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흔들리는 육아 원칙 : 나는 과연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것일까?

in #kr7 years ago (edited)

아이를 임신하게 되면서 시간이 되면 육아서를 읽었다. 당연히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없고, 누구에게 물어볼 사람도 마땅치 않으니 육아 전문가들의 경험이 축적된 육아서라도 읽어서 나만의 육아 원칙을 세우고 아이를 키우면 좋겠다 싶었다.

우리의 좌뇌와 우뇌는 기능도 다르고 발달 시기도 다르다. 좌뇌는 수리, 분석 영역을 담당하는데 오른손을 많이 쓰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좌뇌형이 많다고 한다. 우뇌는 그림, 음악, 창의력 등 예술적인 영역을 담당하는데 0세부터 성장하다 6세에 성장을 멈춘다. 이때부터 좌뇌가 발달하는 시기라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6세 이전에는 아이의 우뇌영역을 키워주는데 집중하고 그 이후에 한글이나 수리영역등을 가르쳐주는게 좋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그래서 나도 아이가 6세 이전에는 한글을 일부러 깨우쳐 주는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고 아이가 5살 된 지금까지 책을 많이 읽혀주는데만 집중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스스로 한글을 깨치면 좋고, 아니면 6살 이후에 가르쳐야겠다 원칙을 세웠다.

이리저리 다른 엄마들이나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말고 나만의 육아 원칙을 세우고 지켜 나가자

라고 말이다.

며칠전 아이가 어린이집 다닐때 친하게 지냈던 아이의 친구를 만났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처음 다닐 때부터 친하게 지낸 이후로 가족들끼리도 친하게 지내왔는데 우리가 이사를 하게 되면서 자주는 만나지 못하고 가끔 만난다.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아이들끼리는 신이 났다. 아이의 친구는 우리 아이보다 7개월이나 빨리 태어났고 여자아이라 뭐든지 빨랐는데 한글도 벌써 조금씩 읽을 줄 알았다. 다음주부터는 한글 선생님도 오신단다. 이때까지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러고 며칠이 지난 후 유치원에서 부모 참관 수업이 있었다. 평상시에 선생님과 아이들이 어떻게 수업을 하는지 부모가 참관하는 시간이었다. 수업 주제는 가을이었는데 선생님이 가을 곡식과 관련된 사진과 글씨가 적힌 교육자료를 보여주면 아이들이 무엇인지 답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수수, 조, 팥, 현미 등 우리 아이가 한번도 보지 못한 곡식도 있었는데 다른 몇몇 아이들은 벌써 한글을 익혔는지 자신있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우리 아이는 관심도가 떨어지며 수업에 집중하지 못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1학기 참관교육 때는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자신있게 대답하며 엄마에게 감동을 안겨주던 그 아이가 맞나 싶으면서 실망감과 함께 속도 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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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걱정이 되는 건 아이의 성격이다. 혈액형이 O형인 둘째는 잠시도 조용할 틈 없이 조잘조잘 적극적이다. 그에 반해 혈액형이 A형인 첫째는 다소 소심한 구석이 있다. 글자를 읽어 답변을 잘 하는 친구들은 선생님한테 칭찬을 받는데 자신은 답변할 내용을 모르니 소극적이 되고 수업에 흥미를 잃어버리는 건 아닐지 걱정이다. 특히 칭찬에 동기부여가 잘 되는 첫째가 칭찬을 못 받아 기가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여간 신경이 쓰인다.

육아원칙이고 뭐게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쳐줘야 되는게 아닌가 싶었다. 그것도 그렇지만 아이의 우뇌발달을 위해 내가 아이에게 해 준건 뭐가 있나 싶다. 책을 읽혀주기만 하는 일방향 교육이었지, 아이 스스로 책이 무슨 내용이었지, 무엇을 느꼈는지 생각하게끔 하는 시간이나 답변할 시간을 주지도 기다려 주지도 않았다.

요즘 아이 교육을 잘 시키려면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 할아버지의 재력이 3박자를 이루어야 한다던데 나는 뭘 믿고 아이의 교육에 이렇게 관심을 끊고 산 건지 모르겠다. 지금부터라도 아이를 위해 더 많이 공부해야겠다는 동기부여와 함께 반성이 되는 시간이었다. 아이에게 더 많이 물어보고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답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겠다 싶다. 그런면에서 나의 이런 시행착오들을 이렇게 나누고 조언을 듣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없는 시간에 1시간 가까이 시간을 할애해서 작성을 했건만 오늘도 다 날라갔네요. 이번이 벌써 3번째인데...순간 머리가 하애지는 기분. 대학교 때 밤새 작성한 레포트 한번에 다 날아갔을 때 그 기분이랑 비슷하네요. 그 땐 컴퓨터가 386이래서 그랬다지만...시스템은 언제 정상이 될까요? 포스팅하기 전에 복사하는 걸 왜 자꾸 잊어버리는지 모르겠어요. 당분간 카피를 생활화해야 할 듯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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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을 쓸까 말까 고민이 됐는데요
두 아이를 거진 다 키운 선배로써 또래 아이들도 보고 느낀 걸 말씀드릴께요.
아이가 어릴땐 오늘 글에서 말씀하신데로 학습을 못따라 가서 흥미를 잃지 않을 정도로만 알면된다 싶어요.
그 이상 주입식으로 일찍 똑똑하다 싶은 아이도
중학생 될 쯤 부터 많이들 바뀌었다 싶어요.
진짜 공부를 잘하는 게 중요한 시기에
어릴때 아주 잘하던 아이들이 뒤쳐지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제 두 아이가 많은게 달라요.
첫째는 신경을 썼음에도 고학년 때 어려워하고 뒤쳐졌고
둘짼 방임형으로 키웠는데 한국으로 고 1인데 이미 3학년 과목을 월반해서 듣는게 몇 과목있고 대학때 들을 과목도 미리 이수 중이예요.
그렇다고 공부만 하는 애도 아니예요.
골프. 챔버 콰이어, 뮤지컬, 스키...하고싶은게 너무 많아서 제가 라이드 하느라고 벅찰 정도예요.
제 생각엔 아이들이 각각 자기가 타고난 재능과 능력이 다 다르다고 봅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 마시고 어릴땐 혼자만 몰라서 흥미를 잃지 않을 정도면
자신의 타고난 능력이 고학년때 나타난다 봅니다.
그때 약간만 부모가 도와주면 되지 싶어요.
둘째는 일주일에 한번 수학만 그룹공부 시켜 봤어요.
도움이 되셨길 바래요.

