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우렁각시가 있었으면 좋겠다

in #kr7 years ago (edited)

누구나 한번쯤 집에 들어가기 싫을 때가 있지요.

시험을 망치거나 성적이 떨어져 엄마에게 야단맞을 것 같아서, 한 겨울 얼음장같이 차디찬 방과 반겨줄 사람 하나 없는 불 꺼진 집에 나혼자 들어가는게 그냥 싫어서, 일찍 들어오라는 아내의 말을 무시하고 술을 진탕 마셨는데 다시 마주할 아내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

워킹맘인 저도 가끔은 집에 들어가기 싫을 때가 있습니다. 하루종일 업무에 치이고 몸은 천근 만근인데 집에 가면 맞닥드려야 현실이 그냥 싫을 때 그럴 때가 있잖아요.

아침마다 아이들과 전쟁을 치르니 이리저리 벗어놓은 옷가지에, 개지도 않은 이불, 식탁을 어지럽히고 있는 아침식사의 흔적, 쌓여진 설겆이 거리...

퇴근해서 아이들을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오면 제가 매일 같이 맞닥드려야하는 현실이지요. 회사에서는 퇴근 해도 다시 가사라는 일을 위해 재출근을 해야하는 워킹맘.

그런데 어제는 간만의 야근으로 인해 다소 늦은 시각 집에 딱 들어선 순간 평소와는 다른 집안 풍경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현관부터 시작해 말끔하게 정리된 집안.. 퇴근해서 내집이 이렇게 편안하게 느껴진 적이 있었나 싶더군요.

어제, 오늘 휴가인 신랑이 쉬지도 않고 집안 구석구석 청소해 주고는 아이들을 데리고 근처 키즈카페에 가 주었네요. 덕분에 저도 어제 저녁 단 1시간이지만 꿀같은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었지요. 그러다보니 나도 어릴적 즐겨 읽던 전래동화에나오는 우렁각시 하나쯤은 집에 모셔놓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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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에 신랑을 확 꼬셔서 육아휴직을 시켜버려?' 했다가 아이들이 초등학교 가면 엄마, 아빠 손이 더 필요할거란 생각에 그냥 단 하루만의 행복에 감사하기로 한 어제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오늘은 간만에 이쁜 짓을 한 신랑을 위해 신랑 좋아하는 김치찌개라도 끓여야겠네요~^^

         @ 2017. 8. 22, T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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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워킹맘님 글을 읽으니 제 언니가 생각나네요.
이번에 고향 내려가게 되면 든든한 우렁각시가 되어줘야겠습니다!!!!

언니분이 좋으시겠어요. 저는 친정에 가도 동생이 더 힘들어 해서 제가 도와줘야 할 판인데.. 송이님처럼 좋은 동생을 둔 언니가 부럽네요...^^

쉬는날에 피곤하다는 핑계로
와이프많이 못도와주는 못난남편
반성하고갑니다....ㅜㅜ

매번 해주면 고마운 줄 모르는데 가끔 이렇게 해 주니 신랑한테 너무 미안하고 고맙더라구요. 신랑도 피곤했을텐데 휴가라고 쉬지도 못하고. 혁님도 언제 한번 맘 먹고 와이프 한번 도와주세요. 여자들은 소소한 것에 감동한 다는 사실 잊지 마시구요..^^

하루에 고단함이 남편의 숭고한ㅋㅋ 사랑에 녹아내렸네요^^ 사랑은 결국 희생인거같아요~ 아이들에겐 자상하시고 아내에겐 배려심깊은 멋진 남편~사랑이넘치는 행복한 가정이네요^^ happyworkingmom님 힘내시고 내일을위해 편안한 저녁되세요~

우리 신랑은 다 잘하는데 요리는 꽝이에요. 혼자 있으면 밥도 못해 먹어요. 밥할 줄을 아예 모른다는.. 아무래도 @khj1225님 집에 며칠 보내서 특훈을 받고 오게 해야 할 것 같아요...ㅎㅎ 강원도 아지매도 편안한 밤 되세요~~^^

