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하늘이 열린다면!

in #story8 years ago

이제 그곳으로 들어간다.

한 번 들어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곳이다.

그래도 후회하지 않는다.

내 이름은 영웅.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태어난 운명.

오늘에야 비로소 그 사실을 깨달았다.

PART1.무림이 열리다

“목표에 접근합니다.”

막스 소령은 훈련받은 대로 장치들을 조작했다.
우주 왕복선 뉴 호라이즌 호로부터 뻗어나간 강철의 팔이
끝에서 강한 자력의 필드를 만들면서 목표물을 겨냥했다.

“분리를 시작합니다.”

막스 소령의 목소리는 그 자신의 귓가를 울리는 것과 거의 동시에,
지상 통제국에 자리한 앤튼 박사의 귀에서도 울렸다.

앤튼 박사의 손바닥은 땀으로 축축했다.

‘막스 소령. 자네의 작업에 우리 미합중국의 미래가 달려 있네.
새로운 도약이 자네의 손끝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뜻일세.’

마음속의 말일 뿐이다.
앤튼 박사는 자신의 생각을 차마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할 수가 없었다.
자칫 진실의 무게가 막스 소령을 압박한다면, 큰 실수를 저지를지도 모르니까.

앤튼 박사는 중요한 경우 짐을 지우는 대신 격려의 말을 던지는 편이 낫다는 사실은 안다.

“훈련받은 대로만 하면 되네, 막스 소령. 자네는 최고의 우주인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아무도 없는 우주 공간에서의 작업은 고독하다.
이럴 때는 칭찬과 격려로, 막스 소령으로 하여금
지상 통제국의 스무 명 연구원들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작업은 순조로웠다.

뉴호라이즌 호에 장치된 각종의 첨단 장비들이 정지궤도에 있는 운석의 일부분을 절개했다.
또한 자장을 이용해 주변을 보호하면서, 로봇 팔을 이용해서 파편을 집었다.

“성공입니다. 이제 파편을 뉴호라이즌 안으로 집어넣습니다.”

막스 소령의 말에 통제국의 연구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앤튼 박사의 입가에도 미소가 떠올랐다.

본래 실패의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일이기는 했다.

정밀한 작업은 모두 뉴호라이즌 호에 설치된 메인 컴퓨터에 의해서 제어되는 까닭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앤튼 박사는 가슴 속에서 차오르는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드디어, 아아! 드디어!”

중요한 일이었다.
오늘의 성공을 계기로 인류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드디어 손에 넣었다. 이것으로 우리 미합중국은 영원히 인류를 선도해 갈 것이다.”

운석은 떠돌이별 가루다 1999가 남긴 것이었다.
그 파편 조각을 미합중국의 손에 넣었다는 의미는 중대하고도 엄중했다.

가루다 1999는 앤튼 박사가 이종(異種) 에너지라고 이름붙인
기묘한 종류의 힘으로 가득한 별이었다.

한데 상황이 갑자기 달라졌다.
막스 소령의 다급한 목소리가 전달되어 온 것이다.

“이, 이상합니다. 갑자기 운석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소리야? 운석이 움직이다니? 살아 있는 것도 아닌데 스스로 움직일 리가 없잖아.”

“그, 그래야 하는데 이건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 으으. 뭐, 뭐야? 이건 도대체 ... 으아악!”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막스 소령의 목소리는 비명을 끝으로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천체망원경을 통해 들어오는 각종 정보들이,
우주 왕복선 뉴호라이즌호의 자취가 완전히 사라졌음을
다급하게 중앙 통제국에 통보해 오기 시작했다.

“막스 소령! 막스 소령!”

아무리 불러도 답이 없었다.
그리고 정지 궤도에 떠 있던 가루다 1999의 파편이 지구로 낙하하기 시작했다.

작은 집 한 채 정도 크기의 운석이었다.

“운석이 낙하를 시작하면서 뉴호라이즌 호를 박살낸 모양입니다.”

“통신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뉴 호라이즌 호는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통신 보고를 듣는 둥 마는 둥
앤튼 박사는 운석의 궤도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아시아 대륙인가? 계산 역량을 총 동원해. 정확하게 어디인지를 계산하라고!”

통제국의 컴퓨터는, 이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근방이 최종 낙하지점이 될 것이라는 계산 결과를 토해 냈다.

“대한민국에 알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앤튼 박사님? 예상 지점을 알리고 대피하도록 해야만 ...”

“알리지 않는다.”

“예?”

반문하는 수석 연구원 제프를 향해 앤튼 박사는 고함을 질렀다.

“우리가 추진했던 일은 누구에게도 알려서는 안되는 사항이다.
그런데 운석의 낙하를 알리라고?”

“하, 하지만 그대로 뒀다가는 ...”

“우리는 모르는 일이다. 나중에 문제가 될 자료들을 모두 지워.
관련 메모리들은 모조리 소각에 들어가도록!”

“바, 박사님!”

“내 말 안 들리나, 제프?”

운석의 낙하 사실은 뒤늦게 대한민국 군사 당국에 의해 파악되었다.

대한민국의 정부는 즉시 낙하 예상 지점의 시민들에게
비상 대피령을 내렸지만, 이미 때는 늦은 후였다.

낙하지점의 사람들 중 피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운석은 곧바로 떨어지지 않고,
지상 1 킬로미터 상공에서 폭발을 일으켰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남방의 한 지점!
미합중국 최고의 물리학자 닥터 앤튼이
이종(異種) 에너지라고 이름붙였던 미스테리한 기운이
그 지역 전체를 뒤덮으며 낙진처럼 내렸다.

건물이 흔들렸다.
땅도 흔들렸고, 갈라지기도 하였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번창한 지역 중의 하나였던 경기도 용인시의 대부분은,
그 알 수 없는 에너지에 휩싸였다.
그리고 거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사실 사람들의 피해는 크지 않았다.
경계면에 있던 몇몇 사람들이 죽기도 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아남았다.
그리고 살아남은 이들은 자신들이 운명의 재앙을 겪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선택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종 에너지는 사람들에게 스며들었다.
그리하여 대한민국 용인시 전체를 아우르며 새로운 세상을 탄생시켰다.

손으로 장력을 내쏘는 사람들.
칼을 쥐면 검기를 뿜어낼 수 있는 가능성.
땅을 박차고 뛰어올라 허공을 수십 미터 날아갈 수 있는 힘이 가능해진 세상.

소위 무림이라고 불리는 세상이,
가루다 1999가 남긴 에너지의 영향을 받아 현실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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