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문학의 차이 # 마광수교수의 자살[2017/09/06]

in #kr-1000club7 years ago

스티밋을 하느라 뉴스에 접하는 시점이 너무 늦다.
심지어 핵실험 소식을 하루 지나고 애인 'ㅇㅇ씨'에게 들었을 정도니..
좀더 자주 뉴스를 접해야 겠다고 생각한다.

오늘 눈길을 끄는 소식은
'마광수 전 연세대 교수'의 자살이다.


[출처:SBS 뉴스]

마교수는 내가 대학시절에 이름만 들어본 사람이다.
연대에서 학생들에게 꽤 인기가 있다고 당시 연대국문과에 다니던
친구가 말해줬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했고
막걸리 한잔에 안주거리 정도로 넘어갔다.
뉴스 내용을 보니 당대의 촉망받는 천재였단다.
사회가 그를 죽였단다.


그림과 시에 뛰어 났다는데..
왜 그는 그림과 시를 버리고 산문을 택했을까?


나는 자주 그림과 산문을 대조시켜 생각해본다.
내 생각은 이렇다.

그림은 화가의 의도가 개인의 정신속에 은폐된다.

개인의 성향에 따라 편집되고 인식되기 때문에 화가의 의도가 무엇이건
그것을 보는 개인만의 은밀한 세계로 숨어들게 된다.
당연히 화가의 의도에 대한 해설조차 개인의 것이 되고
만일 그것이 반사회적인 요소가 담겼다고 하더라도
화가자체를 비판할 목적이 없다면 무시될 수있다.
화가 입장에서도 자신의 의도를 드러내는데 편리한 영역이 있다.
즉 '표현의 모호성'이 보장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장은 다르다.
무인도에서 혼자 낙서를 하는 것이 아닌 이상
글쓰기는 자신이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고 전달해야 한다.
전달이 되지 않으면 자신까지 매몰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사람 대체 뭔소리를 하는거여?" 가 되면
머지않아 밥줄끊기게 되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보면 마교수는 선택을 한것이다.
자신의 세계를 표현하기 애매한 그림보다는
분명히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는 문장을 선택한 것이다.
따라서 그가 당시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작품의 내용은
그의 생각을 분명히 표현하고 전달하려고 노력했던것이 분명하다.

물론 그런 노력에 대해 당시의 가혹한 처사가 합당한 것이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다.
다만 당시 지배층은 받아 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단순하다.
자신들이 어둠의 영역에서 행하고 있던 온갖 도덕적 추잡함의 일면을
너무나 명확하게 표현하는데 그 소설의 주인공들은 자신들의 자식들과
자신들이 상대하는여성의 나이였던 것이다.
젊을 여성들을 대상으로 쾌락을 즐기던 높은자리의 처분권자들에게
상대는 지배욕구를 충족시키는 노예와 같다.
만일 그 상대가 오히려 자유의지를 갖고 자신들을 이용한다면
그건 극도로 불쾌한 경험이 된다.
여성의 자유연애 풍조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지탄의 대상이다.
밤거리와 룸살롱등에서 행해지던 기성세대의 방탕한 일상에서도
여대생의 자유의지는 수용될 수 없었다.

아무리 문란한 성생활을 하는 사람도
자신들의 딸을 접객업소에서 만나고 싶지는 않은 이율배반성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마교수는 잘못된 선택을 했고 뉴스의 주인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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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반갑습니다^^

war war situation in Korea.

뭔소리여?
'워워'는 소한테 천천히 가라고 할때 쓰는 말인디..

아 그렇네요.. 안타까운 소식이네요.. 사실 저도 어린시절부터 마교수의 글을 비난도 해 본적이 있지만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더 많았다고 생각이 되네요..
슬픈 소식입니다... 저도 이제야 확인했네요 t.t

비난 받을 사람은 아니고
단지 솔직할 뿐이죠.
우리는 솔직한 사람을 그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솔직함이 자유롭게 표현될 수 있어야
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기 힘든 법인데요.

그렇지요.. 상황에 따라 시대에 따라 나이에 따라 그런 이해와 인정이 달라지는 것에 대해서 아쉬울 뿐 입니다.

