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 buskers] 공간의 부가가치는 누구의 몫인가?

in #stimcity4 years ago (edited)



텅 빈 공간에 건물을 세우고 그 건물을 분양합니다. 부가가치는 공간을 상상하고 그곳에 건물을 세운 이가 창출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분양가에 반영되어 있겠죠. 부가가치의 분배는 분양을 완료함으로 상상한 이에게 주어졌습니다. 이제 분양받은 건물의 부가가치를 증대하는 일은 분양받은 건물주의 몫입니다.



건물주는 그 공간에서 직접 무언가를 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증대할 수도 있고, 그 건물을 다시 임대해서 부가가치를 증대할 수 있습니다. 이때의 부가가치는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지불하는 임대료와 임차인의 노력으로 생겨나는 별도의 무엇입니다. 이것을 알파라고 부르기로 합시다.



알파는 누구의 몫이고 어떻게 분배되어야 할까요? 건물주가 직접 운영함으로써 발생한 알파야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임차인이 발생시킨 알파도 건물주의 몫일까요? 현대 산업사회는 그것을 권리금의 항목으로 임차인에게 귀속하고 있습니다. 임차인은 그 공간에서 발생시킨 부가가치를 권리금의 명목으로 다음 임차인에게서 평가받습니다. 기존 임차인과 신규 임차인 간의 평가와 거래에 건물주의 몫은 없습니다. 아닙니다. 그 공간을 잘 가꾸고 창의적으로 운영하여 새로 생겨난 부가가치는 건물에 이미 스며들어 있습니다. 유명해졌고 사람들이 줄을 서는 바람에 건물의 시세 역시 올라버렸습니다. 이 몫을 가져가는 건 건물주입니다. 이 공간의 권리금은 기존 임차인의 몫이지만 그 권리금이 상징하는 만큼의 건물의 부가가치는 건물 가치에 스며들어 반영되어 있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모두 현재의 상식입니다.



문제는 변화무쌍한 자산시장의 변화로 말미암아 알파가 임차인의 권리금을 보장할 수 없는 형태로 건물주에게 귀속되어버리는 일입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부르고 있는 이 현상은 그러니까 건물주의 비합법적, 또는 편법적 강제로 임차인이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채 쫓겨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중도 계약 해지, 또는 터무니없는 재계약 조건으로 이 공간의 생명력을 중단시키고 건물주가 임차인의 권리금을 삭제시키거나 권리금을 생략한 채 해당 공간을 건물주 직영으로 전환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임대하는 편법적 착취의 발생이 자주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이를 통제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조례와 법률을 만들어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하려고 합니다. 임차인이 자신의 투자금을 회수하고 적절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기간을 산정해 계약 시 임대보장 기간을 의무적으로 부여하기도 합니다. 일견 합리적으로 보이나 돈을 위해서라면 온갖 술수와 편법을 무릅쓰는 시장의 논리를 충분히 꿰뚫고 있지 못한 멍청한 개입이기도 합니다. 언제나 시장은 규제보다 빠르고, 건물주들은 그런 움직임만 보여도 선제적으로 임대료를 올려버리거나 기존 임차인과 계약을 해지함으로써 의무 기간만큼의 기대 수익을 선반영시키려 듭니다. 임대인들의 약삭빠른 동작을 전제하고 있지 못함으로 고통은 임차인에게 전가되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시장은 계속 왜곡됩니다. 교정하려는 노력과 개입이 풍선효과를 마구 일으키며 거품과 왜곡만 증대시키는 것입니다. 이미 모두가 충분히 목격한 답답하고 한심한 현실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까요? 그걸 알면 세계 대통령을 해도 될 겁니다. 노벨상은 물론 전 인류의 국부로 추앙받을지도 모릅니다. 그걸 해결하려고 공산주의 실험도 해보고 복지제도도 수립해보고 이런저런 온갖 시도를 인류가 다양하게 해보고 있습니다. 욕망과 분배, 평등과 경쟁의 조화를 어떻게 조율할까? 난제중에 난제이나 인류 진화의 동력이기도 합니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다 여기까지 진화해 왔으니까요.



언제나 건물주느님이 승리하는 건 아닙니다. 창의성이 떠나간 텅 빈 건물은 버려지기 일쑤입니다. 상권 자체가 망가지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우리는 그런 한때는 찬란했던 길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건물의 부동산 시세는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 온갖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이 자산시장에 부동산 불패라는 믿음을 심겨주었고 그에 따라 건물주들은 그냥 비워놓아도 상관없다는 배짱을 장착하게 되었습니다. 부동산 폭등세의 시세차익에 비하면 임대료 수익은 그리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그러면 임대료는 안 받아도 되지 않을까요? 알파를 높여 줄 수 있는 창의성이라면 말이죠.



