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고 말하는 용기

in #busy8 years ago (edited)

어떤 책에서 본 이야기이다.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은 너무 웃자라 불편하거나 쓸모없게 된 나무가 있을 경우
톱이나 칼로 잘라 버리는 게 아니라 온 부락민들이 모여 그 나무를 향해 크게 소리지른다고 한다.

예컨대,
"너는 살 가치가 없어!",
"나는 널 사랑하지 않아!",
"너는 왜 그렇게 사니?",
"차라리 죽어 버려" 등

이렇게 나무가 들어서 가슴 아파할 만한 말을 계속하면
정말 나무가 시들시들 말라 죽어 버린다는 것이다.

내가 7세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할 때 이 실험을 실제로 해본 적이 있다.

샬레에 젖은 거즈를 깔고 콩을 넣어 놓는다.
한 쪽에는 '좋아해' '사랑해' '예뻐' '최고야' 라고 적어 놓고 아이들에게 눈에 보일 때마다 얘기해 주라고 했다.
다른 쪽에는 그 반대의 말을 적어 놓고 똑같은 방법으로 하도록 했다.

시간이 흐른 뒤 어떻게 되었을까?
결과는 두 콩에서 똑같이 싹이 나왔고 똑같이 예쁘게 잘 자랐다.

나는 난감했다.
분명 좋은 말을 들은 쪽 콩에서만 싹이 나야 하는데...
나쁜 말을 들은 콩은 말라 비틀어지고 죽었어야 하는데..
아이들에게 이 결과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저 아프리카 부족민의 이야기를 책에 적은 작가에게 따지고 싶었다.
검증된 것만 쓰라고!!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이러이러한 이야기를 선생님이 책에서 봤고, 그래서 실험을 해본 거였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

아이들이 잠시 웅성거리다 앞에 놓인 콩을 바라봤다.
그때 한 아이가 말했다.

"그 책을 쓴 사람이 거짓말을 했나봐요"

그러자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었다.
아이들은 늘 선생님의 편이기 때문에 나를 옹호하는 발언이 많았고,
저자는 점점 거짓말쟁이가 되어갔다.

"선생님도 속은 거예요!"
"그 아저씨가 나빠요"
"그런데 콩에는 귀가 없는데 어떻게 들어요?"

등등등

그때 한 아이가 갑자기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나쁜 말을 들은 콩에서 싹이 나온 이유가 본인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이유를 물었다.

"선생님, 애들한테 이거 말하지 마세요!!
제가요 '나쁜 말 콩'한테 나쁜 말을 할 때 속으로 미안하다고 했어요."

아이의 말인 즉슨
자신이 나쁜 말을 할 때 콩한테 미안한 기분이 들어 속으로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콩이 그 마음을 알았기 때문에 시들지 않고 잘 자랄 수 있었을 거란 것이다.

왜 미안한 기분이들었는지 물었다.

"그 콩은 잘 못한 게 없는데...불쌍해서요"

당연히 다른 친구들에게는 말하지 않았고,
그 이야기는 몇 년이 지나도록 나와 그 아이만 알고 있는 비밀이 되었다.

정말 예쁜 마음이다.
비록 실험이고,
보잘 것 없는 콩 한 쪽이지만 나쁜 말을 들어야 했을 그 콩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는다는 건..

나는 진심으로 누군가에게 나쁜 말을 한 적이 있다.
진짜 상대방이 싫어서 미워 죽겠어서 아무렇게나 아무런 말을 했다.

당장 안 볼 사이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남겼다.
순간의 감정에 격앙되어 화를 참지 못하고 내뱉은 말이어도
그 순간만큼은 진심이었기에 마음 속에도 상처가 생겼을 것이다.

아이들이 함께 놀다 다툼이 생기면 서로 어떤 점이 속상했는지 이야기나누고
잠시 생각할 시간을 준 뒤에 미안하다는 말을 할 마음이 생기면 선생님한테 와서 말해달라고 했었다.

아이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가와
서로 자기가 잘못했다며 사과할 뜻을 비친다.

나는 어떤가...
미안한 마음에도 먼저 사과하지 못 하고, 어영부영 지내다 지금은 연락이 끊긴 인연들이 있다.
두고 두고 떠오른다.

그런데...솔직히 모르겠다.
지금 그들을 만난다면...과연 내가 먼저 용기내어 그 땐 미안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
괜한 자존심만 또 세우게 되지는 않을지..

