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뱃길따라 블라디보스토크로

in #busy6 years ago (edited)

여행하는 미스티 @mistytr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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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S CRUISE FERRY에서 맞는 동해 일출. 멀미와는 거리가 먼 남편 사진.


10여 년 전의 나일강 크루즈를 떠올리며 동해항을 출발해서 북한 공해를 지나 블라디보스토크에 이르는 여행을 계획한 것은 작년 3월, 하늘길이 아닌 과거 발해 민족의 뱃길을 따라 러시아 땅을 밟는 것 또한 내게는 무척 낭만적으로 여겨졌었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8월 더위를 피해 서늘한 곳으로의 여행은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집에서 새벽 4시 반쯤 우리 차로 출발하여 동해항을 향해 달리고 또 달렸다.
여명이 밝아오는 감동의 순간이 지나고 오랜만에 동해바다를 만나는 기쁨도 맛보았다.

동해항 주변에서는 변변한 식당을 찾아볼 수 없어서 비록 삼각김밥으로 점심을 때우긴 했어도 마음만은 여전히 설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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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새벽 4시 반 출발, 동쪽으로 동쪽으로 여명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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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원한 동해바다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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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항에 있는 국제여객터미널


승선권을 받아 출국 수속을 마치고 크루즈선에 올라타 세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식권을 받아들고 침실도 배정받았다.
가기 전엔 내가 잘 수 있는 침실이 그렇게 작은 줄 미처 몰랐었다.
가로와 세로가 100cm×200cm 정도 되는 닭장 같은 침실 아래층엔 내가, 위층엔 남편이 자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시설은 열악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VIP 룸이 있긴 했지만 패키지 팀의 몫은 아닌 것이었다.

스태프 포함 530명 정도가 탈 수 있는 이 배는 DBS 크루즈선으로 동해(D)와 블라디보스토크(B), 그리고 일본의 사카이미나토항(S)을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여객선이었다.

지하는 몇 층까지인지 잘 모르겠지만 대략 지상으로는 3층까지였고, 3층 갑판에는 평상 같은 시설이 있어 단체 여행객들이 모여 앉아 오락을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규모나 시설 면에서 나일강 크루즈선에는 비할 바가 못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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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끼리도 함께 사용해야 하는 평상형 침실,
오른쪽 2층으로 된 침실이 우리가 묵었던 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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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형 침실 옆에 있는 창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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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져가는 동해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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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갑판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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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에 있는 평상형 쉼터. 단체 여행객들의 오락을 하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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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 있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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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마음에 2층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작은 규모이긴 하나 면세점에서 일製 동전파스도 사고 배 이곳저곳을 탐색하는데 배가 심히 출렁거리는가 싶더니 급하게 멀미 기운이 느껴졌다.

이때부터의 악몽 같은 시간은 아침까지 이어졌다.
낭만적인 크루즈 여행에 대한 기대는 뱃멀미와 함께 사라졌다.

10여 년 전 나일강 크루즈를 떠올리며 예약한 이 번 여행은 그때와는 사뭇 달랐고 강이 아닌 바다여서 배의 롤링이 심했다.
내 돈 내놓고 이게 무슨 생고생인가 하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다.

저녁과 아침은 거르고 블라디보스토크에 거의 도착해서야 점심 한 끼를 겨우 챙겨 먹고 입국 절차를 마친 후, 24시간의 고생 끝에 드디어 블라디보스토크 땅을 밟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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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선권과 배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식사.
고추절임과 깻잎장아찌 불고기, 생선까스, 탕수육 등등 제법 맛있는 점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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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가까워지고 있는 블라디보스토크 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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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심사 끝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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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의 운행을 마치고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DBS CRUISE F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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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S CRUISE FERRY.노선도.
동해(D)와 블라디보스토크(B), 그리고 일본의 사카이미나토항(S)을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여객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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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스티님, 이번에는 블라디보스톡으로 떠나셨군요?
여행기 기대됩니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제 생각으로는 자연이 멋진 곳도 아니고 역사적으로 뛰어난 문화가 보존된 곳 도 아니어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단지 우리나라 독립운동과 깊은 관련이 있어서 그런 의미로는 가볼 만한 지역입니다~^^

좋은 경험하셨네요

당시에는 죽을 맛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이런 경험 한 번 쯤 해보는 것도 괜찮구나 싶기도 합니다~^^

ㅋㅋㅋ고생많으셨겠어요..TT

배멀미로 고생을 해서
누구든 블라디보스토크 간다 하면 비행기로 가라 하죠~^^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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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여행이 쉬운게 아니군요.
다음편 있는거죠??^^

크루즈도 크루즈 나름인 것 같습니다.
이 코스는 배 자체가 조금 허접했다고나 할까요~ㅎㅎ
나일강 크루즈는 좋았거든요.
지중해 크루즈도 좋다 들었어요.
다음 편은 있을 겁니다만 저번에 일부 포스팅을 한데다가 조금은 평범할 것 같습니다~
큰 기대는 마세요~ㅋㅋ^^

배멀미^^; 힘들지요~

네~
당시에는 죽는 줄 알았습니다~^^

속초 동명항에서 블라디보스톡으로 가볼까 했는데, .... ^^; 다시 좀더 생각해 봐야겠네요~

되도록이면 비행기로 가시는 걸 강추합니다~ㅎㅎㅎ

네네^^; 배로 가고 싶은데, 동행도 비행기를 강력하게 주장해서 그렇게 해야할 듯 합니다욤~

저는 배 멀미가 없을 줄 알았는데 후쿠오카 가는 배에서 엄청 고생했어요...🤭 그 이후로 배 여행은 주저하게 되더라구요ㅎㅎ

앞으로는 저도 배로 하는 여행은 주저할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멀지 않군요. 그런데 멀미가 시작되면 참 멀게 느껴지겠지만요. 잘 보고 갑니다.

동해 따라 북쪽으로 가다 보면 닿는 곳이죠.
비행기로는 2시간 걸립니다.
또 가게 된다면 무조건 비행기 탑니다~ㅎㅎㅎ

15년 전에 울릉도갈 때 동해항 가보고 안가봤는데 오랜만에 보네요
ㅎㅎ 한때 금강산간다는 현대 유람선도 있던곳인데 ....거기서 러시아를 가는 군요 ..

국제여객선 터미널이더군요~
저는 금강산을 못가봤는데 언젠가 갈 수 있는 날이 오겠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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