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 선택

in #kr8 years ago

대문.png

선택 @jjy

요(堯) 임금이 잠행을 나갔다.
만백성이 길가에 부복하여 머리를 조아리는데 해괴한 일이 발생했다.
길가 뽕밭에서 뽕을 따는 처녀가 부복은 고사하고
짐짓 모르는 체 뽕만 따고 있었다.
왕의 권위 따윈 내 알바 아니라는 일종의 반란 행위였다.

왕이 가까이 가도 처녀는 돌아보지도 않고 뽕만 따고 있었다.
처녀의 얼굴에 보기에도 민망한 혹까지 달려있었다.
오히려 왕을 향해 훈계까지 하는 기고만장이다.

왕비로 삼을 것이니 따라가겠느냐는 말에도
예법에 따라 절차를 준행함이 도리라며
딱 잘라 거절하였다.
왕은 예법에 따라 청혼을 하고 혼서를 보냈고
국혼을 치른 뽕 따는 처녀는 궁궐의 안주인이 되었다.


사또의 아들 몽룡이 매일 같이 방에 갇혀 공부를 하느라
갑갑증이 나기도 했고 한양에서 전주까지 내려오면서
노독이 쌓여 몸도 무겁고 모든 것이 낯설어 글공부도 되지 않아
몸을 뒤틀고 있다.
눈치 빠른 방자가 몽룡에게 바람도 쏘일 겸
잠시 바깥나들이를 권한다.

광한루에 올라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봄이 무르녹는 초록 산천은
말 그대로 무릉도원이었다. 주변 경치에 탄복을 하며 시선을 멀리
던지자 녹음 속에 그네를 타는 꽃다운 여인이 아른거린다.

누구인가 물으니 이 고을 퇴기 월매의 딸이라고 한다.
심심하던 차에 한 번 같이 놀아볼 셈으로 방자에게 심부름을 보냈다.
한참 만에 돌아온 방자는

춘향은 비록 퇴기의 딸이지만 도도하게 눈썹을 내리 깔면서
안수해(雁隨海)
접수화(蝶隨花)
해수혈(蟹隨穴)

기러기는 바다를 따르고,
나비는 꽃을 따르고,
게는 굴을 따른다. 라고 여쭈어라.

하고 향단이랑 쌩 하는 찬바람을 일으키며 가버렸다고 하자
몽룡은 그 말의 뜻을 알아듣고
그 밤 춘향의 집으로 가서 백년가약을 맺는다.

그러나 신분제도가 엄격했던 조선시대에 감히 퇴기의 딸이
양반가의 자제 그것도 본관사또의 아들과 혼례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었다.
춘향은 변학도의 온갖 고문과 회유에 죽음을 선택한 결과
암행어사의 배필로 사는 길이 열렸다.


세상에 공짜로 주어지는 것은 없다.
두 여인이 죽음을 부르는 위험을 넘기고 자기가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었다.
만의 하나 두 여인이 신분상승을 위한 치밀한 계획 하에
의도적으로 그 자리에 나가 그런 행동을 했다 하더라도
무언가는 담보가 될 만한 것이 있어야 했다.
두 여인은 하나 뿐이 목숨을 담보로 제공했다.

성군인 요(堯)임금이라 하더라도 왕비로 삼겠다는 말에
얼씨구나 하고 따라 갔다면 말뿐인 후궁이 되어 쉽게 잊혀 질 수도 있었고
그도 아니면 왕을 능멸한 죄로 처형이 될 수도 있었다.

춘향의 경우도 몽룡의 부름에 광한루로 달려갔다면
백년해로로 이어지지 않았다. 또 변학도에게 절개를 굽혔다면 월매처럼
관기로 늙어 죽을 운명이었다.


우리에겐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다행이 그 기회를 잡았다고 하더라도 성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불해야 하는 것이 있다.

스팀도 이 원리에서는 다르지 않다고 본다.
누구나 스팀안에서 자리 잡기 까지는
남들이 못하는 것을 할 수 있으면 좋지만
그게 아니라면 성실하게 꾸준히 노력하는 가운데
많은 스티미언들과 함께 웃고 서로 어깨를 기대는 일이다.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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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은 본인의 생각과 철학과 의지에
따른다고 본다면..
선택은 본인의 그림자라고 생각합니다~
뽕처녀와 춘향이의 도도함도
하루아침에 나온게 아니겠죠..? ㅎ

그렇습니다.
내공이 쌓여야 가능한 일이겠지요.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교훈은, 나 다움을 표현해라 인가요!?

유희열씨가 말했죠
"연극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줄곧 잊고 산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숨기려하고, 나 아닌 나를 표현하려 노력하는 그 모습
그게 오늘날 우리의 모습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저 두 여인은, 상대가 누구든 본인의 참 모습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글쎄요, 춘향이는 조금 꾀를 써보이기도 하지만, 요 임금의 안주인 되신 분은 그 모습 그대로를 모든 사람에게 대하듯 임금에게도 대한 것 처럼 느껴지네요,

좋은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글 속에 교훈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반영해서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샘물님도,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시구
화이팅입니다^^

살아서는 뜻을 빼앗을 수가 없고
죽어서는 이름을 빼앗을 수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뜻을 쌓는 일에 끝이 있을까요
그리고 뜻을 행함에 굴절이 있다면
그 또한 의로운 사람이 행할 바는 아니겠지요.

정성어린 댓글에 저도 길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키야 명언이십니다,
살면서는 뜻을 이루기위해 달리고
결국 죽어선 이름을 남긴다,

뜻을 찾기조차 어렵지만,
조금이나마 뜻을 향해 가까이가기위해
생각해봐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한해
뜻깊게 마무리하시길...

지금도 숨을 쉬고 있지만
살아 간다는 것은 언제나 무서운 순간들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절실하게 느낍니다.
돌이킬 수 없음에 더 더욱
감사합니다.

기회는 주어지지만, 그냥 얻어지는 성공은 없다는 말씀...참으로 와 닿습니다. 성실하고 꾸준한 노력과 서로간의 소통...스팀잇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임에 공감합니다. ^^

기회가 주어지는 선물이라면
그에 대한 인사도 있어야겠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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