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파만파 독서잡기 22-22] 파친코1(이민진)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면 눈에 띄던 책이다.
가벼운 제목 때문인지 읽어 볼 마음이 들지 않았었다. 그러다 티브이에서 대대적인 광고를 보았고, 드라마로 찍었다는 소식까지 들렸다.
그 정도였나?
요즘 과도한 업무와 이러저러한 일들이 집중을 흐트려 놓아 쉬운 책이 필요했다. 잘 왔다는 듯, 이 책은 강한 흡인력으로 서사의 세계에 빠뜨려 놓았다.
경남 영도에 사는 근실한 어부가 아들을 낳았다. 아들은 언청이에 다리가 굽었는데 마음만은 고왔다. 아무나 빨리 시집 보내어 한 입이라도 덜어 내려는가난뱅이의 셋째 딸인 양진이가 남자에게 시집을 왔다. 둘 사이에 딸이 태어났다. 남자는 딸 선자를 너무나 예뻐하고 사랑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선자는 엄마를 도와 하숙집을 계속 운영해 간다. 하숙생들은 생선 비린내 나는 어부들.
열 여덟의 시골 아가씨 선자는 부산 시장에 갔다가 거기서 고한수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녀를 희롱하는 일본 학생들을 혼내 준 것이 인연이 된 것인데 부유하고 세련된 그 모습에 반하기도 했다.
아이를 가진 것을 알게 된 선자가 그 사실을 한수에게 알리자, 자기는 딸만 셋이라 아들이면 좋겠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유부남이었던 거다.
놀란 선자는 그와는 끝이라고 결심한다.
하늘이 도우셨는지, 마침 평양에서 오사카로 목회자 길을 떠나던 백이삭이 이 집에 잠깐 머무는데, 그는 결핵을 앓고 있었다. 양진과 선자 모녀의 보살핌으로 몸이 회복되었는데 처녀의 몸으로 임신한 선자의 처지를 모른 채 할 수가 없다.
그는 선자에게 청혼하고 오사카로 같이 떠나자고 제안한다. 선자 입장에서는 마다할 여유가 없었다.
오사카에는 먼저 자리잡은 백이삭의 형 백요셉이 아내 경희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는 이 결혼을 찬성할 수 없었으나 동생의 뜻을 꺾을 수도 없었다.
사내아이가 태어났고, 이삭은 아들에게 노아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몇 년 후 둘째도 태어나는데 모자수로 이름 짓고 가난하지만 열심히 살아간다.
그러다 일경에 잡혀가 옥고를 치루다 사망한다. 요셉은 졸지에 동생의 식구까지 책임져야 했다.
이들의 일본 생활은 지난했는데, 가난 특히 조선인 차별은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큰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에 대한 반응으로 영특한 노아는 우수한 성적으로, 몸 쓰는 것을 선호하는 모자수에게는 싸움으로 나타났다.
대동아 전쟁 중에는 일본 본토에도 물자가 떨어지고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한다. 이들을 굶주림에서 구한 사람은 바로 고한수였다. 오사카의 야쿠자였던 그는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과 특히 아들 노아가 죽게 놓아 둘 수 없었다. 본토의 폭탄을 피할 수 있었던 것도 그가 미리 조치한 덕이었다.
고한수는 조선 땅에서 양진도 데려와 선자에게 데려다 준다. 여자들은 김치를 만들고 설탕과자를 만들어 팔면서 생계를 이어간다.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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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 우리 동네 도서관에는 품절^^ 대출할 수가 엄써요~~ 재미있을 거 같아요. 꼭 읽으려구요. 아~ 댓글 쓰다보니, 서점에 가서 짱박혀 읽는 방법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