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순간들

in #kr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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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쓴 글에는 온통 '그 아티스트' 이야기뿐이었지만, '적당히 유명한 오빠'의 공연은, 그리고 그 뒤풀이 자리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 자리엔 대부분 음악 하는 사람들이었는데, 그중에서도 80% 이상은 내가 한 번쯤 이름을 들어본 유명한 인디(유명한 인디라는 말은 어딘가 이상하지만) 아티스트들이었다. 그 공연은, 그리고 그 뒤풀이 자리는 자유의 끝이었다. 거기에 있는 사람들은 기분 좋으면 노래하고, 이상한 춤을 추고, 서로 욕하고, 끝없이 담배를 피웠다.

나는 말끔한 옷을 입고, 문신 하나 없는 깨끗한 몸으로, 처음 보는 사람에게 예의를 차리고, 같이 담배 한 대 피지 못하는 내 단정한 모습이 무척 부끄러웠다. 그 자리에서만큼은 선뜻 음악 한다는 말을 꺼내기 힘들었다. 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왜 내 음악이 그들과 같을 수 없는지 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내 옆자리에 앉은 사람 역시 음악 하는 사람이었는데, 그 사람은 내가 곡을 쓴다는 것을, 피아노를 친다는 것을 알게 되자 자기 작업실에 놀러 오라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웃으며 "네. 나중에 한번 놀러 갈게요."라는 말로 이야기를 끝냈다. 당연히 예의상 하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는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약속을 잡았고, 그래서 이번 주에 그 사람 작업실에 가게 되었다.

어쩌면 나도, 이제는 좀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어제, 그리고 그제 '망해서 행복한 사람들'(여기엔 '적당히 유명한 오빠'도 포함된다.)에게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들은 별 것 아닌 나의 행동을 과분할 정도로 고마워했다. 나는 무엇보다도 내 행동 안에 숨어있는 마음을 봐주는 것이 무척 고마웠다.

그들은 공연장에서도 나를 많이 챙겨주었지만, 내가 돌아간 후로도 계속 연락을 주었다. 와줘서 고맙다거나, 몸은 괜찮냐 거나, 선물 잘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생각해 보니 어제 받았던 전화에서는 세 명이 돌아가며 연신 고맙다는 말을 했었다. 나는 또 그들에게 더 큰 것을 받게 되었다.

나는 공연 때 '적당히 유명한 오빠'의 곡을 처음 들었다. 곡을 들으면 너무 좋을 것 같아, 내 곡이 초라하게 느껴질 것 같아 최대한 듣는 것을 미뤘다. 역시나 오빠의 곡은 좋았고, 다행인지 내 곡은 적당히 초라하게 느껴졌다.

무언가를 주었지만, 더 큰 것을 받았다. 그래서 나도 다시 뭔가를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공연이 끝난 후에도 계속 맴돌던 그 오빠의 가장 유명한 노래를 피아노로 연주해 보내기로 했다.

아침엔 대충 그 곡을 몇 번 쳐봤다. C Key에 Diatonic Chord 4개. 그 오빠를 닮은 곡을 좀 더 잘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당장 일을 미루고 이것만 하고 싶었지만, 오늘 마감인 작업을 먼저 끝내야 한다. 돈 받은 만큼 열심히 작업하고, 레슨도 하고, 지인도 만나고, 그리고 돌아와 마음을 담아 이 곡을 쳐보고 싶다.


'적당히 유명한 오빠'는 지금쯤 졸린 눈을 비비며 출근했을 것이다. '망해서 행복한 오빠1'의 소개로 새로운 직장을 얻었다며, 둘이 짝이 되어 같이 일할 수 있어 좋다고 웃었다. '망해서 행복한 오빠2'는 다행히 차는 뺏기지 않았다며 자신들이 있는 곳으로 오면 그 차로 구경시켜 줄 테니, 언제든 꼭 오라는 당부를 했다.

그분은 떠나시지만,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다. 날이 좀 선선해지고 마음이 좀 외로워지면 아무 생각 없이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 맛있는 음식도 먹고, 길바닥에서 맥주도 좀 마시고, 마음이 동하면 바다를 보면서 기타 치고 큰소리로 노래하고, 그런 날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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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네요. 역시 음악하시는분이라 그런지 글에도 예술이 묻어나오는것 같습니다

그렇게 느끼셨더니 황송하기도 민망하기도 하네요. 감사합니다:)

적당히 초라하게 느껴졌다니...그분의 곡이 적당히 좋았군요. 후후

쓰려고 했던 댓글 항상 제이미님이 선점하시네요 ㅎㅎㅎ

생각이 맞다니 훌륭하신 분...ㅎㅎㅎ

어딜가나 느리면 쓸 수가 없는 세상이군요.. 심지어 세번째라니 ㅠㅠ

그 말씀도 맞는 것 같고, 받아들이게 된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그 사람 곡이 좋다고 해서, 내 곡이 나쁜 건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됐답니다!