이 분 강의를 듣지 못하고 졸업한 게 참 아쉬웠는데 안타까운 소식이... 적어도 누구보다 솔직한 분이었습니다.

아..그러셨군요.
당시 각 영역에 있던 실권자들이 용납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게다가 그 무렵이 터져나오는 사회적 자유와 권리찾기 분위기가
위협으로 느껴 질 수 도 있었을 것이구요.
희생자가 맞지요.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은 조심해야 하는데
마교수는 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던 것이 원인이라고 봅니다.

마광수 교수님 자살한 거 보고 좀 그랬지요. 성에 대해서 이야기했다는 것만으로도 잡혀들어가고. 대체 왜 우리는 잡혀간 마광수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을까요.

그때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사회에서 환영받을 소설은 아니었지요.
제가 당시의 젊은 세대였습니다만 우리세대의 문제는
의식은 깨어있고 그것을 지킬 방법은 생각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심하게 말하면 개인적으로 즐길 줄만 알았다는 뜻입니다.
성적인 문제는 은밀하기 때문에
누가 선뜻 나서서 왈가왈부 하기 힘들지요.
그리고 당시의 사회적 이슈는 아무래도 정치적인
부분이 많았구요..

이 분 하면 "퇴폐"라는 단어가 떠올랐는데 최근 재평가된 글들을 다시 읽어보니 오해가 참 많은 분이더군요... 아까운 분이 날개를 못 펼치시고 돌아가신 것 같습니다.

재평가라고 내놓는 글이라는 것들도 참 파렴치합니다.
당사자가 절단 날 때는 나 몰라라 했다가
세상이 조금 우호적으로 다루니 너도나도 팔아보겠다고
좌판 벌이는 격이지요.
대한민국에 비평가라는 사람들이 그런 겁니다.
물론 그들 뿐만이 아니지요.
학자, 관료, 정치인, 장교..99%가 그럴겁니다.
마교수도 길을 잘못 간 것이지요.
사드의 저작이 출판되는 것을 보고 착각을 한 것인지..
노태우정권의 폭압속에서 그런 소설이나 쓰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좋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쪽에서는 사회비판세력이 절단나고 있는데
누가 자기를 변호해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건지
마치 일제시대에 퇴폐문학을 전개하는 것과 비슷하지요.
운동권을 탄압하면서
사회정화라는 테마를 내세워야 했고
마교수도 그 희생양이 된 것이지요.
인간적으로는 안타깝네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작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렇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이제는 특별히 뉴스라고할일도 없을정도로 성개방이 되었는데 무슨일인가했는데 그때의 문제가 계속 얽힌모양이더군요

아직도 그 책은 금서로 묶여 있다네요..
읽어본 적 없지만..
사드의 책이 장서목록에 들어있는 것에 비추어 볼 때
참 어이가 없습니다.
평가위원들이 아마 룸싸롱에 들락거렸을 텐데 말이죠..

마광수 교수가 자살했군요.....

음... 충격이네요...

그렇지요.
일단 뉴스에서는 그렇다고 말하더군요.
꽤나 재능 있는 사람이었던 모양인데요.
세상이라는 것이 단순하지가 않지요.

정확한 자살 원인이 궁금해지네요...

세상이라는 것이 정말 단순하지 않나 보네요...

재능있는 사람이 죽음까지 선택하기까진 어떤 이유였을지..

마광석 교수가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쓴 분 맞지요?

음.. 갑자기 든 생각인데 재능이 꼭 복이 되는 거 같진 않은 거 같아요.. 너무 큰 재능은 간혹 가다가 재앙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는 듯 하네요..

네...재능이라는 것이 꼭 좋은 것 만은 아니지요.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삶이 제일인 듯 싶습니다^^

네 ^^ 저도 어릴 때는 왜 나는 재능이 없나 뭐 이런 거에 불만이었던 것 같은데 그냥 살면서 이렇게 눈에 띄지 않는 작은 풀 같은 평범한 삶이 오히려 제가 제 삶을 더 맘껏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누구나 다 가는곳
서둘러 가니 아쉽네요.

정신이 약해지다보면
한순간에 그렇게 되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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