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산책, 사랑 밖의 모든 일들, 벨 훅스
'집록집인<청성잡기>에 이런 글귀가 나온다. 내부족자 기사번 심무주자 기사황’. 내면의 수양이 부족한 자는 말이 번잡하며 마음에 주관이 없는 자는 말이 거칠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인문학산책
'그리고 적어도 내게는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열심히 사랑하고 어렵게 이별했으며 또다시 사랑을 기다리지만 어쩌면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우리 모두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에게나 공평해서 다행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래서 아팠다. 그래도 그 사실을 확인하고 돌아가는 것만으로도 이미 마음의 온도는 조금 더 오라가 있지 않을까. 그것이 기억이 가진 힘이고 누가 이야기하느냐와는 상관없이 모든 이야기가 가진 힘이니까.' -사랑 밖의 모든 일들
'민주주의 교육은 진정한 가르침과 학습의 기반은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것이라는 가정에 기반을 두고있다.' -비판적 사고 가르치기: 실천적 지혜
최근 완독한 책 중 (재독포함) 기억에 남는 글 세 편을 모았다. 이 문장들에겐 전부 희미한 연결성이 존재했다.
글에 대한 생각을 늘상 놓지 않기는 하나, 온전히 쉬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환한 햇빛이 방을 가득 채울때까지도 부러 침대에 누워있는 날도 종종 있다. 하지만 이내 일어나고 싶은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방바닥을 무릎으로 기며 청소를 한다. 이는 지난 저녁의 설겆이까지, 화장실, 변기, 세면대 청소까지 이어지는 편이다. 청소노동에는 미미한 정도의 어떠한 욕구를 잠재워주는 힘이 있고 깨끗해진 환경에선 뭐라도 하고 싶어지니 높은 확율로 책상에 앉기까지 이어지는 편이다. 글은 이렇게 쉽게 쓰이지 않는다. 하지만 매일 글을 쓴다 하더라도, 그 중에서 건질만한 문장이 나오지 않을 때가 대부분이기에 투자 대비 효율이 높다고 볼 수도 없다. 사실 가장 글을 쓰고 싶게 하는 일은 타인의 글을 읽는 일인데, 그냥 눈으로만 훑는 것이 아닌 나의 사유와 어떤 지점에서 어떻게 연결할까 또는 떠오르는 영감을 어떻게 풀어낼까 하는 등의 작업이 동반되기 때문에 이 또한 오래 집중하기 어렵다. 머리를 쓰는 일은 체력소모가 굉장한 편에 속한다. 차라리 레슨을 하거나 레슨실로 이동하는 (보통은 지하철이나 자전거를 탄다) 일, 또는 사람을 만나는 일(물론 이것도 시간제한이 있기는 하지만)이 비교적 쉬운 편에 속한다. 돌이켜 보면 매일 글을 썼던 그때는 내 생애 최악의 날 들이었다. 일상을 망가뜨리는 일들이 계속해서, 쉼 없이 일어났다. 그 난리통에 어떻게 글을 썼을까 싶을 정도로. 하지만 휘청이는 일상을 부여잡을 방도로 글쓰기가 유일했던 것 같다. 글을 쓰면 일상이 정리가 된다. 마치 먼지가 가라앉는 것처럼, 휘몰아치는 생각을 정리하고 차곡 차곡 쌓으면 복잡한 머릿속은 개운해지는 것이다.
저는 글을 잘 못쓰지만 말씀이 충분히 이해갑니다~
공감하시는군요. ^^ 저도 글 쓰는 일을 이렇게나 위안삼고 살 줄은 몰랐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