아니, 그들과 마주칠 일이 아예 없었으면 좋겠다고 속으로는 바라고 있는지 모른다.

내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끝까지 잘 했다고 우기는 사람이다.

사람은 때로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마치 비겁한 거울을 보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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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감동이네요 ㅠㅠㅠ 콩이 안 자랐다면 아이는 죄책감을 느꼈을텐데 정말 다행입니다. (자세한 건 모르지만 어디서 들은 이야긴데 식물에게 예쁜 말을 하면 잘 자란다는 ..널리 알려진 실험이 대표적인 비과학적(?) 루머에 불과하다고 하더라구요)

아...비과학적 루머였군요!!!
세상엔 정말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게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신기하고요^_^

아이들 마음 씀씀이가 순수하고 예쁘네요^^;

저도 그 날 받았던 감동이 남아있어요
그런 대답을 들으리라곤 생각도 못했거든요..

흠. 저도 그 콩 불쌍한데요. 나쁜 실험...

예. ㅎㅎㅎㅎ 좋은 말 한 번 한 콩하고, 여러번 한 콩 하고 비교실험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ㅎㅎㅎ
콩도 생명인데 살아야죠. ㅎㅎㅎㅎ

한 콩 한 콩 ㅋㅋ

아이콩 ㅋㅋㅋ

ㅠㅠ 이제 그런 실험 안 할게요ㅎㅎ;;

말의 힘. 정말 대단합니다. 말을 뱉을때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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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생각하고 조심해야죠..
실수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고요

잘하는것보다 잘못된것을 솔직하게 사과 하기는 너무 힘들다고 생각을 합니다. 사과가 몸에 배어도 안되겠지만 사과를 진정성이 빠진 건성으로 하는것은 좋은것이 못되지요.

그리고 저자의 이야기는 사실입니다.
동물이고 식물이고 자기를 싫어하면 다 알고 반응을 합니다.
어찌보면 사람보다 더 정직합니다.

난 그아이가 누구인지 모르나 훌륭한 아이 로 자라고 훌륭한 청년으로 자라것이라 봅니다.
그 아이에게 축복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 아이는 여자아이였는데
친구들을 잘 챙기고 배려해서 인기도 많았어요
지금은 초등학교 3학년쯤 됐을 거예요
아마 여전히 바르고 예쁘게 지내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관련 실험은 한동안 티비에도 많이 나와서
저도 신기하게 봤던 기억이 있어요
말의 신비함과 힘을 느꼈었죠..
건성으로 하는 사과는 또 다른 상처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아버지를 별로 안좋아하는이유가..... 저랑 비슷해서.......ㅎㅎ
디디엘님 편안한 저녁시간되세요^^

ㅎㅎ 우부님 아버지 닮으셨군요
아버님도 가정적인 애처가? 맞으시죠?!^-^

괜찮아요.
사람이 완벽하지 않고 다른 사람도 비슷하게 사니까요.

히지만 미안하다고 할 수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비겁한 거울은 되기 싫습니다.

시원해서 좀 낫죠.

지난 날 잘못이 자꾸 떠오르는 건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예요
이제는 바로 바로 인정하고 사과하려고 한답니다
비겁한 거울에 비친 모습은 그 어느 것보다 못 났으니까요
오늘도 밖에 나가 한참 놀았어요
그러다 랄라가 얼굴을 좀 긁혀서ㅠㅠ
엊그제는 도담이가 다리를 좀 많이 다쳐서 병원에 다녀왔답니다
바깥활동이 많아지니 조금씩 다치기도 하네요

사람은 때로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마치 비겁한 거울을 보는 것 같아서...

이거 완전 공감!!! 간혹 남이 하는 행동에서 정말 맘에 안드는게 생길때가 있는데, 거의 대부분은 제가 잘하는 행동이더라구요.

왜 그럴까요ㅎㅎ
나와 닮은 행동이라 맘에 안 드는 심리..
그나저나 디로는 아부지 열심히 따라다니네요
커여워~ㅎ

저도 저 디로봇의 드립력이 부럽네요.ㅋㅋㅋ

콩은 맛이없어. 으~~~ㅋㅋㅋㅋ

미안해요. 드립쳐서

용기있는 나!! 잘했어~

ㅎㅎ 나도 콩은 별로야~~으!!!

거울을 보는 듯 ...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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