결혼후 시간이 지날수록 집안일에 소홀해진 저 자신에 대해 반성하게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

여자들은 소소한 것에도 감동한다는 사실 아시죠. 가끔씩 소소한 이벤트로 아내분의 우렁각시가 되어 보세요. 아내분이 엄청 고마워하실 꺼에요. 지금의 저처럼요...^^

전업주부이지만 저도 우렁각시는 있었으면 하는 바램 ㅎㅎ 차라리 직장을 다니는게 나을까 하는 생각도 하죠..^^;; 전업주부와 워킹맘에 대한 갈등은 결혼 후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고민하는 부분이네요...

빨간 피아노님.. 아이디가 정말 예쁘시네요. 맞아요. 일단 주부들은 직장맘이든 전업맘이든 가끔은 진짜 우렁각시가 나타나 짠 하고 모든 걸 해줬으면 싶을 때가 있지요. 저도 지금은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애들 초등학교 다니면 또 어쩌나... 걱정. 그렇다고 계속 다닐 생각하니 갑갑.. 그러네요...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도 들어가서 댓글과 보팅을 남기려고 했으나 요즘에 글은 안 쓰고 계시나봐요....

대한민국 워킹맘 화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 ^^ @jaywon님도 화이팅이에요.

남편이 한번씩 그렇게 도와주면 정말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전 고맙다는 말만 하고 김치찌개까지는.. 해주지 못했네요ㅋㅋ
맛있는거라도 해줘야 또 치워줄텐데^^

요즘 진짜 신랑을 위해서 뭐 해준게 없거든요. 밥도 웬만하면 알아서 먹고 오라고 하고, 애가 셋이니 신랑은 점점 우선순위에서 밀려 나는 것 같아요. 때론 미안하기도 한데, 또 때로운 엄청 얄밉고... 이런게 부부겠죠~~^^

아 그러셧군요 ㅎㅎ 자주자주 하는 것 보다 간만에 하면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ㅎㅎ
오늘도 행복한 밤 되시길 바람니다~~

ㅋㅋ 자주자주 해 주면 좋긴 더 좋죠.. 그거 남자들의 핑계 아닐까요?? ㅎㅎㅎㅎ

네 그렇죠 ㅎㅎ 노력해야 할 듯 하네요 ㅋㅋㅋ

힘들게 근무하고 퇴근하는 와이프를 위해 집을 청소해보아야겠습니다.

"남편이 아이 데리고 놀러 나가면 너무 사랑스러워~"라고 말한 친한 누나가 떠올랐습니다^^

글 잘 읽고 팔로우 하고 갑니다~

진짜 남편이 아이들 데리고 놀러 나가서 한시간만 있어줘도 너무 편하더라구요. 그래서 저희는 가끔씩 주말에 교대로 낮잠자요. 둘째나 셋째 잘 때 한명씩 같이요. 그렇지 않으면 주말에 낮잠 자기도 힘들어서요. 팔로우 감사해요. 아이디만 보고 여자분이신 줄 알았는데 멋지시네요.^^

멋지시다고 말씀해주시니 과찬입니다~ kr-baby tag로 올라오는 글 잘 보고 참고 많이 하겠습니다~

남편분 정말 자상하시네요~~
저도 우렁각시 체험 해보고 싶어요~ ^^

사실.. 제가 포스팅한거 신랑한테 가끔씩 보여주거든요. 이 포스팅도 보내줘야 겠죠.. 그래야 자극받아서 다음에 더 잘 하죠.. 초코민트님도 우렁각시 체험하시고 싶으시면 비슷한 내용으로 글 쓰셔서 남편분 카톡으로 링크걸어 보세요. 제가 잘 쓰는 방법 공유해 드리는데, 좋은 효과 있으셨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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