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마지막 설거지와 밥...그리고 아들 초상화.

in #kr7 years ago (edited)

미친털입니다.

지난 화요일날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습니다.

1년 조금 넘는 미국 생활을 마치고 나의 조국,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쁜 마음은 잠시, 떨어져서 살아야 하는 와이프와 아이들이 눈에 아른거렸습니다.

혼자 육아하면서 공부해야 하는 와이프와

아빠 없이 엄마랑만 지내야 하는 아이들


떠나는 날 비행기 시간은 오후 2시...

전날 잠은 왜 이렇게 안 오는지...

그날도 아이들이 학교를 가기 때문에 아침 일찍 얼어나

밥을 안치고, 아침식사를 준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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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1년간 밥을 못해준다는 생각이 드니...

그날따라 더 열심히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밥을 먹고, 설거지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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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학교까지 데려도 주었습니다.

학교 앞에서 헤어질 때..

큰 아들 녀석한테는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아빠 오늘 한국 가는거 알지?’

‘엄마 말 잘 듣고, 동생들 잘 돌봐줘라!’

그날 따라 큰 아들도 갑자기 어른스럽게 변했습니다.

평소 장난치면서 말도 잘 안 듣던 녀석인데...

‘아빠 걱정말아요. 동생들 잘 돌볼께요’

이 말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올뻔 했습니다.

4학년에 다니는 아들이 어느듯 생각보다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째 딸에게는

‘공주, 아빠 없어도 학교 잘 다니고, 오빠랑 동생이라 싸우지 말어!’

딸래미는 이날따라 샤크하게 변하더군요..

평소랑은 다른 딸의 반응이었습니다.

‘알았어..학교 늦으니 얼릉 가야되!’

울지 않으려고 그런거 같아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막내 아들은...

아빠가 진짜 갈 줄 몰랐었나 봅니다.

아직 어리기도 하고 실감이 안났나 봅니다.

‘아빠가 너 학교 갔다 오면 집에 없어’

‘한국 갈꺼야!, 아빠가 돈벌어서 보내주면 맛난거 사먹어’

‘엄마말 잘 듣고,’

‘형이랑 싸우지 말고, 차 조심하고.’

이렇게 말하니...

갑자기 울면서 저를 꽉 안아 주더군요...

저도 눈물이 나는 걸 억지로 꽉 참았습니다.

평상시 같은 남자라고 안아주지도 않았던 막내아들이

사실은 정이 많은 녀석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과 작별을 하고 집에 와서

혼자 남아 아이셋을 보면서 공부를 해야 하는 와이프가

갑자기 안쓰럽게 느껴져서...

대청소를 시작했습니다.

빨래도 다 돌리고,

집에 마실 물이 조금 남아있어서,

근처 월마트에 가서 물 6박스도 사다 놓았습니다.

정수기를 쓰지 않아서 물을 사서 먹어야 하는데..

물을 사서 나르는 것도 여간 힘이 드는게 아닙니다.

그리고 애들이 좋아하는 머핀과 망고도 많이 사 놓았습니다.

이것 저것 하다보니 비행기 시간이 다가와...

짐을 들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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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안그랬으면...

지금 엄청 후회하고 있었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기러기 가족을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왜 가족이 떨어져 살아야 하나?..

솔직히 그런 경우를 보면 욕도 했었는데...

막상 저에게 이렇게 선택하는 경우가 생기니 기러기 가족도 하게 되더군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가장으로써 기러기로 살아가는 아빠들을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자녀들을 위해서 하신 선택인 것을...

그리고

끝으로, 지금이야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자주 연락도 하고 얼굴도 불수 있어서 덜 힘들겠지만,

예전 우리내 어머니들이 아들내미 군대간다고 우셨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지금의 추억을 남기고자 쓴 미친털의 일기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 @raah님이 택배로 보내주신 큰 아들 초상화가 왔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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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본 기러기는 외로이 하늘에서 울고 있나 봅니다.


이 글을 읽어주신 스팀잇 이웃분들 오늘하루도 힘차게 보내십시요!

