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1 여름의 기록


별 말을 적지 않으려다가 이 문장을 발견하고 적는 기록.

그래, 몇 년 전까지는 여름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여름의 축축한 습기로 세포들이 처져 느리게 작동하는 속도를 좋아하지 않았다. 드디어 내게 여름이 왔다. 여름은 이제 길다는데. 이젠 천천히 걷고 산책을 나가기까지 더 많은 결심이 필요할 것이다.

과거엔 감정을 파도에 관해 그저 비유했었다. 요즘엔 파도의 리듬을 느낀다. 실제로 매일 일어나면 파도의 흐름이 느껴지고 매일매일 변화한다. 그걸 관찰하며 잊지 말고 파도와 친해져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자부심과 수치심에 대한 글귀를 우연히 발견했다. 우연이 아니었을 것이다. 나는 오늘 마지막에 수치심을 느끼며 헤어졌던 사람을 떠오르며 그를 미워하고 흠집내려다가 구린 자신을 보고 방어를 하려던 참이었으니까. 내 안에 어떤 부분을 좋아하는 건 아름다운 행위지만 그것이 어떤 수치심을 보상하려는 기제라면 그런 자부심 같은 간 한 톨도 가지지 않는 편이 좋다.

방어하거나 자신의 나은 부분을 찾거나 뭐라도 보상하고 싶어지는 그 마음은 사실 파도가 거칠게 몰아치기 때문에 시작되었다. 나는 그 파도를 조절할 수 없고 바꿀 수도 없다. 다만 관찰하고 다음 파도를 기다릴 수 있다. 조용히, 조용히 그러니 거짓말처럼 파도가 치는데도 수치심은 어느새 사라졌다. 부끄럽거나 쪽팔리거나 수치스러워도 자신을 방어하지 않을 거다. 솔직할거다. 파도가 칠 땐 더 어렵지만.

글쓰기 수업을 보통 딱 맞춰서 가는데 오늘은 너무 덥다는 핑계로 일찍 도착해 근처 맛있는 카페에 앉아있다. 음악도 주인분도 커피도 분위기도 너무 좋다.

서강대가 바로 뒤에 있는데 모르고 끝낼 뻔했다. 오늘의 운세에서는 침묵이 금이라는데 발표가 있다. 그래도 괜찮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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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years ago 

파도 또한 지나가리라~^^
늘 평온하시길
비록 긴긴 여름이 될지라도

여름이 좋아졌으니 여름의 모든 부분을 즐겨보려고요 🌊
긴긴 여름 👋 헬로우! ㅋ

저는 따뜻한 여름 넘 좋아여...
원래 몸이 차가워서 그런가 ㅋㅋ
물도 따뜻해야 끓어오르듯 스텔라언니만의 변이의 세포도 더 활발해지지 않을까..

하는 요런 관점도 한번 적어봅니다 ㅎㅎ

맞아 카모님 몸이 시원했죠. 전 뜨거워서
맞아요 오늘만해도 덕분에 나가서 좋은 기운 많이 얻고 엄청 만족스러운 상태로 집으로 돌아오고 있답니당
예리한 카모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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