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횡설수설) 기무사 개혁 ? 제일 큰 문제는 청와대다.

in #oldstone6 years ago

왜 우리는 무슨 문제가 생기면 자꾸 널뛰기를 할까 ? 지금 기무사 문제는 마치 시궁창 같다.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기무사 개혁한다고 하더니 갑자기 기무사 계엄문건 작성으로 내란음모 혐의로 갔다가 지금은 또 참말 거짓말 논쟁으로 갔다가 다시 군의 기강이 서느니 안서느니 하는 문제로 왔다 갔다 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 처음에 저는 문재인 정부가 기무사의 계엄문건 가지고 언론플레이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보니 그것은 아닌 것 같다. 지금의 상황을 보면 문재인 정부가 상황을 관리하고 장악하는 능력을 상실한 것 같다. 오히려 차라리 문재인 정부가 언론 플레이하는 능력이라도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상황을 보면서 제가 느끼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이 현재 상황을 장악하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군통수권자로서 역할을 거의 포기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기무사 문제와 관련한 쟁점들을 하나씩 짚어 보기로 하자.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단순하게 사건의 앞뒤를 보아 누가 잘하고 잘못하고가 아니다. 어떤 것이 타당하며 합리적이고 무엇이 국가운영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를 종합적으로 따져 가야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그동안 우리가 판단해왔던 기준만을 들이대서는 제대로 해결하기 어렵다. 기무사는 대통령의 국군통수기능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기능을 수행한다. 원래가 정치적인 역할과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런 부대를 야전에서 전투를 수행하는 군이 지녀야 하는 미덕을 일방적으로 강조한다면 어떻게 될까 ?

자 먼저 기무사의 개혁과 관련한 문제를 짚어보자. 송영무 장관은 기무사 개혁을 주장했다. 기무사가 5공 당시 12.12 사태 당시의 주역이었고 구데타의 주역이었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이후 기무사는 역설적으로 군의 구데타를 막기 위한 역할을 주로 수행했다. 군대를 동원해 정권을 잡았던 전두환이 군대를 장악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기무사(보안사)를 이용한 것이다. 특히 병력을 지휘하는 주요 지휘관들은 주요 감시의 대상이었다. 소위 말하는 동향보고 같은 것을 통해 주요 군부대 지휘관들이 딴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하게 만들었다.

기무사를 통한 군대장악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이후 김영삼과 김대중, 노무현도 모두 기무사를 통해 군대를 장악했다. 기무사를 장악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자기 사람을 기무사령관으로 임명하면 그냥 기무사가 장악된다. 물론 역할과 관련한 개혁의 필요성이 없지 않았을 것이나, 기무사를 통해 군을 완전하게 장악했던 과거의 대통령들은 기무사의 개혁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기무사령부의 진급은 기무사령관이 전적으로 결정한다고 한다. 국방부나 육해공군 본부에서 기무사령부 요원들의 진급에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일 국방부나 육해공군 본부에서 기무사령부 요원들의 진급에 개입하면 기무사령부는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기무사령부 힘을 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장교, 준사관, 부사관들의 진급을 장관이 행사하는 것이다. 그러면 기무사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물론 세계 어떤 나라도 정보기관 요원의 인사문제를 외부에서 개입하는 경우는 없다.

김영삼과 김대중 그리고 노무현 당시의 기무사는 대통령이 군을 장악하는데 매우 효과적으로 기능했다. 김영삼 대통령이 하나회를 척결하는 등의 군 개혁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군을 안정적으로 장악했다. 김대중 대통령 당시에도 군의 주요 직위를 차지하고 있던 경상도 고위급 지휘관들을 꼼작 못하게 한 것도 기무사령부였다. 노무현 대통령 당시에도 탄핵과 같은 상황이 벌어졌어도 군은 확실하게 장악했다. 고위급 주요 군지휘관들을 꼼짝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이 기무사였다.

그런데 이번에 박근혜 탄핵당시에 기무사령부는 계엄문건을 작성했다. 왜 기무사가 내란음모로 볼 수 있는 계엄문건을 작성했을까 ? 그것은 기무사령부를 운용하는 사람이 그런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한민구 전 국방장관이 계엄과 관련한 검토를 하라고 해서 검토했다고 한다.

이렇게 볼때 기무사가 계엄문건을 작성한 것이 기무사의 개혁이유가 맞는 것일까 ? 문제는 장관이 그런 문건을 작성하고 했을 때 그러지 않겠다고 할 수 있는 조건과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송영무가 생각하는 기무사령부의 개혁은 국방부 장관이 기무사령부를 완전하게 장악하는 것이라고 한다. 기무사령부를 해체하고 국방부 내의 본부와 같은 조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역설적으로 송영무의 기무사개혁은 오히려 한민구가 기무사에게 계엄문건을 만들라고 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을 더 용이하게 만들 뿐이다. 국방부 장관 밑에 완전하게 속해 있는 기무사령부가 어떻게 군의 구데타를 막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 지금의 상황을 보면 오히려 기무사가 장관의 지시를 거부하게 만드는 것이 기무사 개혁의 핵심키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기무사의개혁을 주장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기무사가 주요 인사들의 뒷조사를 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군의 고급지휘관들 뒷조사를 확인하고 그들의 동향을 확인하는 것이 나쁜 일인가 ? 오히려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는 것 아닌가 ? 여러 군출신들을 만났다. 그들은 기무사의 활동에 대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군이 정치적으로 안정적으로 만드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했다.