그렇게 풍선이 이리저리 불어납니다. 그렇다 펑~ 하고 터지면! 차라리 낫습니다. 지나친 팽창에 풍선의 표면이 탄성을 잃어버리면 이건 터진 것도 불어나는 것도 아닌 이상한 상황이 펼쳐집니다. 그러니까 불패의 신화로 몰린 돈은 산업현장으로 흘러 들어가지 못하고 부동산에 모두 묶이게 되는 겁니다. 돈은 많이 풀렸는데 부동산 시세의 숫자만 늘어나지 시중에 돈은 돌지 않으니 사람들은 소비를 할 수 없고 소비를 하지 못하니 기업은 매출을 올릴 수가 없습니다. 정부가 다시 돈을 풉니다. 막차라는 소리가 들려오니 사람들은 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빚까지 내서 또 부동산을 삽니다. (얼마 전까지 다들 그랬습니다.) 시중에 돈은 더 마릅니다. 자꾸자꾸 부동산 가격만 오릅니다. 그리고 그건 아무런 부가가치를 생산해내지 못하는 숫자의 상승일 뿐입니다. 내 집 팔아 다른 집을 살 수 없으니 이건 오른 것도 안 오른 것도 아닙니다. 한계에 다다르면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그 한계는 어디까지고 언제일까요?



어떤 사람이 코인에 투자해서 큰돈을 벌었습니다. 그는 그 돈을 명목화폐로 환전해 부동산을 삽니다. 사람들은 그것 보라고 결국 부동산을 사지 않냐며 코인 투자자들을 비웃습니다. 코인이 더 오를 거라면서, 암호화폐가 부동산보다 더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할 거라면서 왜 부동산을 사냐며. 그러면 그건 투기가 맞습니다. 그리고 비웃을 만합니다.



그런데 어떤 투자자가 스팀을 팔아 산 건물에 창의성을 끌어들이고 그들로 하여금 임대료 대신 임대료만큼의 스팀에 투자하게 합니다. 그리고 약정을 하는데 이 공간에서 나온 부가 수익의 일부 또는 전부를 계속해서 스팀에 투자한다면 계약을 계속 연장해 주겠다 하면, 그래서 그 공간에서 나온 어떤 콘텐츠가 대박을 치면 어떻게 될까요? 건물주는 이미 스팀 투자자이겠죠? 임차인은 임대료와 수익을 꼬박꼬박 스팀으로 전환했으니 그들은 화폐공동체를 이루었습니다. 그런 임차인과 임대인의 연대가 계속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요? 그러다 그 공간에서 '오징어 게임'이나 'bts'가 등장한다면요? 그런 조합들이 서로 연합체를 이루어서 자꾸 확장되어간다면 창의성이 일으킨 부가가치는 건물주만의 몫이 되었습니까? 임차인은 내쫓길까요?



어떤 창의성이 뜰지 어떻게 아냐고 하면 그런 시도를 더욱 많이 하면 됩니다. 하나의 건물, 하나의 공간, 하나의 시도는 확률이 떨어지겠지만, 그걸 편의점만큼 많은 공간에서 다발적으로 이루어낸다면 확률은 거의 100%에 가까울 겁니다. 물론 고양이 목에 방울 걸기 같은 얘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넷플릭스가 세계의 영화감독/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을 모두와 독점계약을 하고 계약금으로 오피스텔을 한 채씩 주면 어떻게 될까요? 멜론이나 스포티파이가 세계의 모든 뮤지션 지망생들과 독점계약을 맺고 모두에게 일정액의 월급을 지급한다면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 이런 플랫폼들은 이미 내로라하는 지망생들이 앞다투어 자신의 작품을 헐값에 내놓는 갑 중의 갑이니까요. 가만히 앉아 있어도 서로 자신의 작품을 내달라고 아우성인데요. 공짜라도 좋아요.



그러나 bts와 오징어 게임의 감독, 제작사도 모두 그전까지는 메이저 프로덕션이 아니었으니, 그때에 어떤 건물주느님 또는 투자자와 그러한 계약을 맺고 그런 자본가는 그러한 루키들, 신생 프로덕션과의 연결을 수백 개, 수천 개쯤 보유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게 스팀이고 그래서 수익은 모두 스팀으로 전환하기로 되어있었다면요. 그런 걸 할 수 있다고, 이 시스템이. 그런 걸 해보자고 [스팀시티]를 설계했더랍니다. 그리고 다음의 bts, 오징어 게임은 여기에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인류는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두고 혼자 더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러다 피라미드를 건설하고는 무너집니다. 아무도 살지 않는 나라에서 혼자 왕노릇 할 수는 없으니까요. 사다리 걷어차고 꼭대기에 올라봐야 도로 제자리 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도 오르려고 받쳐 올리던 사람들이 걷어차 버린 사다리와 함께 모두 사라졌으니까요. 부동산 시세 자꾸 올라봐야 시중에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면 물가 오르고 사람들은 월세 내느라 가난해져서 소비를 줄이니 다 같이 무너져 내리는 겁니다. 러닝머신에서 말보다 빨리 달리면 뭐 합니까. 어차피 제자리뛰기인데.



