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세이] 빈 병, 영광의 상처

in #zzan4 years ago (edited)

영광의 상처


빅터 나보스키는 공항에 도착해서 자신의 나라가 망하고 입국이 거부되자 공항에서 살게된다. 톰행크스 주연의 터미널이란 영화의 내용이다. 빅터는 공항에서 이용객들이 아무데나 세워둔 카트를 한곳으로 모아두고 카트 보증금을 빼서 그 돈으로 밥을 사먹는다.

우리도 마트에 가면 카트 보증금이 있었다. 아무데나 갖다놓지 말고 제자리에 갖다놓아야 보증금을 회수 할 수 있다. 아마도 고장이 잦은 탓이었는지 어느날 이 제도가 사라져 버렸다. 사실 이런 방식은 상당히 사람들의 심리를 잘 이용한 성공적인 방법이었다. 사람들은 무심코 작은 돈을 반환받기 위해 귀찮아도 기꺼이 제자리에 갖다두기 때문이다.

병하나가 우리에게 음료 혹은 술 500Ml를 배달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은 얼마나 길고 또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하지만 그 음료들을 오롯이 담기 위해 만들어 진 병에 대해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소주병, 맥주병 같이 많이 생산되고 배달하면서 가장 몸값을 인정받는 길은 대량으로 모여서 한 곳으로 가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바쁜 시민들에게 병 보증금 100원, 130원은 여전히 시간을 따로 투자해야 할 만큼 큰 돈이 아니게 되었다.

보증금을 더 올리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보증금이란 말 그대로 제품값에 포함이 된다. 그래서 별로 간단한 결정은 아니다. 결국 소주병, 맥주병에 우리가 더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병은 다른 용기와 달리 한 곳으로 모일 수 있고 깨진 부분이 없다면 그대로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회사들은 병이 다시 돌아와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몇 백 몇 천개가 아니라 몇 만개가 돌아와줘야 스티커를 제거하고 병을 새병 처럼 씻는 공장에 돌려서 재사용할 수 가 있다.

가끔 소주병 아래를 들었을 때 둥글게 고리모양으로 상처가 나 있다. 제법 여러차례 서로 부딪히며 재사용 되었다는 의미다. 언젠가 저 병은 내손을 거치기도 했을 것이고, 나와 함께 술을 즐기는 지인의 손을 거치기도 했을 것이다. 그래서 소주병에 난 영광의 상처는 재회 혹은 추억의 의미기도 하다. 100원을 돌려받고 반환처에 가져다 주는 일은 100원보다 훨씬 가치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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