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울었다는데...
밤새 울었다는데.../cjsdns
일요일이라 나름 시원한 피서를 즐겼다.
일어나 보니 전화에 문자 메시지가 와있다.
휴일이라 길이 많이 밀리겠지만 꼭 뵙고 싶습니다 이렇게 문자가 있길래 전화 하기는 그렇고 오후에는 사무실에 나갑니다 하고 문자를 남겼다.
왜일까?
꼬리를 무는 의문은 사무실에 나가서 에어컨을 틀어 열기를 식혀 놓고 나서도 무엇 때문에 그러지 누가 또 민원을 넣은 것을 가지고 내가 넣었다고 생각을 하나 난 남을 곤란하게 하는 민원을 제기한 것도 없는데 왜 그럴까? 민원을 넣을 거면 본인들에게 먼저 이야기를 하지 뒤에서 곤란하게 하지는 않는데 왜 그러지 난 아닌데...
사무실 문이 열리며 들어서는 얼굴이 수척해 보인다. 나는 피서를 즐겼지만 잠도 제대로 못 잔 얼굴이다. 앉기가 무섭게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더니 상담을 꼭 하고 싶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마땅한 분이 없고 새벽에 생각나는 사람이 사장님이라 실례를 무릅쓰고 문자 드리고 전화를 드렸습니다 한다. 밤새 울고 고민을 해도 의논할 사람이 정말 없어서 상담을 부탁하려고 내려왔단다.
그런데 아무래도 뜨거운 날에 오느라 고생이 많이 된듯하다. 속이 타 보이길래 시원한 맥주 한 캔 하겠냐 하니 고맙습니다 한다. 한숨 돌리고 나니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이야기에 핵심은 동업자들 간에 알력이고 쌓여가는 불신에 대한 이야기 그래서 그것을 어떻게 풀었으면 좋겠냐는 나로서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가 되는 것들이었다. 아니 그런 사안을 왜 내게 와서 상담을 하겠다고 합니까 오히려 거꾸로 내가 물었다.
내입장에서는 어이없는 상담을 하게 되었지만 자세히는 몰라도 돌아가는 모양을 옆에서 봐서 알고 있고 그간에 세월에서 나름 겪어본 일들이 있으니 뭔 말인지 이야기를 들어보지 않아도 다 아는 그런 이야기들이라 생각을 했다. 그렇다 해도 일단 말은 들어 봐야 하는 것이니 들어 봤다.
들어보니 생각대로 내분이고 알력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동업이라는 것이 정말 힘든 민족이다. 사업 초기에는 잘하다가도 잘될 거 같거나 사업이 안될 거 같으면 우선 나름의 입장이 틀려지니 다른 생각들을 가지게 된다. 사람 좋아서 믿고 한다고 하는데 돈이 중간에 들어가면 이간질 잘 시키는 사람 하나 넣어 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동업은 동업 계약서에 예상 가능한 사항을 다 넣어놓고 시작을 해야 하는데 대부분 보면 그렇지 못하다.
들은 이야기 내용은 듣는 것으로 끝내야 하는 것이고 나름의 대응 방법을 이야기해 줬다.
첫 번째는 모두가 잘 되는 방법으로 풀어야 하니 화가 난다고 보기 싫다고 피하지 말고 서로 같이 만나서 대화를 해라 어떻게 하기를 원하냐 정확히 묻고 자신의 생각도 정확하게 전달하여라 그리하고 도 이야기가 안되고 나가 달라고 하면 나는 빠져도 두 사람이라도 잘되는 방법을 강구해주면서 빠져라 단 그간에 이해관계에서 있었던 보증 채무정리와 공동사업 포기각서가 아니라 지분 양도까지 확실히 해라.
사업의 지분 양도가 명시되지 않은 공동사업 포기각서는 잘되었을 때는 문제가 없지만 만약에 사업이 잘 안되고 큰 문제가 생기면 나중에 채권자들이 문제 제기를 하면 얽힐 수도 있으니 정리할 때는 휴지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비데 사용까지 확실히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야 완전한 포기가 되어서 잘되어도 미련 없고 안되어도 손해 볼 것 없는 것이다.
그러나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은 살리는 일은 하되 죽이는 일은 하지 말아라. 본인이 약간의 손실을 본다고 해도 그냥 넘어가야지 보전 안 해준다고 상대의 약점을 잡고 흔들면 그때는 모두가 죽는 것이다. 나로 인해 누군가 잘되면 나중이라도 좋은 일이 생길 수 있지만 나로 인해 누군가 큰 피해를 보면 그 업보는 영원히 안고 가야 한다.
사실 상담할 자격도 안 되는 사람 그럴 능력이나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이렇게 상담을 해오면 때론 더욱 진지해진다. 나의 한마디로 누군가 다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지막 나의 말은 따로 있었다. 지금 공사로 인해 최대 피해자는 나인데 내가 민원을 넣을까 봐 내가 민원을 제기하면 공사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을 알기에 내분이 있는 척 오히려 민원을 넣지 못하게 하는 고도의 전략으로 내게 와서 이러는 것 같다.
아니라고는 펄쩍 뛰는데 그럴만한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상담을 한다면서 자신들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내보이는 데는 일찍이 내가 다 알고 있는 사안들이라 해도 본인 말로 들려주고 보여 줄 때는 정말 심각한 내분이 있던지 아니면 고도의 전략 이런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상관없다. 내가 겪는 불편 이상으로 사업이 성공하고 우리 동네가 좀 더 아름답고 쾌적한 주거가 이루어지는 마을로 변한다면 나의 불편은 견딜만하다. 나는 누군가 피해를 보는 이야기는 할 줄 모른다. 내가 피해를 좀 본다 해도 그렇다.
청평에서
천운
기왕 시작한 공사 잘 마무리 되어야 하는데
어떤 때는 주변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어
괘씸하기도 합니다.
우리도 어제 오늘 계속 크레인이나
다른 장비로 집앞을 가로막고 있어서
정말 화도 나고 난처했습니다.
그렇다고 일일이 싸울 수도 없고
참고 보자니 바보같고
매우매우 좋은 에세이를 보는 것 같았어요. 갑작스럽게 시작된 그 사람과의 만남부터 그의 이야기 그리고 이후에 이어지는 천운님의 생각까지 완벽하네요 ㅎㅎㅎㅎ 좋은 글이었어요 ㅋㅋㅋㅋ 제가 평가할 순 없지만 정말 그랬어요.
그리고 이제 제 생각을 써보자면 개인적으로 누군가에게 조언해줄 때 만큼 진지하게 변하는 때가 없는 것 같아요. 어떨때보면 내가 알고 있던 나보다 내가 현명해지는 그런 순간인 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은 그말에 책임이라도 지겠다는 듯이 더욱 열심히 살고 그 말에 맞게끔 행동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던 것 같아요 ! ㅎㅎ
현명하신 분이네요.
나이를 먹다보면 보이는 모습 안에 감춰진 것들을 희미 하게 감지할수 있는
지혜를 터득하기도 하더라고요
어떤 이해 관계일지 모르지만 천운님의 지혜를 엿볼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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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 really nice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