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011 기록
점심 먹고 집으로 가는 길 은행 열매가 밟혀 바닥에 짖니겨져 있다. 한두서너 걸러 암수 나무라서 이맘때 신발 바닥에 열매가 뭍어나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 묘목 심을때 암수구별이 어려웠나 보다. 80년대 초반이니 벌써 40년은 되었다. 꼬꼬마 시절 학교에서 아저씨들이 은행 열매 한아름 모아다가 껍질을 드르륵 문질러 까던 모습이 기억난다. 그 기억엔 꼬릿한 냄새가 왜 없을까? 열매 냄새의 강력함은 대학시절 이 꼬릿함이 어디서 나는지 이몸저몸 킁킁 한참 찾다가 신발바닥에 납작 붙은 은햄껍질 때문이란걸 처음으로 이해했다. 그후론 열매보면 이 폭탄알을 터트리지 앉도록 긴장하며 까치발이 되었다. 밟은 채로 행여 전철을 타면 참사다. 앞에 재잘거리며 걷는 중고등학생 소녀들이 안 밟으려고 살금살금 조심하는 모습이 마냥 귀엽다. 냄새 민원 때문에 몇몇 도시에서 암나무를 숫나무로 교체하는 작업을 한다는데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 다 큰 나무를 잘라 놓고 같은 크기의 나무로 심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아 그대로 방치한 경우가 많아 더 흉물스럽다. 같은 크기의 나무를 그 자리에 다시 심을 수도 없지 않을까? 고작 3개월의 불편함 때문에 수십 년 아름답게 자랐던 나무에게 가혹한 짓거리를 한다. 인천시는 그대로 내버려 두었으면 좋겠다. 이 꼬릿한 냄새도 계절의 향기라서 좋다.
비 오는 날이 길어지고 있다. 다음 주도 비오고 흐린 날이 잦아 맑은 날이 드물꺼라고 한다. 비핑계로 텃밭을 가지 않다 보니 벌써 10일이 지나갔다. 배추는 썩지 않았을까? 씩씩하게 자라고 있는 무우는 어떨까? 내일은 꼭 가봐야겠다. 밖에 빗방울 부딪히는 소리가 과하게 들리고 있다.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peterchung, what a wonderfully evocative slice of life! Your post beautifully captures the simple, everyday moments that often go unnoticed. The image of the ginkgo leaves scattered on the path, and the girls tiptoeing around them, paints such a vivid picture.
I particularly appreciate your thoughts on preserving these trees despite the smell. It's a powerful reminder that nature's "inconveniences" are often integral to its beauty and our connection to the seasons. Your perspective is refreshing and thought-provoking.
I'm also curious about your garden! I hope your 배추 and 무우 are thriving despite the rain. Please share an update after your visit – I'd love to hear how they're doing! Anyone else have a garden they're tending to right now? Let's hear about it!
예전에는 아주머니들이 서로 은행을 주워 가시기도 하셨는데
언제부터인지 그냥 다 방치가 되더라구요
가끔 구청에서 청소하는 업체가 싹 청소하기는 하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