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숙에 대하여
대상포진으로 고생하는 아들 녀석을 위해
실한 토종닭 한 마리를 사고
전복을 몇 마리 사고 수삼이며 황기며 대추를 샀다.
재료를 정성스럽게 다듬고 씻고
압력솥에 넣어 끓이면서 아들을 생각 한다.
이건 좀 먹을 만했으면 좋겠다.
내가 어릴 때 할머니는 마당 한편에 초가로 닭장을 지어
해마다 50마리 정도의 닭을 기르셨다.
쌀겨를 먹이기도하고 배추 잎사귀를 먹이기도 하고
어쩌다가 닭장을 탈출한 닭들이
채마밭을 쑥대밭으로 만들기도 했지만
이 닭들이 낳은 알을 시장에 팔기도 하고
손자들 도시락 반찬도 하고....
할머니는 한 달에 한번 두 마리의 닭을 잡아
집안 잔치를 벌이셨다.
마당에 있는 화덕에 가마솥을 걸고 장작을 지피면서
끓고 있는 닭백숙 냄새를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할머니 어머니 아버지 육남매 아홉 식구
두 마리의 닭백숙의 분배는 늘 그랬다.
큰 그릇에 실한 씨암탉 한마리는 아버지 앞에 놓여 있었고
나머지 한 마리로 여덟 식구가 나주어 먹는 불공정한 분배
우리는 그것을 왜 당연하게 여겼을까?
아버지는 할머니 앞에서 그 큰 씨암탉을 혼자서 다드셨고
지켜보시던 할머니 입가엔 미소가 번졌다.
세월이 흘러도 백숙에 대한 기억은 늘 그렇다.
아버지 앞에 놓인 씨암탉 한 마리
우리 그릇에 들어 있던 잘게 찢어진 닭고기 조각들....
아들을 위해 백숙을 만들면서
왜 그때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는지 알 것같다.
< 숨쉬는글 corn113 >
저의 숨쉬는글을 읽어주시고 제 아들녀석을 걱정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갑작스런 암호화 화폐의 폭락에 근심이 많으실텐데....
소나기처럼 지나갈 일입니다
음.. 하지만 이번 소나기는.. 아무래도 장마일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지금쯤 아드님은 괜찮아지셨겠죠?
할머님이 해주셨던 이야기 하나 생각납니다.
"새끼 아픈게 젤 맘 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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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님의 대상포진이 빨리 완쾌되길 기원합니다.
아버지의 마음이 담긴 글이네요!
kr-daddy 태그도...잠깐 홍보하고 갑니다^^
대상포진 엄청 아프다고 하던데...;;
검색해보니 대상포진에는 자극적인 음식, 인스턴트 음식, 당분이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백숙.. 건강하고 정말 좋겠습니다~~
대상포진이라서 고생하시겠네요. ㅠ 말씀 잘 보고 갑니다.
오늘 숨은 살짝더 아련합니다.. 잘보았습니다~
아주 아픈 질병이라고 들었는데 걱정 많으시겠어요~
부디 어머니의 정성이 닿아 말끔히 낫기를 바라겠습니다.
콘님의 백숙이야기가 또 추억을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되었네요~
건강하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할머니의 분배 이야기를 들으니, 아버님께서는 건강이 않좋았거나 힘들게 일하셨던 분이었던 모양입니다.
사실 우리 집의 경우도 비슷했습니다. 특별한 음식이 생기면 할머니 직접 개입하셨으니까요. ^^
하지만 아버님은 속이 불편하다시 입만 대셨어요.
그리되면 그것은 식구들의 차지가 되어 잔치를 벌리곤 했지요.
그런 당신에 대한 그리움은,
돌아가시고 난 뒤에서야 생겼으니 불효자가 따로 없답니다. ㅠㅠ
제 아버지는 너무 효자 이셨죠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늘 우리에게 양보하셨습니다.
부모는 다 그렇죠
에고 아드님이 빨리 쾌차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대상포진이라니 힘드실텐데 ㅠㅠㅠ
마지막에 빵 터지고 갑니다ㅋㅋ
전 콘님의 이런 익살스러움이 좋습니다^^
제 웃음 코드 명중이네요ㅋ
저녁을 뭐해먹을지 고민이었는데 백숙 먹고싶네요 콘님 글보니 더 배고파졌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