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1장과 떠나는 추억] 몬테네그로, 립스카 동굴(Lipska Caves)

여행했던 사진 1장을 따라서 추억을 회상해보려고 합니다.

몬테네그로, 립스카 동굴(Lipska Caves)

생각해보면 여행이 가장 즐겁던 시기가 바로 몬테네그로를 여행하던 때인 것 같기도 하다. 코소보에서 만난 체코 친구 타마라(Tamara)와 코소보, 알바니아를 살짝 여행한 뒤, 몬테네그로에서 그녀의 오빠 커플과 합류해서 여행을 이어나갔는데 여행의 방법이 나와 비슷해서 그런지 의견 충돌도 없었고, 정말 재밌게 여행했다.

오빠인 제임스는 여행 지도를 만드는 일을 했었는데 일하면서 여행도 하는 저 직업이 굉장히 부러웠던 기억이 났다. 그는 몬테네그로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중 고대 수도인 쎄틴예(Cetinje) 근처에 위치한 립스카 동굴(Lipska Caves)에 가게 되었다.

가는 방법은 보통 쎄틴예에서 택시를 타고, 동굴로 향하는 것이었는데 나와 타마라는 히치하이커였으므로 오빠 커플은 차로 이동하고, 우리는 히치하이킹을 한 뒤 걸었다.

동굴까지 걷는 와중에 길가에 열린 산딸기와 무화과를 따서 먹을 수 있었는데 잘 익어서 매우 달달했다. 서리가 아닐까 생각도 들었는데 다행히 다른 관광객들도 먹고 있었고, 사유지처럼 보이지 않는 길가여서 열심히 수확(?!)을 했던 기억이 난다.

동굴은 입구에 바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 중간에 있는 레스토랑들이 모인 곳에 표를 판매하는 곳이 있었다. 그 곳을 지나쳐 한참 내려갔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표를 사고, 어릴적 탔던 코끼리 열차 같은 관광객들을 실어나르는 차를 타고 입구까지 도착했다.

동굴 앞에는 주의사항이 하나 있었는데 종유석 동굴은 강한 인공적인 빛에 취약해서 카메라의 플래시를 터트리면 안 된다고 되어 있었다. 으스스하게 추운 동굴들을 돌아보는데 한국에 있는 고수 동굴이 생각났다.

오르간 같이 생긴 종유석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았고, 특히 곳곳에 설치한 푸른 빛과 노란 빛 조명은 동굴을 신비하고도 편안하게 만들었다. 꼭 전시회장에 온 느낌이랄까.

동굴 탐방 뒤에는 근처 레스토랑에 들려 몬네테그로 고기 모듬을 먹었었는데, 소고기, 돼지고기 스테이크와 발칸반도라면 빠질 수 없는 Cevapi(고기 다짐육을 소금과 후추 간을 한 한국인에게는 다소 맹맹한 맛의 동그랑땡 느낌의 음식)도 있었다.

이후에 어떻게 돌아왔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정말 즐겁게 보냈던 시간이었던 느낌은 잘 남아있다.

타마라와 제임스는 잘 지내려나.
길 위에서 만난 특별한 인연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