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7-1, 유럽, 제2의 남미가 되려나 ? >

미국이 패권을 부분적이라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국제질서를 구상하고 있다는 추론을 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과 나토 그리고 AUKUS 및 한국과 일본들 하나의 세력권으로 형성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현재의 국제질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중국에게 패권적 지위를 양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탈피하기 위한 시도로 유럽을 자신의 영향권 하에 두는 새로운 세력권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만일 그런 상황이 도래한다면 유럽의 지위는 어떻게 될까? 제2차 세계대전이후 유럽은 영국, 프랑스가 전승국 지위를 유지했다. 그리고 냉전이 진행되면서 독일과 일본은 패전국의 지위에서 탈피하여 경제강국으로 등장할 수 있었다.

미국은 냉전시대와 같은 국제질서를 유지함으로써 단극체제가 아닌 양극체제에서의 패권적 지위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 같다. 중국과 러시아를 배제하고 냉전때와 같은 경제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미국의 의도는 이해가능하다. 문제는 과연 그런 의도를 지닌 구도가 존속가능할까 하는 것이다. 그런 구도가 가능하려면 두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하나는 러시아와 중국이 냉전시대와 마찬가지로 경제적인 성장이 정체되어야 한다.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브릭스 국가들의 경제성장이 정체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조건은 그리 현실적이지 않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는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권위주의체제이지만 이미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하고 있다. 중국의 시장규모는 미국을 추월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시장보다 중국시장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브릭스 전체를 합치면 그 시장의 규모는 미국과 유럽을 합친것보다 훨씬 크다.

중러를 중심으로 한 브릭스 세계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나토세계간 시장규모의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질 것이다. 설사 세계의 경제권이 두개의 경제권역으로 완전하게 나뉜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가면 갈수록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브릭스 경제권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결국 미국을 따르던 국가들도 점차적으로 중러의 브릭스 경제권으로 비중을 높여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남는 곳은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폴란드 등 정도뿐이다. 그 정도의 규모로는 제국을 유지하기 어렵다. 규모가 안된다.

두번째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제권이 성장하기 위한 남미와 같은 희생양이 없다는 것이다. 냉전시대에 미국과 서방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남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남미는 냉전시대에 가장 착취를 당했다. 미국과 서유럽의 경제발전을 위해서 가장 많이 희생을 당했던 곳이 남미다. 최근 남미에서 좌파 정권들이 권력을 잡는 것은 그런 역사적 경험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항상 피해를 보는 곳이 있다. 불균등 발전 법칙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본주의가 유지되지 않는다. 남미는 그런 불균등 발전의 대표적인 희생자였다. 앞으로 남미는 그런 희생자가 되기를 거부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아르헨티나가 브릭스에 가입신청을 했다는 것은 실로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앞으로의 남미는 과거의 신식민지와 같은 지위를 거부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그런 역할을 누가 맡을 것인가 ?

지금같은 상황이라면 유럽이 제2의 남미가 될 수 밖에 없다. 남미가 미국의 식민지가 되는 과정은 아주 단순했다. 남미지도부가 인민의 이익이 아니라 미국의 이익을 위해 봉사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떨어지는 빵부스러기를 분배 받았다. 그 댓가는 남미 인민이 노예와 같은 삶을 사는 것이었다.

지금 유럽 정치지도자들의 태도도 남미 정치지도자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유럽의 정치지도자들중에서 러시아가 자신의 실질적인 군사적 위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 러시아는 소련이 아니다. 이미 시장경제체제로 변한 러시아를 가상의 적으로 만들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고 미국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자들이 최근 유럽 정치지도자들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윤석열 정권도 다르지 않다.

문제는 미국의 생각과 구상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유럽이 미국의 구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유럽 국가들 내부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헝가리와 세르비아 같은 국가들은 처음부터 유럽의 대러시아 제재와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최근들어 서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탈리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주장하고 있으며, 프랑스의 마크롱은 총선에서 패배했다. 마크롱의 입장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독일이다. 독일 산업계는 러시아와 관계를 차단하면 붕괴한다는 경고를 수없이 보내고 있다.

만일 유럽이 미국의 생각처럼 제2의 남미가 되기를 거부하게 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까? 전쟁이 장기화되어 유럽의 경제위기가 가속화되면 될수록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유럽인민들의 부정적인 입장이 강화될 것이다. 유럽의 경제위기는 러시아 및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가 아니면 해소되기 어렵다.

미국은 러시아가 얼마나 견디느냐를 고민하는 모양이다. 문제는 러시아보다 유럽이 더 빨리 붕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은 러시아의 붕괴시기를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의 붕괴를 걱정해야 한다. 유럽은 러시아만큼 오래 견딜 수 있는 체질이 아니다. 원자재와 중간재는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수입해야 한다. 지금처럼 러시아로부터 원자재도입하는 것을 일부만 줄이는 것으로도 유럽의 경제는 파탄의 지경이다. 만일 중국을 견제한다고 중간재 수입을 중지하게 되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까? 아마도 유럽의 경제는 마비될 것이다. 중국은 당연히 유럽의 상품을 수입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유럽경제는 절망적인 파국에 도달한다. 유럽은 그런 정도까지 견딜 수 없다.

만일 유럽이 견디지 못하고 러시아 및 중국과 타협을 하게 되면 유럽을 제2의 남미로 삼으려고 하는 미국의 계획도 무산된다. 그것이 곧 미국 패권 붕괴를 의미한다. 결국 유럽의 정치지도자들은 남미의 정치지도자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 유럽이 남미와 다른 것이 있다면 유럽 인민들의 역사적 경험이다. 유럽은 혁명의 출발지다. 일정한 선을 넘으면 유럽의 정치권력은 바뀔 수 밖에 없다. 유럽 인민들이 현실을 자각하면 제2의 남미가 되는 신세를 거부할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유럽은 제2의 남미가 될 것이다. 결국 유럽 인민들의 자각이 미국패권 붕괴의 신호이자 계기가 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국? 유럽의 신세와 다르지 않다. 한국 인민이 각성하지 않으면 제2의 남미가 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그런데 한국 인민은 유럽 인민들 보다 더 혁명적이다. 그것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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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선택은 어떠해야 할지, 그것을 우리의 리더십이 해낼 수 있을까요? 아니면 마지막 문장처럼 혁명적인 국민의 선택이 결정하게 되는 것인지...

국민들의 의지가 많이 작용하겠지요. 그러길 바랍니다.

아슬아슬한 요즘입니다.

네 아슬아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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