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순서대로

in #kr-writing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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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을 하던 시절에는 지나친 '계획자'였다.

성인이 되어서도 할 일들의 목록을 만들어 긋고 또 긋고를 반복했다. 여행도 계획대로 진행되었으며, 여유시간 혹은 자유시간 마저도 따로 계획했다. 계획대로 뭘 할 수 없을 만큼 회사에서 살았기에 더 계획에 집착했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정말 많은 영향을 받는 것인지, 울타리가 사라진 프리랜서가 된 이후로는 계획자적 생각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했다. 늘어지는 것이 두려워 아직도 할일들을 나열하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하기 싫어지면 다른 것을 하기도 하고 생각이 나는대로 행동이 조금씩 옮겨지고 있다. 아무래도 이런 식으로 사고방식과 행동으로 바꾸어야 지금 내가 하는 일과 하고자 하는 일들이 더 수월하게 굴러갈 수 있을 것 만 같은 느낌이다.

이런식의 나열된 일기는 '무제'라는 이름으로 써왔었기에 규칙상 왠지 또 번호를 붙인 제목을 써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이번엔 왠지 그러기 싫어서 마음 가는대로 쓰기로 했다.






다운보팅


한여름밤의 플레이리스트 포스팅에 다운보팅러가 등장했다. 그것도 두 계정이나. 다운보팅 당했다는 글을 본적은 몇번 있지만, 내가 당하게 될 줄이야. 둘 다 미비한 스파를 보유하고 있어 별 영향을 주진 못하지만,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언제 어느 때 어떤 글에 누가 올지도 모르는 일이고.

그 어떤 유효한 효력을 지니지 못한다고 해도 우리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것에 영향을 받는다. 사람들이 떠나간다는 소식이나, 예전 사람들이 그립다거나 하는 식의 이야기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 나라고 그리운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문득 생각한다. 이 곳엔 내 글을 읽어주고 관심가져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보팅관계가 사라져도 내 글을 읽어줄 사람들이 남게 된다면, 몇이나 될까. 사람이 적응의 동물이라는 건 정말 위대한 능력인 동시에 무서운 세뇌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스템에 어떻게든 적응하기 위해 방식과 지점을 고민하며 그 속성에 차차 스며드는 것을 보면..






여행 플랜메이트


여행서점을 상상해본 것에 이어 여행계획을 위한 메이트가 존재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한참 남은 여행계획을 세워볼까 하는 중인데, 사실 요즘의 여행을 패키지냐 자유냐로 나눈다는 건 너무 1차원적인 느낌이다. 똑같은 곳을 방문하더라도 여행자만의 취향과 스타일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좀 더 조용한 정원에서 쉼이 있는 여행을 원할수도 다채로운 곳을 방문하는 것을 원할 수도 있다. 여행에도 각자의 감성이 존재하는 거다. 그걸 또 액티비티 여행, 휴식여행 이렇게 나눌 수도 없다. 매번 다르고 각자 다르니까.

그 사람의 여행 성향을 알고 함께 고민해주면서 찾아보고 예약도 해주는 형태의 플랜메이트가 존재한다면 어떨까. 1년에 얼마씩 내고, 내가 여행가고 싶을 때 한두달 전 쯤에 연락해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여행의 계획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거다. 이미 있는 서비스인가. 아니면, 아무도 원하지 않아서 망할까. 지금 나한테 필요한 서비스인데...

아 그걸 여행서점을 하면서 거기 앉아서 하면 되겠다;;






브런치


뒤늦게 브런치계정을 개설했다.

내가 쓰는 글이 기호에 맞는 사람들을 좀 더 찾아나서고 싶다는 생각 반, 그간 썼던 글을 좀 더 수정 보완해서 정리해놓고 싶다는 생각반이다. 또, 스팀잇에 올린 글들에서 라이프스타일이나 문화현상에 대한 분석 글들만 따로 꺼내어 재정리하고 싶기도 했다. 그렇다고 여기에 올렸던 글을 또 올리는 것도 문제가 될 것 같고.

