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예쁜 내 새끼들-‘돌봄’을 돌아보다(#138)

in #kr-series5 years ago (edited)

요즘 밭에 가면 기분이 좋다. 내가 가꾸는 내 새끼들(?) 보는 재미다. 토종 대파는 요즘 꽃을 한창 피운다. 대파 꽃을 본 적이 있는가? 대파는 부추속 다년생 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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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난 대파는 5월이 되면 막이 벌어지며 하나둘 피어난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작은 꽃 여럿이 공 모양으로 모여, 우산처럼 가운데 한곳에서 꽃자루 길이가 같은 꽃들이 모여 핀다.” 『밥꽃 마중』 125쪽.

꽃은 작아도 이 꽃에는 꿀이 많아, 꿀벌이 참 좋아한다. 꿀을 가져가고, 수정을 도와준다. 꿀벌까지 예쁜 내 새끼다.

이른 봄에 심은 감자도 불쑥 불쑥 땅을 뚫고 올라온다. 해마다 보지만 볼 때마다 경이롭다. 새 생명이 갖는 힘! 예쁜 내 새끼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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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나는 ‘돌보다’ 또는 ‘돌봄’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싶다. ‘돌보다’의 사전적인 뜻으로는 ‘보살펴 챙기다’. 근데 이것만으로 설명이 부족하다.

보는 것에도 참 다양한 갈래가 있다. 마주 보다. 깔보다. 쳐다보다. 살피다. 돌보다...이렇게 많은 보기 가운데 ‘돌보다’가 가장 많은 뜻을 지니는 게 아닌가 싶다.

‘돌보다’는 그냥 보는 걸 넘는다. ‘돌’은 돌아가며, 두루 보는 걸 말한다. 이를테면 아기를, 곡식을 ‘돌본다’고 하자. 그냥 볼 때도 있지만 대부분 관심과 정성과 땀이 함께 한다. 잘 먹는 지, 잘 크는 지, 잘 자는 지, 아픈 곳은 없는 지...두루 살펴야한다. 또한 그때그때 두루 조치를 취해야한다.

우리는 나 아닌 누군가를 왜 이렇게 정성으로 돌보는 걸까?

여러 가지 답이 가능하겠다. 나는 ‘자기 돌봄’과 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본다. 특히 곡식을 돌보는 건 곧 자신을 돌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내 돌봄이 곧 내 생명이 되기 때문이다. 내 돌봄이 확장되어 식구를 돌보고, 세상을 돌볼 여유를 얻는다.

때문에 모든 돌봄의 가장 기본은 ‘자기 돌봄’이 된다. 즉, 나 스스로 아프지 말고 건강해야 한다. 아프더라도 스스로 치유하여 일어설 정도의 자기 돌봄 기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때로는 내가 많이 아파, 누군가의 돌봄을 받아야 하는 존재로 바뀌기도 한다. 때문에 가능하다면 자기 돌봄의 힘을 꾸준히 키워야 하리라.

삶이란 역동적이면서 복합적이다. 때문에 자기 돌봄의 영역은 무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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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꽃을 노래한 적이 있는데, 오늘 보니
대파꽃도 눈길을 끄네요. 지금
들판으로 나가봐야겠어요.^^

대파꽃도 시를 한 수 지어시지요^^

파를 샀을 땐 꽃이 없었는데... 며칠 지나면 꽃을 피우더군요. 파가 불량인가 했는데... 요즘이 그런 철이군요. ^^

꽃대가 올라오면 맛이 좀 떨어지지요^^
양분이 꽃으로 다 몰리니까요

파가 아주 실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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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난 토종 대파라 ㅎ

자식 돌보는 재미가 있군요.

돌봄의 뜻을 일깨워 슈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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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스치는 생각입니다.
고맙습니다.

돌봄, 말씀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kimkwanghwa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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