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근무 일지 20190918]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라고 생각하시지 않나요?

in #zzan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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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부터 수요일인 오늘까지 사흘이나 걸려 매듭을 지은 처방전이 하나 있었는데요.
사실은 몇 달이 걸린 셈입니다. 아니 다음 달에 다시 이 쓸데없는 노력이 반복될 수도 있겠네요.

복합제제는 2가지 이상의 성분으로 구성된 약물을 말합니다. 각각의 성분과 용량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 중에서 혼동되기 쉬운 약물이 있는데, 바로 Fioricet 과 Fiorinal 입니다.
이 두 가지 모두 migraine (편두통) 에 사용되는 약물입니다.

Fioricet 은 Butalbital-APAP-Caffeine 의 복합제제이며, Fiorinal 은 Butalbital-ASP-Caffeine 의 복합제제입니다.
두 약물의 차이가 보이시나요?
APAP 는 타이레놀 성분이고, ASP 는 아스피린을 말합니다.

4 개월 전에 한 환자를 위한 butalbital-APAP-Caffeine 처방을 받았었습니다.
환자는 약을 받아간 그 다음 날 다시 와서는 본인은 APAP 를 복용할 수 없고, ASP 로 바꾸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환자의 프로파일에 이 특이 사항을 기록하고, 닥터 오피스에 연락을 해서 이 사실을 알려주고 처방전도 수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달, 잘못된 처방을 다시 똑같이 받았습니다.
닥터 오피스에 전화해서 메세지도 남겨놓고, 팩스도 보내고, 그 다음날 다시 확인하는 등등 시간과 노력을 다시 소비해야 했죠, 물론 환자도 며칠 동안 약을 받지 못했구요.

그런데 그 다음 달도, 지난 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무리 파일을 확인하고 정정해달라고 부탁을 해도 매번 마찬가지네요.

지난 월요일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또 잘못된 처방이 왔길래 팩스를 보내고, 메세지 남겨도 답이 없더군요.
어제는 결국 몇번 전화를 해서 간신히 통화가 되었습니다.
통화한 간호사는 '네가 요청한 약을 그대로 똑같은 것을 보낸거다' 라고 적반하장이더군요.

그때 느꼈습니다. 아, 이건 실수가 아니라 이 두 약의 차이를 모르는 실력일수도 있겠구나 하구요.
감정을 억누르고 '제발 다시 확인 좀 하고 ASP 로 처방을 보내달라' 부탁을 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다시 일하러 갔더니 아무 것도 안 보냈더군요.
또 다시 전화하니 역시 안받더군요. 열심히 설명하는 메세지를 남겼더니 결국은 오후가 되서야 올바른 처방을 보냈습니다.

다음 달에는 제대로 된 처방을 받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 정도로 실수가 되풀이되면 이것도 실력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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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 번이야 실수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반복되면 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실수가 실력이지요.

그리고 언급하신 케이스는 실력을 넘어... 직무유기 수준이네요.

제가 다 답답하네요 ㅠㅠ
실력없는 사람때문에 고생이 많으십니다!
훌훌 털어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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