나의 관심사와 내가 쓰는 글, 나의 성향, 내가 하는 일. 이 모든 것들이 하나를 깊게 파고 있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마음을 다잡지 않으면, 나 스스로가 아무것에도 전문성이 없는 것 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트렌드라는 분야 자체를 부정하는 자들도 있고, 한 때 뜨고 지는 것이 트렌드라면 내가 하고자 하는 '흐름'도 명확하게 트렌드는 아닌 셈이다.

그래서 니가 하려는게 뭐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해야할까. 결국 나에겐 감투가 없는 셈이다. 세상 사람들이 그렇게도 좋아하는 감투. 이것이 나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나의 취약점이 되어 나 스스로를 찌르게 될 때도 있다. 대상도 없는 누군가에게 '꼭 세상이 정한 카테고리 안에 들어가는 사람이어야 하나요? 그게 더 우위인가요?'라고 빈정대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종종 있다. 불특정 다수를 접하다보면 누군가의 눈빛인지 태도에서 그런 걸 느낄 때가 있는데, 나의 피해의식일 수도 있다. 아닐수도 있는 진실한 눈빛일 수도 있고.

그럴 수록 내가 할 수 있는 건 더 많은 것들을 비워내고 채워서 내 것으로 체화되게 만드는 것 뿐이다. 의미없는 시선에 동화되지 않으며,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미화해서 포장하지 않으리라고 다짐해본다. 물론 쉽지 않겠지. 더 많이 곱씹고 곱씹어 체화될 대로 체화된 것들이 흘러나올 때 까지 더 많이 곱씹어보자.








+무뜬금 급편지

@stylegold님께.

무상으로 20여일간 600스파를 임대해주셨는데, 약속했던 7월이 지나갔네요. 요즘 슬슬 다시 활동을 하시는 듯 한데, 활동하시려면 다시 가져가시는 것이 낫지 않으실런지.. 말씀이 없으셔서 남겨봅니다. 그간 너무 감사했어요. 흑..

(그런데, 제가 돌려드리는게 아니라 회수해가시는 방식인거죠? 잘 몰라서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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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옷, 몽상가님 브런치 개설하셨군요-! 작가님 등록하러 가야겠습니다 히히 :-) 티스토리를 해보니 브런치의 영향인지 예전보다 포맷이 훨씬 예뻐졌더라구요 :) 브런치 하시다가 심심하시면 티스토리에도 둥지 하나 틀어주세욤 ㅎㅎㅎ

돈 많은 타인/국가의 아랫 사람이(소속이) 되어 그쪽 돈을 받는 형식만 직업이라는 인식이 참 강한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직업이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요.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직업의 전부인 것 만 같아요. 브런치로 오세요(서로 꼬시기 ㅋㅋㅋㅋㅋ)

제가 브런치에 대해서 궁금한게 있는데요. 그곳에 글을 올리시는 분들은 출판을 목적으로 활동하시는 건가요? 다른 블로그와는 다르게 광고를 붙일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곳도 전문적인 글이 많은데, 원고료를 받지않고 그런 활동이 지속적으로 가능한 것이 궁금하더라고요. :D

저도 잘은 모르지만, 브런치에도 프로와 아마추어가 함께 공존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출판을 하신 분도 계시고, 평론가분도 계시고요. 말씀하신대로 아무리 써봤자 돈은 1도 벌 수 없습니다.ㅠㅠㅋㅋㅋ(사실은 그래서 브런치를 하지 않았던 것이기도 하죠;;) 위클리 매거진 연재를 하게 될 경우 출판의 기회를 얻게 되거나, 기타 매거진과의 협업 등 2차적인 것을 기대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브런치도 사실 완벽하게 좋은 플랫폼이라 할 수 없고, 컨텐츠나 수익성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그를 대체하는 별다른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아서 선택하게 되었어요. 저도 이제 시작해서 좀 더 이용해보고 알게되는 부분이 있으면 공유해볼께요. :)

저랑 공통 분모가 많으신것같아서 신기해요
ㅋㅋ 여행서점이 내방역쪽에 있는거같은데 가본진못했어요
어떤책방은 5만원? 내외 비용을 내면
타로카드를봐주고 자기상황 심리 상태에
따라서 책을 처방해주는
책방도 있구요.
여행책방구상중이시면 정말 좋은 아이디어이신것같아요.

