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100] 골목안 풍경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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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찬 선생님의 골목안 풍경은 우리나라 사진사에서 꽤 의미있는 작품이다. 3인칭 보다는 2인칭에 가까운 시점으로 피사체를 담는다. 피사체는 항상 사진가에게 말을 건넨다.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두려워하는 나로서는 꽤나 신선한 사진이 아닐 수 없다.

누군가에게는 골목에 대한 향수가 있을 것이다. 구불구불하고 축축하며 깨끗하지 못한 골목, 잘 정돈되기보다는 어지러이 널려있고 사람들의 일거수 일투족, 살림살이를 볼 수 있는 골목. 왜 이런 것들에 향수를 느끼냐고 물어보면 쉽사리 답하기는 어렵지만, 솔직한 버전의 사람살이 아니겠냐며 반문해볼 수는 있을 것이다.

사진 자체는 이제 인터넷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매체가 되었는지는 몰라도, 전집이나 집으로서 엮는 느낌으로 사진을 보는 맛은 한결 다르다. "엮는다"는 과정에서 사진가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순서에 대한 힘을 우리는 도외시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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