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인계

in zzan3 years ago

인수인계/cjsdns

오늘 오후 3시에, 젊은 시절을 21사단 병기근무대에서 함께한 전우 중에 한 친구가 며느리를 맞이한다.
아들이 장가갈 생각을 안 한다고 고심하더니 그 고심을 덜게 되었다.
축하를 위해 아내와 함께 부부동반 나들이를 한다.

예식장은 서울 송파 어디라 하니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자동차로 한시간 정도면 가는거리다.
강동 송파 강남이 성동구로 불리던 시절부터 그 동네서 오랫동안 살았던 나는, 군 시절 정이 들었던 양구가 고향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서울 동쪽 동네는 사실 나의 고향이나 다름없고 내가 열대여섯 살부터 30여 년 살다가 온 것이라 지금도 어디가 어디 하면 많이 바뀌었다 해도 훤하다.

지금은 고덕지구나 강일 지구 하남 미사 일대가 아파트촌으로 변모해서 위용을 자랑하지만 그 시절에는 잠실 고덕 시영아파트나 암사 시영아파트가 그지역 아파트의 시조나 다름없었고 둔촌주공이 들어오고 올림픽 선수촌이 들어서며 고급 주거지역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고 해도 될법하다.

얼마 전 가보니 몇 년 살았던 둔촌 주공도 재개발이 한창이던데 집값이 당시에 비하면 많이 오르긴 했다.
8000만 원에 87년인가 88년에 판 집이 지금은 20억 이쪽저쪽 한다고 하니 많이 오르기는 한 것인데 당시 인건비와 지금 인건비를 비유하면 또 그렇게 많이 올랐다고 할 것도 아니란 생각도 들기도 한다.

70년도에 내 첫 월급이 3,600원이었고 80년대 들어서 인건비가 급상승하게 되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당시 화물차 기사들 월급이 15만 원이 안된 것으로 안다.
기억이 정확한지는 모르나 80년대 초에는 10만 원선에 그쳤던 것으로 안다.
당시에도 인건비를 따지면 집값은 하늘 같았다.

그러나 지금이나 그때나 마찬가지로 돈을 다 가지고 집을 사기는 어렵던 시절이고 막상 돈을 모아서 집을 사려고 생각하고 몇 년 동안 절약하여 모아서 집을 사려면 그때도 집값은 껑충 뛰었던 시절이다.
여하튼 예전이나 지금이나 내 집 마련은 큰 결단 없이는 힘든 것은 사실이고 내 집 마련을 위하여서는 나름 고생을 각오해야 하리라.

나 같은 경우는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했다.
우리나라는 집이 투자의 대상이고 어느 집이나 재산 목록 1호일 가능성이 높기에 나도 집 없는 설움을 털어내기 위해서 처음 집을 장만하던 때를 회상해보면 젊음이 좋기는 좋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젊으니까 그렇게 할 수 있었지 하는 생각인데 이야기보따리가 풀리면 오늘 예식장에 늦을 수 있으니 나중에 기회가 있을 때 시작해야 한다.
빨리 점심먹고 출발 하자며 점심상 차려놓고 서둘자 하는 아내의 눈총이 따갑게 느껴지니 줄여서 한마디만 하면 , 쓰는 게 먼저면 돈이 모일 리 없고 신용이 없으면 그 어느 것도 못한다, 이다

오늘 글제가 인수인계이다.
왠지 결혼식 하니 인수인계가 생각났다.
사전적 의미로는 인수인계[引受引繼]는 "넘겨주고 이어받음" 이렇게 기술되어있다.
말 그대로 넘겨주고 이어받는 게 인수인계이다.

결혼이란 것을 중심에 놓고 보면 그때부터 많은 것을 넘겨주고 이어받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풍만이 아니라 모든 것이 여러 형태로 그렇게 되는 것 같다.
결국은 늙어가는 것까지 그렇다는 생각이다.

마냥 젊어있을 것만 같았던 우리는 이제 퇴역이 되어 가는 것이다.
그것을 가장 많이 느끼거나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 자식에 결혼이 아닌가 싶다.

인수인계에는 넘겨주는 것도 있지만 물려주는 것도 인수인계라는 생각이다.
받는 사람이 없으면 못주는데 받는 사람이 생긴 다는 것이고 그때부터 유형무형의 많은 것들이 넘겨진다고 본다.

이젠 마음이 급해진다.
한편 군대 동기들을 모두 만날 수 있으니 설레기도 한다.
코로나로 그동안 제대로 못 만났는데 오늘은 동기 11명을 모두 만날 수이 있을 거 같다.
오늘은 마음껏 축하도 하고 늙어가는 모습을 서로 확 인도하고 그런 시간이 될 거 같다.

사람들의 삶을 영위한다는 것 자체가 인수인계의 연속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잠깐 들어 이야기를 늘어놓아 보았습니다.

스티미언 모두 행복한 주말 보내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1/11/27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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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21사단 나오셨군요~ 저는 인제12사단이었는데 양구얘기를 들으니 그당시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제 동기들은 잘 지내나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결혼도 어떻게 보면 인수인계라고 볼 수 있겠네요... 제 아들이 결혼할 때가 되면 저도 인수인계를 하겠지요...^^

Cerita yang menarik tentang perjuangan hidup. Menginspirasi.

행운을 빕니다

백두산나오셨구나,,,시대는달라도 양구는 양구죠 ㅡ.ㅡ 3군단 양구에서 근무한 1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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