필자가 보기에도 우리나라와 같이 과거 두번에 걸친 구데타가 있었던 나라에서 기무사와 같은 기능이 대통령의 통수권행사에 도움이 되면 되었지 방해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기무사가 과거에 이런 저런 잘못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런 잘못과 기무사의 긍정적 기능을 혼동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것은 기무사는 한국 현대사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아마 장면 정부가 기무사와 같은 조직을 가지고 있었으면 5.16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에는 헌병이 그런 역할을 했다. 당시의 헌병은 일제 시대의 헌병에 버금가는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당시의 헌병은 주요 지휘관을 밀접 감시하는 역할을 하지 않았고 박정희는 거의 자유롭게 구데타를 일으킬 수 있었다. 12.12 사태는 박정희 대통령의 유고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했다.

돌이켜 보니 이번 기무사령부의 계엄문건 작성도 12.12와 비슷하게 박근혜의 탄핵이라는 권력의 공백기에 발생했다. 문제는 그런 권력의 공백기에 어떻게 기무사와 같은 정보기관을 장악할 것인가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고민없이 과거 자신을 사찰했다는 이유로 기무사에 불만을 가지고 기무사 개혁을 한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고급 군지휘관들은 당연히 사찰의 대상이 되어야 하며 그러기 싫으면 군대를 떠나야 한다. 10월 러시아 혁명이후 볼세비키들이 군대를 장악하기 위한 방법이 바로 기무사와 같은 조직이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제가 글을 정리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가 의문이 떠올랐다. 국군통수권자로서 기무사령부가 군의 구데타 방지와 같은 업무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가 ?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하라고 하면 된다. 우리의 국민의식이 높아지고 군인들도 수준이 높아져서 더 이상 구데타 같은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말이다. 간단하다. 그냥 지금부터 그런 조직은 해체하고 인원을 줄이고 더 이상 고급지휘관과 장성들에 대한 감시를 하지 않으면 된다.

청와대의 입장은 무엇인가 ? 앞으로 군의 구데타을 걱정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 나는 걱정된다. 그리고 국방부 장관이 기무사령부를 완전하게 장악하는 것도 반대다. 만일 국방부 장관이 정보기관을 완전하게 장악하고 군령권을 행사하면 도대체 대통령의 국군통수권은 무슨 의미를 지니게 되는가 ? 국방부 장관에게 권한이 지나치게 집중되면 국방부 장관은 딴 생각하지 않을까 ? 또 다른 보나파르티즘이 출현하게 될 것이다. 당연히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국방장관도 감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지금의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 참모들은 무슨 입장인가 ? 이런 문제에 대한 입장 정리가 되어 있어야 개혁을 말혁을 하든 할 것 아닌가 ?

필자가 지금의 논란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청와대에 있다는 것은 상기한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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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do you really read korean words? :))

You are a military commander?! Really?
But may be your President have a good plan for your country. Let him give a chance to show his ability and idea. Chun Doo Hwan, who took control of the army by using an army, right? What is his main reason to do that. That is the question.

The Commander-in-Chief is the President, right? I think your country is facing a new problem... And what it is? We will see in the future...

올드스톤님의 의견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기무사를 제외하고 군을 통제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는지, 청와대는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가 궁금해지네요.

문제는 이것이 아주 크고, 중대한 일인데...
저쪽에서는 트루킹이란 자극적인 용어로
물타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개인 혹은 아주 작은 조직인 범한 행위와
군대 혹은 기무사 같은 크고 힘쎈 조직의 행위가

비교자체가 되지 않는데...
기득권들은 정말 말을 잘하는것 같네요.
입과 귀가 기득권의 편이니;;;

문정부로서는 변곡점이 아닐까 싶네요.

현재 군 내부에서 정부에 대한 불만은 통제 불가능한 선 까지 온 것 같습니다.
국방장관이 나서서 북에 대한 군축을 대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군 수뇌부에서 대놓고 반발을 하고 있죠~
기무사를 통한 군 기강 잡기를 시도 하려는 모양인데 쉽지 않을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 이후 국방부의 움직임을 군으로서는 이해 불가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번 수리온 추락으로 인해 해병대 장병들의 순국에 대한 청와대의 움직임 또한 군 뿐만이 아니라 저도 이해 불가할 정도니 ~

더욱이 국방장관이라는 작자가 유족들과의 만남에서 천만 다행을 외치고 다녔으니 참 어이없는 ~
(그냥 이냥반은 입 좀 다물고 살면 평균점은 할 수 있지 않을 까~)

유족분들의 문상온 국방장관에게 가까이 다가오지마라 비위 상한다는 외침이 ~
씁씁한 날들입니다~

국방장관 수준을 보면 문제인 정부는 군을 통솔할 자격이 있는지 하고 있습니다!!!

개개인마다 보는 시각이 틀리고 보여지는게 역량에 따라 틀리겠지만
저는 청와대와 국민을 상대로 기무사가 또 다른 시나리오로 대응을 한다고 보여집니다. 기무사 철폐 또는 개혁을 들고 나오는 마당에 그들은 마지막까지 어떤 대 국민 상대로 흔들기에 나설것으로 여겨집니다. 마지막 발악의 수준일까요?
어떤 모습이 참 군인의 모습일까요?
그들은 모두 국가를 위하여 명예롭게 복무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 국민 상대로 무력제압을 하려고 하였던 집단이 말입니다.

계엄령작성과 진실논쟁을 따로 떼놓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장관의 거짓말을 이야기하는 것이 국민들 흔드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현상황에서 제가ㅣ생각하는 것을 좀 정리해서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대화 너무 좋습니다. 의견을 교환하고 재미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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