미친털 올림.

스팀잇은 나눔과 소통, 그리고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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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중간에 넣어두신 설거지며 청소 사진을 보니 제가 떠나는 것 같은 마음에 가슴이 찡 합니다.
기운내시고 아드님 초상화 보면서 마음 달래시길 바래요. ㅠㅠ

예.위로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그림보면서 달래고 있습니다.ㅡㅡ;

떨어져있음 더 보고싶고
다시보면 더 끈끈해져 있을거예요~^^
화이팅

격려 감사드립니다!
혼자 기러기 된다고 좋은것은 잠깐인거 같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보고프네요.ㅜㅜ

아이고... 가족들 얼굴 눈에 밟혀서 어쩐답니까... 얼마나 떨어져 계시는건가요? 예전보다 영상통화니 뭐니 상황이 더 좋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ㅠㅠ

한 1년 정도 떨어져서 살거 같습니다.

와이프 공부가 1년남았거든요.ㅜㅜ;..

이렇게 스팀잇에서 위로 받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길다면 긴사긴이지만 그래도 기한이 정해진 이별이니 다행이네요. ^^
적적하심을 스티밋에서 많이 달래시길... 더 적적함 밋업도 한번 참석해 보시구요.

예!
스팀잇에서 힘을 얻고있습니다!
밋업 좋지요!
가고 싶네요~!

아이들이 아빠 잔소리 안들어서 좋아한다고 생각하십시오.. ㅠㅠ
아드님이 아빠 닮았봅니다.. 잘생겼네요.

아 그렇겠죠^^!
긍정적으로 보는 자세 너무 좋네요!

지나고 나면 더 좋은 가족애를 느끼수있었던 귀한시간이 되어 있을겁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것은 큰 힘이 되실거예요.

격려 감사합니다! 왠지 따뜻한 마음을 느낄수 있네요!

아빠의 마음이 느껴지네요. ㅠㅠ 그래도 그 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나름의
즐거움이 있을 겁니다. 외로움이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아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슬프네요..

좋은 글 읽고 팔로우하고 갑니다. 맞팔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주 오겠습니다. ㅎㅎ

위로 감사합니다.
힘내서 1년 잘 버티어 보려고 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요^^

차마 발이 떨어지시지 않으셨을거 같습니다.
돌아오기전 많은 일을 하시며 맘으로 몸으로 우셨을 생각이 드니 마음이 아픕니다.
미친털님도 한국에서 몸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인생에서 이런경험도 하네요;;
위로와 격려가 힘이 됩니다!

눈물 흘리고 있으니, 옆에 남편이 왜 우내고 물어봅니다.
마음이 아파서... 그 마음이 이해가 되어서... 아이도 부모도 그 힘듬이 안쓰럽고, 힘내는 그 마음이 기특해서 그런다고...
힘내세요!! 시간은 흐르고, 더 단단해진 가족으로 만나실거에요.

아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가족들이 없어서 조금은 쓸쓸했지만

그래도 잘 지내려고 노력하려고 합니다!

응원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제가 털님이 된듯 감정이 이입되서 눈물을 참게되네요
저도 2년 가까이 해외에서 일하게 되면서 가족들과 떨어졌던게 생각나네요. 갓난아이 홀로 키운 와이프님한테 제일 미안했던거 같습니다.ㅠㅠ
모쪼록 가족들과 자주연락하시고 건강 잘 챙기세요.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아...epitt925님도 저랑 같은 경험을 하셨다니;;

많이 힘드셨을거 같네요!

공감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스팀잇에서 소통하면서 즐기려고 합니다^^!

소통하며 즐기며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시길 바랍니다
가정에 늘 즐겁고 향복하신일 가득하실거에요~^^

앗.. 생각해보니 2회차 이벤트 당첨 된거 통보를 안드렸네요^^

당첨 되신거 축하드리고~ 당첨금은 이미 지급했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왠지 위로선물 주신듯 하네요;
감사드립니다!
이벤트의 달인 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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