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오늘 우리가 선택한 풍경

in Korea • 한국 • KR • KO3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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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엔 내가 다시 사랑이라는 걸, 또 채워갈 건 사랑이라는 걸 느꼈어. 내가 완전하다는 걸 깨닫고 내가 가진 사랑에 벅차 올라 설레고 행복했어. 움직이는 손과 내가 읽는 텍스트와 내 안에 담은 생각이 너무 좋고 아름다워서 마음이 콩닥거렸어.

그리고 오늘 1년여만에 챈님을 만났어. 오늘 우리가 선택한 풍경은 이거야. 작년 mi cubano를 읽고 너무 먹고 싶어 만들었다던 그의 flan 레시피가 궁금해졌지. 혹시 시간을 내 줄 수 있냐고 물었지. 흔쾌히 레시피를 알려주기로 했고 찬찬히 맛있는 걸 먹으며 내 세계에서 잠시 벗어나 그의 시선과 생각과 세계를 들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생각보다 그는 나와 닮았어. 통제광이고 쓸데없이 강한 책임감, 자신에 대한 높은 프라이드, 모순과 변덕으로 가득찬 자신, 많은 생각, 복잡한 생각 그러나 그는 달라. 확고하고 드높은 취향, 호기심 여왕, 알고 배우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 강한 에너지, 그보다 더 강한 열정, 효율성과 실용성, 또 어느 정도는 사람과의 거리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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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미래에 대해 막연히 불안해하던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돈이 많아지면 무얼 하고 싶냐는 나의 질문에 한치의 망설임 없이, 자신만의 인테리어로 어디를 봐도 만족스럽게 꽉꽉 채운 공간을 만드는 게 꿈이라는 그. 그거 말고 바라는 게 없다는 그. 그 말을 할 때 그는 너무 아름답고 빛이 났어. 확고하고 아름다운 꿈에 나는 너무나 기뻤어. 이제 그를 생각하며 어떤 풍경에 어떤 표정을 짓는지 알게 됐어. 그게 그의 꿈이고 행복이구나! 머지 않아 그에게 그런 공간이 생기기를 힘껏 떠올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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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눈동자를 한 없이 바라보며 선명한 그의 음성을 들으며 그의 세상을 알게 되서 너무 기쁜 하루!
돌아오는 길 천천히 닿은 시선에는 사랑이 가득가득!


p.s. 오늘 알게 된 재밌는 일화, 엄마가 집에 들르셨는데 아빠가 날 그렇게 걱정한단다.
L군은 돈도 벌고 대학원까지 다니며 날 먹여살리는데 나는 집에서 탱자탱자 백수생활하면서 애 낳을 생각도 하지 않아서, 곧 사랑이 식고 아이도 없는 불쌍한 딸내미 L군에게 버림받을까봐...ㅋㅋㅋㅋ 그렇게 심각하게 걱정을 하신다고. 그럴 일도 없겠지만 혹여나 그렇게 되도 L군보다 내가 더 행복하게 살거라고 엄마에게 호언장담을 했다.ㅋㅋㅋㅋ 너무 웃겨. 걱정을 만들어서 하시넹...아빠 건강이나 잘 챙기라구! 난 요새 너무 행복하다고요.

2021년 6월 7일, by 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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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ackground so beautiful

 3 years ago 

우리동네군요~

오! 정훈님 아름다운 동네에 사시는군요 :D !!

이 아름다운 동네가 어디인가요?ㅎ
파릇파릇한 호수공원이 예쁘네요

광교호수공원이요! 하하 익숙하시지 않나요?

공간이 사람을 만들기도하죠ㅎ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그러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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