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장이책추천해드립니다] 25탄 "한글의 탄생"

_{거의 반년만에 책리뷰를 올리는군요. 사실 이제는 도서관장을 그만뒀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시리즈 이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하겠습니다. 사실 리뷰를 쓰다가 급히 마무리해서 올리게 된 건 @good-habit프로젝트에 도전했거든요. 인간의 의지는 나약하지만 함께할 사람만 있다면 의외로 술술 성취되는게 또 사회적 동물인 우리의 특성이죠. 이런 심리를 제대로 자극해 줄 @good-habit프로젝트에 감사와 응원을 함께 보냅니다. 여러분도 많이 굿해빗프로젝트를 통해 많이 도전하세요^^ 늘 새로운 미션들이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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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 히데키 野間秀樹. 이 책을 쓴 작가의 이름이다. 일본인임이 금방 드러나는 사람. 그리고 “한글의 탄생”이라는 제목의 이 책. 사실 그는 미술가로서 제법 유명한 작가였다. 어쩌면 그가 한글에 관한 책을 쓰게 된 것은 글자의 매력이었을까. 대학에 다시 들어가서 한국어학을 전공하고 음운, 어휘, 문법 등 한글과 관련된 다양한 구조와 역사를 연구했고, 지금 그는 이 책에서 한글을 이야기 하며 한국역사의 대목들을 풀어내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이 책 뿐 아니라 그 연구의 노력만큼 많은 한국어 관련 책을 내기도 했다.

전문적이면서도 원작가와 번역자의 하모니가 돋보이는, 참 유려한 문장이기에 전문적이면서도 쉬 읽혀 내려가지며 또한 그 사이에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생각해보면, 한글의 세계적인 우수성에 대해 수많은 찬사를 보내면서도 한글에 대한 아름다움, 구조, 역사 이런 것들을 전해주는 우리손으로 쓰여진 책이 있었던가 싶다. 물론 너무 가까이 있고 익숙하면 호기심을 자극하지 못하기 때문에 때로는 가까이 있는 이들보다 멀리 있는 이들이 더 관심을 갖게 되기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를 통해 우리는 한글, 그리고 한국의 한자읽기를 일본의 한자음 읽기와 비교한 정보도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일본과 우리의 대척점, 거기서 비로소 짐작은 했지만, 일본어로 한국어는 간코쿠고인 동시에 조센고라고도 불리며 때로는 코리아고로도 불리고 있다는 사실에 묘한 흥미를 갖게 되기도 한다.

사실 언어자체는 수많은 세부전공으로 나눠지며 그 하나하나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말과 달리 얼마나 복잡한 구조이며 그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문법과 규칙을 중심으로 한국어와 영어를 배운 덕에 우리가 그 용어들에 대해서는 사실 어느 나라사람들 보다 자국언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지도 모르지만, ‘언어학, 문자학’그리고 여기에 연관된 음운현상들에 대해 알게될 일은 전공자가 아니라면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외국인의 입장에서 이런 도구들을 통해 그것도 역사와 함께 우리 언어에 대해서 알게 된다는 일은 사실 꽤나 흥분되는 일이기도 하다. 더구나 작가는 일본어라는 대조군을 갖고 설명을 이어가기 때문에 이해가 훨씬 명확해진다.. 원래 이것과 저것이 '어떻게 같은가' 보다는 '어떻게 다른가'를 구분해 가는 과정이 학문하기의 방법이라면, 비교만큼 좋은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감탄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참 한사람의 길지 않은 시간의 연구라고 하기에는 한글에 관한 너무 많은 것들이 나열되어 있다. 이시대에 전문정보를 담은 책의 통독은 별로 권장사항은 아니지만, 만일 이책을 통독하게 된다면 우리는 그 사이에 한글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알게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우리 두 나라 역사에 아로새겨진 골은 여전히 깊고 이 포스팅을 하고 있는 나역시 그 골을 메우는 것 보다는 반성이 먼저라고 주장하는 쪽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우리의 것에 대하여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진 상대국 출신 학자의 한글사랑은 반가울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