네, 사적인 서점이 1:1 상담을 해주죠. 구체적으로 구상중이라기 보다는 항상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에요. 생각으로 끝이 날수도 있고요 ㅎㅎㅎ언젠간 되려나요

저의 취향저격이라서 그런지~
하시면 정말 좋을꺼같아요 !! ㅎㅎ 응원드립니다. 퐈이팅!!

감사해요! 열심히 꿈꿔보아야겠어요. :D

정반대의 사람이 오는 재미도 있지 않나요? :)

저는 여행할 때 목적지만 정하고 사실 정보 수집을 안해요. 일단 갑니다. 이미 남들이 알고 있는 핫 플레이스라도 제 입장에서는 제가 찾아낸 것이기에 신기함과 놀라움이 가득하지요.ㅋㅋ 게다가 남들이 잘 모르는 곳에 가보는 행운이 가끔 따르기도 하구요.

물론 시간과 돈이 3배 이상 들어가며 몸이 피곤하고 가끔 위험에 빠지기도... 합니다만, 계획을 짜면 너무 피곤해요라고 쓰고 귀찮습니다.

요는 플랜메이트 사업 잘 되시면 1평만 임대해주세요. 책상 하나 들고가서 계획이 마음에 안들어 뒤돌아서는 사람들 한번 더 잡아볼게요. :)

여행을 자주 가거나 길게 갈 수 있다면 좀 더 여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기에 매번 여행에 많은 준비를 하게 되는 듯 해요. 이게 진짜 실현되면, 영업을 해주시는 것으로 ㅋㅋㅋㅋ

고객님. 잠깐 잠깐만.
왜 플랜이 별로에요?

그럼 칼이나 총을 맞을 수 있거나 차가 굴러 떨어질 수 있는 지역만 걸러드리는 건 어떠세요?
리스크는 피하고 오직 나만의 여행을 가는 거죠.

제가 이 근처 지나다가 차 바퀴가 구덩이에 빠졌거든요.
일단 앉아야 잘 보여요.
앉아보세요.

ㅋㅋㅋㅋㅋㅋㅋ상상씬인가요. 고갱님 얘기좀 해봅시다. 앉아보세요.

준비된 모습 기억해 주시고, 최종 합격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사장님. 열심히 하겠습니다.ㅋㅋㅋ

@emotionalp 님 안녕하세요 ㅎㅎ
스팀잇 계정만 있으면 에어드랍 해주는 바이트볼 받으셨나요 ^^?
https://steemit.com/kr/@ganzi/6ofgw1

안녕하세요. 쏭아님통해서 받았던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왠지 회수를 안 해 가실거 같은......

땡땡~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닌것으로 ㅋㅋㅋㅋㅋㅋ

in english 😭

이제 브런치에서도 만날 수 있는건가요~? 글 잘 쓰시는 분들 너무 부러워요 ㅜ

네넵, 활동해보려고용. 저도 한번 해보는 것일 뿐입니다. ㅎㅎㅎ

무계획이 계획이다~~하고 살고 있는 중이라
막 뭔가 계획을 세우고 싶어집니다!!
다이어리부터 살까요?!
저는 옛날 사람이니까 색색깔 펜 사서 손으로 적게요~
중학생 때 마냥^-^

중학생때 마냥 좋은데용. 근데 색깔펜사면 둥이들의 습격을 받는 것 아닌가요. ㅋㅋㅋ마침 저도 올해 노트의 마지막장을 이미 채워서 새 노트 사서 새로운 내용을 담고 싶어지네요.

글 너무 잘 쓰셔서 부럽슴다. 감투를 쓰고 사는거 보다 오히려 나는 이런 사람이다! 이라고 당당하게 사는게 오히려 눈치나 비유 안마추고 살아서 마음이 더 편한 것 같습니다.

남들의 시선에 좀 더 의연해질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스스로. 감투는 없지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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