이렇게 정성어린 조언 너무 감사드려요. 사실 둘째는 3살 밖에 안되었는데 자존감이 엄청 강해서 뭐든지 스스로 하려고 하고, 많이 웃고, 말도 많고 항상 밝고 적극적이어서 별로 걱정이 안되는데, 첫째가 혼자만 몰라서 흥미를 잃지 않을까 우려가 되어서 걱정이 되거든요. 엄마로서 뭘 어떻게 해주는게 좋은지 잘 모르겠다는 것도 문제구요. 저도 아이가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다고 말해 주는 아이로 커줬으면 좋겠습니다. 스타주노님이 너무너무 부럽습니다요.. 그래도 덕분에 많이 위로가 되고, 앞으로 아이에게 어떻게 해줘야 하나 방향성이 생기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아이들 우뇌를 키워주는 면에서는 제가 쪼매 성공했다고 자부합니다.
우리 마니는 한글을 일찍 깨우치지도 못했죠. 그런데 틈만 나면 옛날이야기를 해줬어요. 붓툰 육아일기에 조만간 그 시절에 아이들과 시, 그림을 함께 하던 이야기들이 올라갈거에요.
아! 포스팅전 복사! 저도 그래야 겠네요. 때론 댓글도 사라져요.ㅎㅎ

아~~ 정말 감사합니다. 갑자기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라고 할까요~ 아버님과 어머님이 미술에 워낙 소질이 있으시니 마니님이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건 당연할 것 같은데 저는워낙 그 쪽에 소질이 없어서ㅜㅠ 아무튼 앞으로 타타님의 열혈 독자가 되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굿밤되세요~^

아! 이제 보시면 느끼시겠지만 우리 부부가 미술을 전공한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즉...체본을 해주지않았다는거죠. 다만 살포시 자극만 해주고 믿고 따라갑니다.

아이의 교육은 정말 정답이란게 없는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이라는 사람들도 이사람 얘기와 저사람 얘기가 다르니 그냥 더 솔깃 하는 쪽으로 키우게 되는 듯 하네요.
저도 이제 6살 된 첫째의 교육 방향에 대해 고민이 많습니다만.. 아직도 어렵기만 하네요.

엄마의 사랑과 애정이 듬뿍 느껴지는 포스팅입니다.
엄마의 사랑이 없다면 이런 고민도 없겠찌요.
뭐라 이야기를 써보려고 했는데... 저도 사실 많이 부족한지라..뭐라드릴조언이 없더라구요..

책을 읽어주시는것으로 충분히 잘하고 계시는거 같아요.

아이를 키움에 있어서 정답이 없듯이..
정말이지 귀닫고 육아 하는게 맞는듯 합니다.
정보가 넘쳐나서 아이와 제가 너무 힘들더라구요..

아이를 생각하시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습니다.
오늘도 화이팅이입니다. ^_^

어머님의 마음이 잘 느껴지는 글이네요 ^^

교육방식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사랑과 믿음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는 생각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happyworkingmom님의 자제분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잘 성장할것 같은데요? ㅎㅎ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포스팅을 날리셨다니 가슴이 아프네요 ㅜㅜ 얼른 스팀잇이 정상화되길 바랍니다 ㅜㅜ

예효~ 맘 고생 많으셨네욤~^^
요즘 들어 저만 고생하는 줄 알았는데...
우리 육아맘들 힘내시고 화이팅 합시다요!
해피워킹맘님 오늘도 수고 하셨습니다!

아이를 위해서는 엄마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더라구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글 날리시고 느낀 감정 충분히 이해가요 ㅎㅎ. 종종 무슨 작업을 하다보면 갑자기 프로그램이 꺼진다거나 하는 일을 겪어서 저도 긴 글을 쓸땐 중간중간 복사를 해두고 쓴답니다.

해피워킹맘님!
일방적이더라도 그동안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신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하십니다!!!
저도 해이태어나기전 래이 혼자일때 책을 정말 많이 읽어줬었는데요~ 따로 한글을 가르쳐준적이 없는데 여섯살 되니 한글을 읽더라구요!!! 일곱살인 지금은 제가 읽어주지 않아도 혼자 책읽고 그러네요(놀이터에서 노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워킹맘님의 첫째도 내년되면 스스로 한글 터득하리라 봅니다^^

저도 두아이의 아빠인데,, 참 공감되는 포스팅 입니다.
저도 해당 문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는데,,
결론은 답이 없더라구요.. 생각하면 할 수록 뭔가..
구조적인 문제라고 밖에 생각이 되지 않더라구요..

앞으로 소통하며 지내요.. 팔로우 하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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