임대 안 나가도 부동산 시세차익이 더 크다며 비워놓는 건물주라면 어차피 임대료 포기한 거 창의성을 끌어다 풀어놓으면 어떻겠습니까? 코인 투기자가 아니라면 기왕에 스팀 팔아 산 건물을 스팀잇에서 활동할 창작자들에게 개방하면 어떻겠습니까? 대신 대박 나면 그중의 일정 퍼센트는 스팀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건으로요. 집 2채, 3채 가진 사람이 창작자에게 레지던스로 개방하고 월세 대신 스팀 투자를 조건으로 한다면요. 그래서 대박 난 창작자가 다시 스팀 팔아 부동산을 매입하고 그 공간을 다른 창작자에게 열어주되 자신이 했던 방식을 되풀이하면요. 이게 모든 암호화폐 시스템이 하겠다는 그것 아닙니까?



이 업도 경제의 대원칙인 '희소성의 원칙'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암호화폐는 새로운 게 아니고 기존의 희소성을 흡수하기 위한, 판을 뒤집기 위한 새로운 오징어 게임일 뿐입니다. 그러니 가능성과 희망으로 유동성을 흡수하고 그 유동성으로 희소성을 접수해가야 합니다. 그게 지난 정권이 부동산에서 암호화폐로 빠져나가려던 유동성을 '코인은 사기'라며 틀어막은 이유이고 기득권의 세대교체를 이루려던 명예혁명을 일거에 차단한 배경입니다. 사다리 걷어차 봐야 이미 공성전은 다른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걸요.



그러나 압력은 저항을 만들어 내니, 언제나 한발 빠른 고래들의 움직임은 따라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필요한 건, 채찍보다 당근입니다. 건물주들이 기대하는 시세차익보다 더 큰 파이를 제시할 수 있다면, 모두 함께 나누어도 기대한 것보다 더 많은 수익을 줄 수 있다면 아무도 도망가지 않을 겁니다. 빼돌리지 않을 겁니다. 그걸 할 수 없으면 이미 진 게임일 테니까요. 이 공간에서도 명분과 실리가 충돌했습니다. 고래전쟁이라는 이름으로. 둘 다 일리가 있고 둘 다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더 큰 파이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중요한 건 현재의 기대 수익을 포기하라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건 게으른 겁니다. 돈 앞에서 누가 양보하려 들겠습니까? 현재의 수익을 보장한 채 더 큰 파이를 제시함으로써 기대수익을 투자로 전환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건물주의 확정 수익은 투자로 전환되어야 하고 거기엔 리스크가 있겠죠. 하지만 임대료 필요 없다며 빈 건물로 놓아둘 정도의 건물주라면 놀리느니 투자로 전환하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스파량만 늘어나면 뭐 합니까? 창의성이 떠나버리니 시세가 무너지는데요.



온라인과 모바일이 오프라인 유통구조를 모두 빨아들였고 이제는 암호화폐가 기존 온라인 유통구조를 모두 빨아들일 차례입니다. 그게 보상이 핵심인 웹 3.0이고 그 대상은 심지어 소비자까지입니다. 그러나 온라인 모바일 혁명이 빨아들이지 못한 부동산을 암호화폐는 빨아들일 수 있습니다.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하나의 화폐공동체로 묶여 부가가치를 공유하는, 알파를 모두 함께 공유하는 혁명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건 아마 누가 어떤 플랫폼이 결국 할 겁니다. 그때에 임차인들은 건물주에게 이 부동산은 어떤 암호화폐와 연동되어 있죠? 묻게 될 겁니다. 역세권이 아닌 코세권 말이죠.



이제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알파를 놓고 싸우지 않고 모두의 알파를 위해 랑데뷰할 때가 되었습니다.




908.jpg



1. 파리 마레지구의 이 공간의 임대료는 500만원 정도입니다.
2. 어느 정도의 스파가 있으면 보상만으로 임대료를 지불할 수 있을까요? (힌트) 지난해 장충동에서 <20세기소년> 프로젝트를 운영할 시점의 시세로는 1만스파당 70만원 정도의 보상이 이루어졌습니다.
3. 스파량에 따라 1년의 한두 달만 지속되어도 됩니다.
4. 1년 뒤 마법사는 이 공간에서 130만원짜리 망토코트를 샀습니다.(스팀을 팔아서 말이죠) 이 점포는 한 달에 얼마나 벌까요? 그걸로 스팀을 사지는 않겠죠? 암튼 마법사가 옷을 고르는 동안도 계속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5. 스팀의 창의성은 스파보상으로 국한되지 않습니다.
6. 스팀의 창의성은 글쓰는 작가로부터만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7. 스파임대를 요청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 잘 지켜보라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04
TRX 0.32
JST 0.084
BTC 60995.11
ETH 1571.77
USDT 1.00
SBD 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