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1 인연의 무게

in #kr7 years ago (edited)

수다.jpg


대학생 시절. '민들레 영토'라는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그곳에서 한 조리사님을 만났다. 조리사님은 일이 끝나면 종종 알바생들에게 고생했다며 술을 사주시고는 했다. 나를 포함한 여러 아이들이 조리사님을 좋아했고 무척이나 많이 따랐다.

대학을 졸업하고 알바를 그만 둘 때 쯤 조리사님은 민들레 영토를 나와 작은 가게 하나를 열었다.

 레스토랑 Su Da.

우리는 조리사님에게 보은하겠다며 수다에 자주 가자 다짐했다. 그러나 모든 다짐은 시간 앞에 무뎌진다. 날이 갈 수록 수다를 찾는 사람은 점차 줄었다.

직장이 두어번 바뀌었을 때쯤 문득 수다가 떠올라 가게를 찾았지만 수다가 있던 자리에는 새로운 가게가 들어와 있었다. 조리사님께 전화를 걸어보려 핸드폰을 꺼냈지만 내 전화번호부에는 조리사님의 전화번호가 없었다.

인연의 무게, 참 가볍다.

맺음말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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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매번 감사합니다. :)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가 있지......

칭찬 감사합니다. 지누님. :)
앞으로 더 잘하라는 말씀으로 듣고 겸손하게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

저 있잖아요.. 이런 에쎄이 너무 좋아요 정말로요..
격하게 공감이 가면서도 마지막 인연의 무게, 참 가볍다는 가슴을 찌르네요. 인연의 무게는 시간이 갈수록 가벼워지는거같아요 로그함수처럼요..

감사합니다. innovit님. :)

잘 인지하고 있지 않으면 금방 잊어버린게 인연인 거 같아요. 가까운 가족 마저도 안 보고 사는 사람들도 많은 걸 보면요. :D

오늘 날씨가 정말 춥네요. 감기 조심하시고요.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

신촌에 있던 민들레 영토 가끔 갔었는데 추억이 새록새록이네요..
인연을 만나는것 보다 이어가는게 더 힘든거 같습니다..

저도 예전에 신촌 민들레 영토 많이 갔었어요. ㅎㅎ
제가 일했던 곳은 아니지만요. :)

인연이라는 게 정말 말씀처럼 만들어가는 것보다 이어가는 게 더 힘든 거 같아요. 가까웠던 사람이 멀어지는 건 순식간이니까요. :D

민들레영토..! 저도 종종가던 곳인데 말이죠
사실 저도 관계에서 이런 못난 부분이 많습니다.
예전엔 저걸 일처럼 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그냥 내가 편했으면 좋겠어서 자연스럽게.. 어쩌면 너무나 가볍게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한때 정말 잘나가던 카페였죠. 민들레 영토.

관계라는 게 참 어렵죠. 저는 둥글둥글하게 만인과 친하고 싶었는데 그거 다 욕심이더라고요. 너무 가벼운 관계라 생각했던 사람이 더 오래가고 깊은 관계라 생각했던 사람이 순식간에 안 보이는 사이가 되기도 하고요. ㅠ

저도 정말 깊고깊은 세상에 이런친구가 또 있나하는 사람도
정말 아무렇지 않게 잃어보고..
관계라는 것도 결국은 상당히 감정적인 일인가봐요

조리사님도 초코님이 가끔 그리울텐데.. 어쩌나.

덩달아 저도 쓸쓸하네요

그럼 전 누군가의 그리움이 된 거로군요. :)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린님. 날이 많이 추운데 감기 걸리신 건 아니죠? :D

많은 사람과의 소중한 관계를 유지하기는 힘들죠...ㅎㅎㅎ하하

네 그런 거 같아요. :)
지키는 것이 더 힘든 게 인연인가봐요. :D

사회 생활하며 만나는 여러 인연들... 저도 생각해보니 너무 쉽게, 가볍게 끊고 살았던것 같네요. 다 챙기고 살 수는 솔직히 없겠지만, 이젠 조금 더 끈끈한 인연을 맺고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그랬던 거 같아요. 잘 챙겨 평생 같이 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인연도 있었는데 지금은 다들 어떻게 지내는지 알 수 조차 없게 됐어요. ㅠ

반면 가볍게 시작했지만 꾸준히 진행되는 인연이 있기도 하고. :)

오늘 너무 추워요 노아님. 옷 따뜻하게 입으셨나요? 감기조심하시고 행복한 불금 되세요! :)

민들레영토. 이름 참 근사하네요. 인연의 무게가 참 가볍기도 질기기도 하지요. 오늘은 옛사람에 마음껏 잠겨볼까봐요~

민들레 영토가 한 때 정말 유명했던 곳이기도 해요. 한국 카페가 전성기를 누렸던 시기이기도 하고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엔지니어님. 행복한 불금 되세요! 아, 감기도 조심하시고요!! :)

엔지니어 아니고 에너자이저라고 소심하게 지적질하고 갑니다 ㅋㅋ

앗, 그렇네요. ㅎㅎ
죄송합니다. 에너자이저님. :)

별말씀을요~ 대신 기억해주시기입니다 ㅎ

저또한 그런기억이 많아서인지 유독 쓸쓸해지네요.영원할것같은 친구들도 삶에지쳐 잊고살다보면 어느세 멀어져있곤하지요.

삶이 녹록치 않을 수록 인연의 무게는 점점 더 가벼워 지는 거 같아요. :)

날이 많이 춥습니다. 감기조심하셔요. 미루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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