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갖는 힘-작은 습관의 힘(#122)
우리 집은 과일나무가 다품종 소량이다. 해마다 새로 심기도 하고, 저절로 자라는 나무를 가꾸기도 한다. 최근에는 토종 과일나무 시험포를 시작하면서 가짓수가 또 늘어난다. 그러니까 우리 지역에서 잘 자라는 나무라면 뭐든 가꾸려고 한다. 이렇게 하다 보니 얼추 20여 가지나 된다.
근데 가짓수가 많다보니 나중에는 이름조차 헷갈린다. 오늘, 나무마다 이름표를 달았다. 바람이 불어도 떨어지지 않고, 비가 와도 젖지 않게. 이름표를 보는 순간, 이름을 부르는 셈이다.
이렇게 해보니 내가 나무들의 부모 또는 선생님이 된 거 같다. 나무가 새삼 예쁘고 사랑스럽다. 더불어 책임감도 더 크게 느낀다. 나무가 병든다면 더 마음이 아플 거 같다. 만일에 제대로 못살고 죽기라도 하면 이름도 같이 지워야할지 모른다.
그렇다. 이름! 이름이 갖는 힘을 새삼 느낀다. ‘이름’의 어원이 궁금하다. "이르다"에서 왔으리라. ‘이르다’는 뜻이 또 여러 가지다. ‘움직여 가 닿다. 말하다(부르다). 알리다’... 이렇게 보면 ‘이름’이란 말 자체부터 참 잘 지은 우리말이란 생각이 든다. 이름에는 그만큼 깊은 뜻이 담겨있을 테니까. 이름을 부르기 전에 이름을 떠올리는 순간. 이미 우리 마음으로는 그 대상에 ‘움직여 가 닿는다’. 그러니 이름이 얼마나 중요한가.
그렇다면 되도록 좋은 이름. 뜻있고, 부르기 좋은 이름을 많이 짓고, 자주 부를 필요가 있으리라. 그런 점에서 인디언들한테 배우는 게 있다. 인디언들은 달력조차 3월 4월 이렇게 부르지 않고 따로 이름을 부른단다. 그것도 부족마다 다른 데 체로키 부족을 보자. 3월은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달’. 4월은 ‘머리맡에 씨앗을 두고 자는 달’. 6월은 ‘말없이 거미를 바라보는 달’...
요즘 사람들은 반려 동물을 많이 키우면서 이름 역시 많이들 짓는다. 예전에 개를 바둑이, 도그(독) 정도로 불렀다...적당히 키우다가 잡아먹을 거니까 딱히 애정을 기울이지 않았다. 지금은 대부분 반려 동물로 키우니 개마다 이름이 다 있을 정도다.
앞으로는 나무도 ‘반려 나무’로 자리매김한다면 다를 거 같다. 지금은 품종별로 부르지만 애정이 깊어질수록 나무마다 이름을 따로 짓게 될 거 같다. 우리가 가꾸는 나무들을 떠올리며 몇 가지 이름을 지어본다. ‘마을 아이들이 다 따먹고 자라게 하는 양앵두나무’. ‘국가 부도의 날을 잊지 않는 뽕나무’. ‘하늘을 향해 늘 열려 있는 잣나무’, ‘벌레, 말벌, 새, 다람쥐도 함께 먹는 복숭아나무’....
이름표는 어떻게 만드셨어요?
사진에 이름표는 인터넷으로 주문한 건데요
다음에는 손수 만들까 해요
안녕하세요 kimkwanghwa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Congratulations @kimkwanghwa! You have completed the following achievement on the Steem blockchain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You can view your badges on your Steem Board and compare to others on the Steem Ranking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Do not miss the last post from @steemitboard:
Vote for @Steemitboard as a witness to get one more award and increased upvotes!
나무박사가 되겠어요 아무쪼록 나무들이 잘자라길 응원합니다
Posted using Partiko Android
고맙습니다.
나무들이 다 같은 줄 알았는데 이름이 다 다르더라구요.
뭐든 깊이 관심을 가지면 다 다를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