시간이 지나면 그들과 닮을지, 본인이 원하는 것이 그게 맞았을지, 본인의 노래가 더 괜찮을지 다 알게 되겠지요 ㅎㅎ 그걸 기다리고 지켜보는게 인생의 재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ㅎㅎ 저는 속으로 '일단 담배부터 배워야 하나' 하고 생각했답니다. 각자의 삶이 있으니 바보 같은 방식으로 흉내 내진 말아야죠. 말씀하신 대로 여유를 가지고 좀 더 지켜보려구요.

어? 이제 괜찮아졌나 봐요.

곰나루님, 그러나 忍나루님

아직도 움직이면 아픈데 안 움직이면 멀쩡해요.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모레 병원 다녀오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약손의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답니다. 감사해요!

이제 견딜만 한거 같으니 두번째 팁,

아픈곳에 손을 얹은 상태에서 손가락으로 아픈 부분을 지그시 그러나 달래듯이 감당할수 있을 만큼 자극을 주돼 5초정도 천천히 새면서 자극줌(절대 힘주지 말고 살포시), 아픈부분이 몇군데 있을거에요. 특히 아픈부분부터 손가락으로 가볍게 누르고 있는거에요. 그리고 마음으로 고맙다. 미안하다 연발, 조금 있으면 대부분 통증이 가라앉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야매지만 나도 비슷한 경험으로 해결했음(잘 살펴보면 그 부분의 변화를 인지할수 있을 꺼예요. 그게바로 통증명상입니다)

헉. 다음 단계가 있었군요? 제 장과 소통하는 과정이 필요하군요. 이따 밥 먹으면 통증이 심해질 거에요. 약 먹고 누워서 시도해볼게요.

제 배를 쓰다듬어 주는 느낌이 좋았어요. 엄마의 손길을 상상했거든요. 감사해요 피터님!

죽으로 먹는게 낫다는거 알지요? 그냥 밥먹으면 천천히 백번 씹어요. 쌀이 달게느껴질때까지요. 그리고 나루腸한테 미안하다, 고맙다 연발, 배에 손을대고 잡수삼,

그리고 꿀물이 좋아요. 약먹으려고 밥을 먹지말고 때로는 굶는 것도 지혜랍니다. 배가 고프면 견딜수 있을 만큼만 먹어요. 단 신선처럼 오래도록 씹고요.

포도청님 답네요ㅡ ㅋㅋㅋ
참을인자 세번 쓰면 바보됨.

忍 忍 忍

I AM @zzing

저는 카비호출에 응답하지 않습니다.

위대한 디자이너 찡~~
우리 파트너쉽에 해가 되는 발언은 자제해주길 부탁할께ㅋㅋㅋㅋ

큰소리로 노래하시고 하고 싶은걸 하고 먹고 싶은걸 먹고 그게 행복인듯 합니다

맞아요. 말씀하신 대로 살기가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당장 하고 싶은 것들을 해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반갑습니다:)

몸은 좀 괜찮아 지신것 같아 다행이네요.~~

네! 그래도 약 먹고 오래 쉬었더니 많이 좋아졌어요. 늘 마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해요.

"망해서 행복한 오빠들" .... 단어 자체가 그냥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네요... ^^

네 저도 그 표현이 참 좋아요. 정말 옆에 있으면 그들이 망해버렸다는 게 느껴지는데,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들이랍니다. 망해서 행복할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정말 큰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망해도 행복한 분들이니 안망하면 더 행복할텐데....더~를 바래봐도 괜찮을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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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끔한 옷을 입고, 문신 하나 없는 깨끗한 몸으로, 처음 보는 사람에게 예의를 차리고, 같이 담배 한 대 피지 못하는 내 단정한 모습

나루님은 이 모습을 부끄러웠다고 하지만, 그 자리에선 오히려 이 모습이 더 특별해 보였을 것 같은데요?ㅋ 나루님은 단정할 자유를 누리신 거죠ㅎ

적당히 유명한 오빠와 망해서 행복한 오빠는 둘 다 인간미 폴폴 나는 네이밍입니다ㅋ 저도 '적당히 글쓰는 오빠'로 불러주는 단정한 여동생이 있으면 좋겠네요ㅎㅎ

나루님의 따뜻한 일기를 읽고 나면 항상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지금 해야겠다는 강렬한 열망에 사로잡혀요!! 너무 좋아요 그 느낌이ㅎㅎㅎㅎㅎ
저도 망해도 행복할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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