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나를 위한 작은 선물

in #kr6 years ago (edited)

요며칠 개인적인 용무로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했던 나에게 작은 선물을 하나 해주고 싶어 꽃을 샀다. 한국에서 기분 좋은 소식도 전해오고 하니 겸사겸사한 마음이다.

나는 자주 나를 위해 꽃을 산다. 이번엔 생화 아닌 건조된 걸로 앙증맞은 꽃다발을 골라보았다. 작은 보라색 꽃 몇송이로 늘 그렇듯. 향기 대신 바삭한 질감으로 선택한 것인데 생각보다 좋다. 길거리에서 몇번이나 멈추어 사진을 찍어본다. 창창한 햇빛 아래에서 한번, 초록 나무를 배경으로 한번, 빨간 벽돌을 배경으로 한번, 나를 배경으로도 한번. 사진을 찍으면서 수분과 산소가 없어도 살아갈수 있는 꽃들에게 잠시 질투를 느꼈다. 뜨거운 볕 아래에서도 쩌렁쩌렁 당당한 아이들이 부러웠다. 너희는 세상에 작별을 고하고 다시 태어난거니? 오래도록 이 보라빛 아이들을 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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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걷고 있는 이길은 나무가 가득하니 선선해서 좋다. 그늘으로 골라서 걸을 필요도 없이 길 전체를 그늘로 만들어주는 가로수길이다. 내가 메고 있는 운동 배낭 안에는 방금 수퍼에서 산 해피를 위한 사료와 닭가슴살 한덩어리, 아이들을 위한 스파게티와 피자 재료, 남편을 위한 짜장 재료, 그리고 나를 위한 인스턴트 우동과 맥주가 들어 있다. 그리고 온가족이 함께 먹을 부대찌개 재료도 간만에 이것저것 사보았다. 제법 묵직해서 걷는 내내 어깨가 아프지만 그건 짐때문이 아니고, 어깨와 등 운동을 열심히 한 덕이라 뿌듯해하며, 1인치 정도 펌핑한 허벅지를 힘차게 내딛는다.

집에 도착해서 꽃다발을 아무렇게나 장식장에 올려놓으니 그대로 장식품이 되어버린다.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금세 익숙해지는 풍경에 낯선 느낌이다. 먼지가 쌓여 고개가 꺽일 때까지 우리집 한구석을 차지하게 되겠지. 벌써부터 정이 한보따리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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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같이 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스팀잇이다. 부담을 갖지 않으려고 요즘은 무척 노력하고 있다. 언제고 내 마음에 바쁨이 찾아와도 여유롭게 둘러볼수 있는 곳으로 마음켠에 넣어둘수 있는 보물 창고였으면 좋겠다.

핸드폰 음악을 켜고 스팀잇 창을 열며 이웃들과 다시 높은 하늘, 먼산에서 날개짓으로 뛰어 내릴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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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아무렇게나 죽음 쓰레기 되요..
꽃의 장의사를 잘 만나야지 ㅎㅎㅎㅎ

왠지 들풀 꺽고 꽃 말리고 이러면 한우님한테 혼날듯해요! ㅋㅋㅋ 그럴땐 이렇게 말해야지... 몸이 안 좋아서 약 만들라규용 ㅋㅋ

에빵님을 닮은 이쁜 꽃이네요
어디에 두어도 주변과 잘 어울리는, 마치 오래된 친구같은...^^

ㅎㅎㅎㅎ 최고의 찬사인걸요~

에이~ 별말씀을 ㅎㅎ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보라색 꽃이 매우 예쁘네요.

ㅎㅎ 제가 보라색을 제일 좋아해요!

자신을 위한 선물이 가끔 필요한 것 같아요. 무엇이 되었든....
에빵님 뛰어내리는건 좀 무서운데 전 위에서 기다릴게요. ㅎ

제가 손 꽉 잡아드릴께요! ㅎㅎㅎㅎ

기분좋은 날이네요~ 저는 핸드폰을 바꿨어요~^

저 따라하시는 거예요? 다음엔 꽃을 사세요 ㅎㅎㅎㅎㅎㅎ

ㅎㅎ 다음엔 그해볼까 합니다~

가끔 나를 위해, 나를 위한 작은 선물을 사는게
정말 좋다고 생각해요. ^^ 보라빛 아이들이 참 예쁩니다.

제가 보라색을 참 좋아하거든요. 남보라색 꽃이 의외로 많더라구요. 특히 들꽃에는요. ㅎ

자신에게 꽃 선물을 참 좋은 것 같네요. 무엇보다 자신이 가장 소중하니까...

그럼요! 우린 더더욱 우리를 스스로 챙겨야 해욧! 왠지는 아시죠? ㅎㅎ

꽃을 보며 듣는 노래를 들으며 흥얼거리는 그 시간~ 나만의 공간에서 느끼는 여유로움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인생 뭐 있나요, 그냥 즐기는 거죠! ㅎㅎㅎ

나를 위해 꽃을 사는 점..배워가요~!!
오늘 하루도 참 소중하지요~
스팀잇에 가입하고 모두 처음 뵙는 분들이지만
편안하 소통할 수 있고 참 좋더라구요..

그쵸~ 스팀잇의 그런점이 오래 갔으면 좋겠어요! ㅎ

자신을 사랑할 줄 아시는 에빵님^^ 꽃도 너무 예쁜데요!! ㅎㅎ

그냥 저를 예쁘다고 해주시면 앙대여~~~~~~~~~~~~~

어디 하찮은 꽃다위를 에빵님과 비교할 수 있나요~^^
에빵님은 알흠다우십니다^^ 헤헤~

옴마! 이런분을 왜 테이큰 안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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