가 없다. 피드엔 테이스팀 아니면 스팀헌트 글들 뿐이다. 생각을 자극하는 글들이 있더라도 이제는 테이스팀헌트 글들이 많아서 기존에 재밌던 글들이 많이 밀려난 거 같다. 내가 스팀을 좋아했던 이유는 생각에도 돈을 줬기 때문이고, 돈을 받는 생각은 그렇지 않은 생각보다 더 양질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만의 생각이었다. 생각에 돈을 준다고 꼭 좋은 생각들이 돈을 받는 것은 아니었다. 뭐 사실 그 글의 질이라는 것도 굉장히 주관적인 기준이지만. 뭐 그래도 확실한 건 영어로 도배된 글을 보려고, 또는 음식사진들을 보려고 스팀잇을 시작한 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런건 인스타, 페이스북에 더 편리한 형태로 더 많이 있으니까.

2

파워업을 하면서 셀프보팅도 멈췄다. 나는 내 글에 객관적인 가치를 메길 수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에 셀프 라이크를 누르는 모습도 좀 이상하고. 자기애성 인격장애가 아닌한. 그냥 난 그런게 싫었다. 그런데 스팀잇 커뮤니티도 점점 바뀌는게 보인다. "쟤도 하는데 내가 안하면 손해잖아?" 라는 생각들 때문에 객관적인 가치를 메길 수 없음에도 자신의 글이 훌륭하다 자위하며 셀프보팅을 눌러버리는 모습들이 좋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뭐 그렇다고 내가 할 수 있는게 있을리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별 수 있나. 그렇다고 스팀잇이 중이 바꾸고 싶다고 바뀔 수 있는 절도 아닐뿐더러. 애초에 그렇게 설계된 절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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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스팀잇에서 얻어가는 건 있다. 인적 네트워크다. 솔직히 내가 스팀잇을 통해 알게된 사람들만 생각해도 난 스팀잇을 통해서 손해본 건 없다. 뭐 애초에 친목질 할려고 스팀잇을 시작한 건 아니라서. 친목을 도모하는 사람들이랑은 더 이상 연락할 마음이 없다. 스팀잇이 아니어도 만날 수 있는 창구는 많으니까. 하지만 스팀잇에서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는 꾸준히 연락할 생각이다. 예컨데 같이 공부하며 글을 쓰는 @keepit 필진들, 스타리그 형님들, kr-youth 코인방 사람들. 스팀잇이기 때문에 만날 수 있었던 사람들을 알았기 때문에 스팀잇에 손해본 것은 없는 장사다.

4

스팀잇을 하면서 알게된 사람들을 통해서 많은 기회도 얻게되는 거 같다. 운이 좋게도 GXC 팀에 들어가게 되었다. Game X Coin 말이다. 원래 게임을 좋아했다. 가수가 되려고 하기 전엔 프로게이머가 꿈이었다. 김택용의 플레이를 보면서 나도 언젠가 무대에 올라가고 싶은 마음들이 있었다. GXC를 보니까 중학생 시절에 게임을 즐겨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스팀잇이 "글 써서 뭐 먹고 살래" 라는 페러다임을 바꾸려는 시도였다면, GXC는 "게임해서 뭐 먹고살래"라는 페러다임을 바꾸려는 시도라고 보고있다.

블록체인은 그런 매력이 있다. 탈 -중앙화 되었기 때문에 기존에는 수익이 나지 않았던 분야에도 수익이라는 것이 생길 수 있다는 거. 기존엔 중앙 기관들이 다 해 쳐먹었던 돈들이 핵심 유저들에게 들어온다는 거. 결국 블록체인은 친-유저(user friendly)환경을 구현하는 것이다.

프로게이머가 되지 않아도, 게임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비전이 좋았다. 다시 나를 동심으로 돌아가게 해줬달까. 어찌되었든 그래서 난 지금 GXC팀에 합류해서 GXC가 해외 투자자들, 유저들에게도 인지도가 생길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래나 저래나 스팀잇에 투자할 시간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는 이야기.

그냥 여러가지 생각을 적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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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공감하고 갑니다.. 제 피드에도 영어와 테이스팀이 한가득이네요.. ㅠㅠ 확실히 스팀잇에 들어오는 시간이 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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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XC 훙해라!
갓라쓰바드

GXC 가즈아~~ ㅋㅋㅋ

ㄹㅇ GXCQ 가져와라!! ㅋㅋㅋㅋㅋ

GXC 팀에 합류하게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더욱 바빠져서 포스팅을 하기 힘드시겠어요 ㅠ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요즘이지만 저도 스팀잇에서는 얻어가는 것이 참 많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얻어가는 것들은 많죠 ㅎㅎ 돈은 못벌었지만 사람들은 얻어가는듯!

오.. GXC 들어간 거 축하해!ㅋㅋ 좀 더 바빠지겠네 ㅋㅋ

그러게.. 정신이 없다 ㅋㅋ

와 GXC팀에 들어가셨네요 계획하던걸 실행에 옮기는 모습 멋있습니다

정신이 없네요 ㅋㅋㅋㅋㅋㅋ 뭐 이렇게 살다보면 좋은 날도 있겠지요 :)

앞으로 형님의 미래가 너무 기대됩니다 +_+
뭐든지 화이팅입니다 :)

내 미래를 기대하는 사람이 왤캐 많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의외로 이렇게 사는 사람이 끝은 초라할 수 있어

흠... 스팀잇도 분위기가 바뀌어가고 있군요... 초반에 저도 통통튀는 블록체인 관련 글들을 보며 사람들 글 하나에 참 많은 고민을 담는구나 싶었는데....ㅎ

확실히 스팀잇도 트렌드가 많이 변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아마도 전반적인 코인의 가격의 하락함에 따라 보팅액수가 줄어들면서 서드파티앱들의 보팅능력때문에 그쪽으로 포스팅의 쏠림(?)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듯해보여요.

뭐 당연한 현상이라고는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안타까운 부분도 없지않아 있네요..ㅎㅎ

저 같이 글 하나에 몇 시간씩 투자하는 사람 입장에선 보기 안좋은게 사실이죠 ㅎㅎ 뭐..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야겠지만..

그렇죠.. 그런 부분들이 참 안타까워요.
스팀잇에도 트렌드가 분명 존재하다 보니 시간이 또 지나가면 변해가겠죠~

다시 그런 트렌드가 오면, 또는 글쟁이 friendly SMT가 나오면 다시 열심히 글을 쓰게 되겠죠? ㅎㅎ

우선 스팀스달의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다시 자신의 글을 써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길것으로 예상하지만,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한 가격이 좀처럼 눈에띄게 오를 것 같진 않아서 어떻게 해야할지 혼자 고민중이에요..🤔

전 테이스팀헌터 이건 스달이 오르고 말고의 여부보단 smt가 나와줘야 해결될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 ㅠㅠ

1번 특히 공감합니다.
전 가벼운 글이 올라오는 걸 좋아하지만 특정 자본에 의해 맛집 글만 올라오는건 그다지 좋지만은 않네요.
영어로 알수없는 글만 올라오는 경우는 더더욱 그렇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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