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 씨앗

in #kr8 years ago (edited)

씨앗 @jjy

오늘도 변함없이 입만 열면 덥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동해안에 기습폭우로 난데없는 물난리를 만났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에 피해가 크다고 하는데 더 이상의
피해가 없이 순조롭게 복구되기만 바란다.

처음엔 비 소식이 있다기에 부러운 마음도 있었다.
우리 동네는 흐리기만 하고 비는 아직 내리지 않는다.

가끔 마주치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 대성리 와 가는데 비가 와서 그런다고 하며 이불도
널고 고추도 널어놓고 왔는데 비가 오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곳은 비가 많이 오느냐고 하니 제법 많이 온다고 한다.

여기는 비는 오지 않고 우중충하게 흐렸다고 했더니
안심이라면서 한 소나기 하니 시원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되풀이한다.

점심으로 떡을 좋아하시는 어머니 드시라고 냉동실에 있는
콩설기를 데워 먹고 있는 자리에서 머리 염색할 시기가
지나자 보다 못하신 어머니께서 제발 염색 좀 하라고 하신다.

얼른 받아 어머니가 저한테 어머니라고 하게 생겼다고 말도
안 되는 농담을 하면서도 날이 더워 길에 나서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미용실에 전화를 하니 삼십분 정도 있다 오라고 한다.
하는 수 없이 피드에 올라온 글을 읽다가@epitt925 님의
https://steemit.com/kr-gazua/@epitt925/6q9bfk 에 비가 온다는 내용과
분수대에서 아이들이 물을 맞으며 즐거워하는 사진을 보며 샘도 나고
부럽기도 했다.

비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 주세요.

라는 댓글을 달고
어머니소원을 들어드리기 위해 한창 달아오른 길을 걸어
미용실로 향했다.

차례가 되어 염모제를 바르고 기다리는 동안 먼저 와 있던
손님이 자전거를 타고 왔는데 비가 오면 어쩌느냐고 걱정이
되어 볼멘소리를 한다. 밖을 보니 해가 쨍쨍하면서 비가
온다.

여우비다. 아쉽지만 여우비면 어떠랴
하느님과 친한 파치아모님께서 내 마음을 속달로 전하시면서
중요한 강우량에 관해서는 말씀드리지 않은 것 같다. 하긴
강우량은 처음부터 내가 빼먹었으니까 뭐라고 할 일도 아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 없이 많은 말을 하며 산다.
흔히 하는 말로 말이 씨가 된다고 한다. 오늘 내가 뿌린 말은
어떤 싹을 틔우고 어떤 꽃을 피울지 궁금하다.

혹자는 말을 마음의 알이라고도 한다. 내가 낳은 마음의 알은
나를 닮은 얼굴로 부화할 것이다. 내 얼굴 내 음성을 무엇보다
내 마음을 그대로 옮길 것이다.

혹시라도 다른 사람을 곤혹스럽게 하거나 마음 아프게 하는
말을 한 적은 없는지 돌아볼 일이다.


이미지 출처: 다음블로그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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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낳은 마음의 알이, 미운 오리로 부화하지 않도록 해야겠네요. 말이 주변에 끼치는 영향은 대단하다는 걸 잊고 있다가 문득문득 깨닫습니다.
그나저나 염색은 잘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jjy님 미용실 다녀오시고 기분전환 되셨나요?!
저희 남편은 제가 지쳐보이면 머리하고 오라고 해요ㅎㅎ
여우비가 오는 줄도 모르고 있었네요
몇 방울 내리는 모습이라도 보면 좋았을 텐데요..

세상에 어떤 상처보다 말로 입은 상처는 마음에 남아 새살이 돋기가 참 힘들다는 말과 닿아 있는 말이네요...
조심한다고 조심하면서 살고있지만 글을 읽고 더 조심해야 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이런 건 좀 과해도 괜찮다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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