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5 용아장성(龍牙長城)

in #zzan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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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5 용아장성(龍牙長城)

용의 이빨처럼 날카로운 암봉들이 연이어 성처럼 길게 둘러쳐 있는, 내설악 중심에 자리한 용아장성에 가보는 것은 오랜 나의 꿈이었다. 그러나 출입이 금지된 통제구역이라 벌금에 대한 공포를 떨쳐내기는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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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정말 우연히 봉정암 오층석탑에 왔다 용아장성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보게 되었다. 물론 그 입구엔 철책이 가로막혀 있고 CCTV와 절대 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문이 보였지만 가슴은 두근거리고 당장이라도 철책을 넘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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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어릴 때 공부 잘하고 부모님과 선생님 말 잘 들으면 성공한다고 쇠뇌당하며 살았다. 성공의 의미조차 잘 이해하지 못한 시절부터… 그래서 주어진 범위를 넘어선다는 건 큰 죄악으로 느꼈다. 그 무의식 속에 자리 잡은 “착한학생”의 이미지가 머리가 희끗희끗한 지금도 뼈 속 깊이 각인되어 있는 탓인지 바로 앞 울타리를 넘자 못하고 주위만 관망하다 돌아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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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아장성(龍牙長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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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11일에 명승 제102호로 지정된 용아장성은 내설악지구에 있는 능선으로 공룡능선과 함께 설악산의 대표적인 암봉 능선이다. 수렴동대피소에서 봉정암에 이르는 약 5㎞ 구간에 걸쳐 날카로운 암봉들로 형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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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으로는 가야동계곡을 끼고 공룡능선과 마주보며, 남쪽으로는 수렴동계곡과 구곡담계곡을 끼고 서북능선을 마주한다. 용아장성은 뾰족하게 솟은 20여 개의 크고 작은 암석 봉우리들이 용의 송곳니처럼 솟아 성곽처럼 길게 늘어져 있다는 데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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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암은 주로 화강암•화강편마암•결정편암 등이다. 한반도에서 중생대에 발생한 조산운동으로 대규모의 화강암이 관입하였다. 용아장성은 해발 1,000m가 넘는 곳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화강암의 차별침식과 풍화작용에 의해 약한 암석은 떨어져 나가고 단단한 암석만 남아서 형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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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리면을 따라 침식이 진행되면서 암석들은 첨봉의 형태로 발달하였다. 이에 따라 용아장성을 이루는 암석 봉우리는 일부 구간에서는 거의 수직에 가까운 절벽처럼 남아 있다. 능선이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식생은 자라지 않지만, 능선 아래쪽으로는 침엽수림이 서식하고 있다. 운해가 암봉들을 휘감을 때면 마치 신선이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듯 신비롭고 경이로운 비경을 보여주며, 가을철 단풍이 울긋불긋 물이 들면 용아장성은 더욱 비경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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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아장성은 산세가 매우 험하여 위험지역으로 분류되어 있고 정규 탐방로가 없기 때문에 계절에 관계없이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구역이지만 국립공원 설악산관리공단의 허가를 받으면 출입이 가능하다. 산행자들을 위하여 용아장성을 피해갈 수 있는 우회로가 대부분 구간에 개설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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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너머에 산 너머에 산 너머에 산의 연속이 저는 산경의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가까운 곳의 경치도 훌륭하지만 저 너머에 흐려지며 겹쳐져 멀어지는 산들의 등에 눈이 자꾸 갑니다.
속초시랑 고성군이 설악산 탐방로인지 등산로인지 그것때문에 좀 소란스럽더라고요. 지역신문에서 얼마전에 봤는데 그냥 대충 훑어서 정확히 무슨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

감사합니다. 저멀리 어렴풋이 보이는 산등성이의 곡선이 겹치면 상당히 아름다운 풍경이 만들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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